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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출판계 결산, 정치·페미니즘 책이 끌고 소설 날개

등록 2017-12-04 11:15:55   최종수정 2017-12-12 09: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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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예스24, 2017년 결산 발표
베스트셀러 종합 1위 '언어의 온도'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올 한 해 출판계는 정치·사회 분야와 페미니즘 도서가 인기를 끌고, 새 정부 출범과 저출산 여파가 독서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소설은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팔렸다.

4일 교보문고의 '2017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및 결산 발표'(2017년 1월1일~12월3일)에 따르면, 올해 정치이슈에 대한 관심은 도서구매로 이어져 올해 정치·사회 분야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예스24에서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정치·사회 분야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특히 정치비평, 한국사회비평 도서 판매량의 신장률은 68.6%에 달했다.

정치인이 활발하게 SNS로 대중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대통령의 영향력이 돋보였다.

대통령의 SNS를 통해 여름 휴가철 읽은 책으로 추천된 '명견만리'는 단숨에 인기를 얻었고,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이 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권주자들과 정치인들의 자서전 출간이 줄을 이었고, 정치인의 회고록 출간 때마다 과거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련 도서들이 관심을 끌었다.

교보문고 측은 "올해 우리나라는 조기대선과 새 정부 출범을 비롯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적폐청산 작업, 페미니즘 논쟁, 북핵 위기 등 굵직굵직한 사회적 이슈로 숨가쁜 한 해였다"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 분위기가 안정화되면서 독서시장에도 따스한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사회 및 경제적 시대상황과 도서판매, 베스트셀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분야별로는 정치사회 분야의 이슈가 많았던 만큼 관련 책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페미니즘 관련서가 속한 여성학 분야는 출간종수가 매년 평균 30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평년 대비 2배가 넘는 78종이 출간됐다. 판매량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1배, 올해는 2.1배가 신장했다.

데이트폭력, 성희롱, 여성혐오 등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더욱 거세지면서 페미니즘 도서뿐만 아니라 문학 분야에도 영향을 줬다. 대표적으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인 인기를 얻으며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현남 오빠에게', '다른 사람', '당신의 신' 등 70~80년대생 작가들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문학의 출간이 활발해졌다. 앞으로도 출판 시장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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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와 예스24 모두에서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가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자치했다.

교보문고 측은 "'언어의 온도'는 지난해 출간됐을 때는 큰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출간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SNS 채널을 통한 입소문으로 뒤늦게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며 "역주행 베스트셀러의 대표 아이콘이 되면서 상반기 종합 1위까지 오르더니 연말이 된 시점까지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예스24는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SNS 등 온라인상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언어의 온도'는 올해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주별 베스트셀러 1위에 14회 오르며 최장기간 1위를 차지하는 위력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모두에서 2위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3위는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이 차지했다.

교보문고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4·5위에 올랐다. 반면 예스24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표지와 커버스토리에 실린 ‘타임(TIME)’ 아시아판과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이 4·5위에 이름을 걸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17년 판매권수와 판매액이 지난해에 이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시·에세이 분야가 14.1%, 소설 분야도 12.6% 상승하며 문학 분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판매권수 기준으로 소설 분야가 점유율이 10.1%를 차지하며,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도서판매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한국소설이 탄력을 받으며 관심이 집중됐고, 일본소설은 올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소설이 약진했다.

올해 종합 순위 100위권에 소설 분야의 종수가 증가해 가장 많은 25종이 올랐다.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오직 두 사람' 등 국내 작가의 활약이 눈에 띄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등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간 도서가 골고루 인기를 얻으며 소설 분야의 신장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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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연령과 출산 연령이 모두 높아지면서 작년 우리나라 신생아 수가 40만6200명으로 전년 대비 7.3%가 줄었다. 이러한 저출산 트렌드의 누적된 효과는 독서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자녀교육과 관련한 초중고학습, 어린이영어 분야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교보문고에서는 초등학습과 중고학습 분야가 각각 -11.6%, -15.8%, 어린이영어 분야가 3.4% 하락했다. 예스24에서는 청소년 분야 도서는 14% 감소, 인문 분야는 12% 감소하며 큰 하락치를 보였다.

결혼연령과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연령대별 구매 도서 분야 순위에도 영향을 줬다. 10년 전인 2008년에 30대 독자들의 구매 분야 1순위가 아동(초등학생 대상) 분야인데 비해, 올해는 유아 분야로 나타났다.

올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저자의 영향이 컸다. 인문학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로 김영하·유시민·정재승 등 출연자의 책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프로그램에서 추천된 '세계사의 편력', '도구와 기계의 원리', '코스모스'도 눈길을 끌었다. 김영하는 신작 '오직 두 사람'뿐만 아니라 뒤늦게 '살인자의 기억법'이 영화화되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2권이 오르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또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의 저자이자 TV 강연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했던 한국사 강사 설민석 외에도 김경일·김범준·심용환 등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저자들이 많았다. 유발 하라리 등 해외 저자들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기존에 책을 출간했거나 강연을 모아 엮은 책을 출간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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