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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위' 히가시노 게이고 '그대 눈동자에 건배'

등록 2017-11-29 11:00:16   최종수정 2017-12-12 09: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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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나는 생각해보았다. 이 시계를 이대로 남겨둔다면 경찰은 어떻게 생각할까. 범행 때 우연히 시계가 고장 나서 그 시각을 가리키고 있을 뿐이라고 순순히 받아들일까. 아니, 그럴 리 없다,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보면 볼수록 고장 난 시계라는 건 어쩐지 수상쩍다."(197쪽, '고장 난 시계' 중에서)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가 국내 번역·출간됐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문예지 등에 발표한 9편의 신작 단편을 모은 책이다.

올해 3월 말, 일본 현지에서 출간된 이후 발행 6일 만에 도한(일본 대형 서적 도매상) 집계 문예단행본 순위 1위에 올랐고, 작가의 최근작들 가운데 가장 높은 독자 평점을 기록하면서 차기 대표작으로 기대받고 있다.

"'너무 좋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우리 둘이서만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나도 그래.' 그렇게 말하면서 쿠로스는 야요이의 손과 포개진 자신의 손을 보았다. 이 부분이 맞닿았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두어야 한다. 오늘 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집에 내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259∼260쪽,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중에서)

"수정 염주란 와타라이가에 대대로 전해오는 물건이다. 당대의 가장이 세상을 떠난 뒤, 그 후계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염주에는 신비한 힘이 있어서 와타라이가에 부를 가져다주고 위기에서 구해준다고 했다. 단 그 힘을 물려받는 방법은 오로지 후계자만 알 수 있다."(320쪽, '수정 염주' 중에서)

30여 년의 작가 생활 통산 85번째 단행본인 이 책은 본격 추리와 사회파 추리부터 서스펜스, 판타지, SF,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미스터리 소설의 경계를 넓힌 히가시노가 지금까지 실험해온 경향들을 한자리에 담아낸다.

황당한 살인미수 사건에 휘말린 노부부의 새해맞이 '새해 첫날의 결심', 소녀와 고양이의 우정 '사파이어의 기적', 딸의 결혼을 앞둔 아버지가 풀어내는 수수께끼 '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 많은 일본 독자들이 이 책의 백미로 꼽은 마지막 단편 '수정 염주', 범인의 심리를 좇아가는 서스펜스 '고장 난 시계', 치밀한 복선의 정통 추리극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등이 담겼다.

옮긴이 양윤옥씨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주로 장편소설을 많이 써내지만, 어쩌다 발표하는 소설집에서는 작은 면적 안에 미스터리 묘미를 살리면서 집약적으로 이야기를 짜 넣는 구성력이 놀랄 만큼 뛰어나다"며 "초기작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와 함께 읽어보면 그가 장편보다 오히려 단편에서 더 프로다운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 작가의 소설을 여러 권 번역해왔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아껴가며 읽고 싶은 책이 바로 이 두 권의 단편집"이라고 전했다. 348쪽, 현대문학, 1만4000원.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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