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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이후 '거래절벽'…집값 떨어지나?

등록 2018-04-18 06:00:00   최종수정 2018-04-30 09: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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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위주로 일부 하락세, 큰 폭의 하락은 없을 듯

하반기 보유세 인상, 금리 추가 인상 등 변수로 작용

서울 인기 아파트, 쏠림 현상 심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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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양도세 중과가 시행 1주일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가 한산함을 보이고 있다. 2018.04.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부동산 시장이 보유세, 금리 인상, 초과이익환수제 등 호재는 없고 악재만 있어 불가피하게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대출 이자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집값 역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 학과 교수)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지 보름이 지났다. 사실상 강남 4구를 비롯한 서울의 아파트의 거래는 반토막 나면서 우려했던 '거래 절벽'은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도입, 금리 인상 등 악재만 남아 부동산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로 인해 집값이 하락할지, 아니면 관망세가 유지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4월 들어 서울 아파트 1일 평균거래량은 210건 수준으로 지난 3월 450건에 비해 절반 넘게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4월 하루 평균 거래량(약 257건)보다 18.6% 줄었고, 지난달 일 평균 거래량(약 449건)과 비교하면 53.3% 줄어든 수준이다.
  
 양도세 중과는 현행 양도소득세 기본세율 6~40%에 10~20%포인트를 추가 과세하는 내용이다. 서울 전역을 비롯해 전국 40여 곳의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보유주택을 매도할 경우 2주택자는 10%p, 3주택자 이상은 20%p가 추가 중과된다.
 
 특히 양도세 중과로 인해 강남 4구의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달 14일까지 신고 된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총 88건으로 하루 평균 6.3건에 그쳤다. 지난해 4월 일 평균 16건, 올해 3월 25.3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각각 60.6%, 75.1%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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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양도세 중과가 시행 1주일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가 한산함을 보이고 있다. 2018.04.09. [email protected]
서초구는 지난해 4월 352건이 거래돼 하루 평균 11.7건이었지만 올해는 76건에 머물러 평균 4.8건 수준이었다. 송파구도 지난해 4월 569건 거래돼 하루 평균 19건에 달했다.

 이는 양도세 규제 시행과 함께 급매물은 사라지고 가격 하락을 기대한 매수자들도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가 끊겼기 때문이다. 

 강북지역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마포·용산·성동구의 거래량도 줄었다. 이달 마포구의 거래량은 91건(일 평균 6.5건)으로 지난해 4월과 비교해 43.6%, 올해 3월 대비 62.1% 감소했다.

 ◇거래절벽 현상, 한동안 유지될 듯

  이러한 거래 절벽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거래 가능한 물건 자체가 절대적으로 줄어든 데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도 일부 있지만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공인중개소는 "아파트 매물 자체가 없다보니 거래도 거의 전무하다"면서 "거래가 없으니 호가도 없고 눈치 보기만 이어진다"고 말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소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물량 자체가 적을뿐더러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매수·매도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면서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서 본격적인 가격 하락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감정원의 4월 2주 차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는 -0.01%를 기록해 올해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초구(-0.02%), 성동구(-0.07%), 노원구(-0.07%) 등 다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여름 비수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시장 상승을 견인할만한 호재도 없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인상되면서 가격 하락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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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양도세 중과가 시행 1주일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가 한산함을 보이고 있다. 2018.04.09. [email protected]
실제 지난 16일 신한·KB국민·우리은행·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날 대비 0.03~0.05%포인트 올랐다. 이날 기준 각 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담대 금리는 신한은행 3.08∼4.43%, 국민은행 3.47∼4.67%, 우리은행 3.18∼4.18% 등 3%에서 4%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고려 중인 6월로부터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의 경우 급매물로 집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집값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로 예상하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와 보유세 개편 움직임도 부동산시장을 위축하는 요인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부동산시장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전문가들의 48%는 1년 뒤 주택 매매가격이 현재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 이들은 19%에 머물렀다.

 ◇약보합세 지속 후 보유세 인상 등 여부에 따라 집값 판가름

  다만 다주택자 역시 양도세 중과 회피를 위한 매물을 내놓고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 쉽게 가격을 낮춰서 내놓지 않는 상황이고, 수요자들 역시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눈치보기가 심한 상황이라 갑자기 집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여전히 수도권 외곽의 대기 수요가 존재하고 있고 '똘똘한 한 채' 이슈로 인한 인기 아파트 쏠림 현상으로 집값이 빠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보합이나 약보합세를 지속하다 하반기 보유세 인상, 추가 금리인상 등에 따라 본격적인 하락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절벽 장기화와 이에 따른 관망세, 가격 조정과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보유세 개편 방향이나 금리인상 시기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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