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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여성이 행복하게 사는 법 '킬힐은 신지 않는다'

등록 2018-04-13 14:12:43   최종수정 2018-04-23 10: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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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나는 목소리가 별로고, 웃을 때 이가 드러나고, 콧대가 낮은 게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본에 있을 때는 몸에 비해 엉덩이가 큰 것도 부끄러웠다. 조직이나 단체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나를 한심하다고 여기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에 머무르면서 내 결점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고민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 결점과 계속 어울리다 보면 그런 부분도 어느 순간 사랑스러워하게 된다. 내가 가진 것은 오직 내게만 주어진 것이니까. 그러니 불필요한 고민 따위 그만두고 일단 나 자신부터 사랑해주자."

일본의 전직 기자 사쿠마 유미코가 쓴 '킬힐은 신지 않는다'가 번역·출간됐다. 여자라는 틀을 깨고 자기 개성대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때론 진지하고 때론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다.

그녀는 1996년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했다. 1998년 대학원 수료와 동시에 뉴욕으로 옮겨 신문사의 뉴욕 지국·출판사·통신사 근무를 거치면서 회사원 체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2003년 독립했다.

2008년 로버트 프랭크의 '디 아메리칸스' 간행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미국 일주를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으면서 독립 미디어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2012년 친구들과 함께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설립했다.

뉴욕에 와서 비로소 자신을 하나하나 발견해나간다. 힐을 신지 않기로 결심한 것도 겉으로 보여지는 삶보다 나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살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처음엔 어른으로서 대우를 받으려고,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힐을 신었지만, 이제는 스니커즈를 신어도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어깨에 힘을 뺀 내 모습에 호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과는 애초 친밀하게 사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언제든 필요하면 달릴 수 있고 자전거도 탈 수 있는 스타일로 살고 싶다. 힐은 아주 가끔, 특별한 날에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신으면 된다."

지은이는 40대 중반의 싱글라이프 여성이다. 20대 때 결혼과 이혼을 모두 경험한 저자는 이후로도 애인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만, 싱글이어서 불편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오히려 싱글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책에서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적극적으로 싱글라이프를 즐기되 불완전한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힘껏 끌어안는 그녀를 보면서, 타인과 비교하며 절망할 시간에 나 자신부터 아끼고 사랑해주는 일이 몇 배는 더 의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눈앞에 두 가지 길이 있다. 살면서 '정말 이 선택을 해도 괜찮을까?' 하고 불안했던 순간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행복'이 계속적인 상태를 가리키는 단어가 아닌 것처럼 고민이나 불행도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그 길이 최선의 길이었다." 이소담 옮김, 204쪽, 1만2800원, 메디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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