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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1년' 트럼프,지방선거 참패에 내년 중간선거 빨간불

등록 2017-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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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8일 베이징 자금성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1.08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1주년을 앞두고 실시된 내년 중간선거 전초전 격인 '미니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했다. 아시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당선 1주년을 맞았다.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의 향후 정국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버지니아 주지사, 뉴저지 주지사,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CNN의 선거 개표 집계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랠프 노덤 후보가 140만5256표(53.9%)의 득표율로 117만2622표(45.0%)를 득표한 공화당 에드 길레스피 후보에 승리했다.

 육군을 전역한 소아과 의사 출신의 노덤 후보(58)는 소극적인 선거운동으로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높은 득표율로 주지사에 당선돼 주목을 받았다. 같은 날 치러진 뉴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골드만삭스 아시아 지역 회장을 역임한 민주당 필립 머피 후보(60)는 7일 실시된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킴 과다노 현 부지사를 눌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머피는 이날 선거에서 112만4168표(5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85만8624표(42.4%)를 얻는 데 그친 과다노 부지사에 승리했다.

 빌 더블라지오 현 뉴욕시장도 이날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의 니콜 말리오타키스 후보를 2배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지방선거 패배는 트럼프에도 악재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펼치지는 않았지만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들에 공화당 후보에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버지니아가 길레스피를 선택하면 MS-13(중남미 갱 조직)과 범죄는 사라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버지니아주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육성이 담긴 로보콜(robo-call, 유권자에게 자동 전화를 걸어 녹음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6~7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음성 메시지에서 "노덤은 범죄 대응과 이민 문제에 취약하다. 노덤은 경제를 챙기지 않았으며 중요한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화당 길레스피 후보는 주지사 선거가 다가오면서 '피난처 도시' '갱단 폭력' 등 불법 이민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이런 전략은 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길레스피는 노덤 후보와의 격차를 줄였다. 그러나 길레스피는 이날 주지사 선거에서 23만표 이상 차이로 패했다.

 길레스피는 2014년 상원의원 선거에 이어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길레스피 후보 패배가 결정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에드 길레스피는 열심히 했지만 나를 따르지는 않았다. 잊지 말아야한다. 공화당은 최근 실시된 하원의원 선거 4곳에서 모두 승리했다. 경제가 기록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승리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큰 격차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원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무시 못할 수준이며 특히 그는 공화당 내 보수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길레스피 후보가 선거에서 패해자 그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번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모두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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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크(미 버지니아주)=AP/뉴시스】민주당의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 부지사가 7일 노포크의 한 투표소에서 부인 팸과 함께 투표하고 있다. 노덤은 집계 결과 공화당의 에드 길레스피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11.08
그러나 4번 중 한 번의 선거는 공화당이 원래 강세를 보였던 선거구에서 치러졌다. 또 다른 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패하긴 했지만 과거에 비해 선전한 모습을 보였다. 캘리포니아에서 치른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기 때문에 5번의 선거 중 공화당이 4번 승리했다는 것이 정확한 집계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한 공화당 후보에 등을 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원했던 루서 스트레인지 상원의원이 지난 9월 말 앨라배마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예비경선)에서 패배하자 스트레인지 의원에 대한 트위터 지지 글을 삭제해 논란을 일으켰다.

 스트레인지는 MS-13 갱단 위협을 경고한 길레스피와는 달리 트럼프식 정치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스트레인지가 공화당 전통 노선을 추구한 반면 길레스피는 트럼프식 정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길레스피가 선거에서 완패하자 또다시 후보자를 외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예비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내년 중간선거에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지지율 36~37%로 '바닥'

 당선 1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하지 못하고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NN이 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인정한다는 답변은 36%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8%였으며, 이들 중 48%는 강하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NN은 이같은 낮은 지지율은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기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ABC뉴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7%로 집계됐다. WP는 "대선 승리 1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70년간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낮았다"라고 전했다.   

 지지율과는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뉴욕증시는 호황을 보이고 있다. CNBC는 지난 1년간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21.2%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존 F. 케네디(26.5%)와 조지 H.W. 부시 대통령(22.7%)에 이어 역대 3번째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난 것과 더불어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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