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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야구 종주국에서 신화를 쓴다

등록 2018-04-23 10: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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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오타니 쇼헤이, LA 에인절스 투수
【서울=뉴시스】문성대 기자 = "오타니 쇼헤이의 타격 능력은 고교수준이다."

미국의 한 기자는 시즌 전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의 말을 인용해 오타니에 대한 평가를 기사화했다. 개막 후 오타니의 타격 능력과 피칭 실력을 본 후 이 기자는 오타니에 대한 견해를 바꿔야했다. "내가 잘못 봤다"는 말과 함께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오타니의 능력은 신기에 가깝다. 160㎞ 이상의 광속구를 뿌리는 투수 겸 홈런타자. 만화나, 오락게임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속구' 괴력의 소년의 출현

오타니는 고교 2학년 시절에 이미 시속 150㎞대의 강속구를 뿌렸다. 3학년 때 160㎞의 강속구로 삼진을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오타니를 상대한 타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빠른 공에 스탠딩 삼진을 당한 후 쓴웃음을 지었다. 일본 야구팬들은 강속구를 뿌리는 소년의 등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니혼햄 파이터스의 설득으로 니혼햄 유니폼을 입었다. 등번호는 니혼햄의 에이스였던 다르빗슈 유가 사용했던 11번을 받았다.

프로 데뷔 첫 해인 2013년 선발투수 경험을 쌓은 오타니는 2014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4경기에 선발로 나와 11승4패에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했다. 타자를 겸한 오타니는 0.274의 타율에 10홈런을 기록했다. 약관의 선수가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두자릿수 승리-홈런을 기록하며 열도를 흔들었다. 2015년에는 15승을 올렸고, 2016년에는 무려 22개의 홈런을 터뜨려 투타 겸업이 가능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투타 겸업' 꿈의 무대로…

오타니는 2017시즌을 끝으로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그의 도전 선언과 함께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구단은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교적 적은 돈에 일본 최고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가 자신을 한 단계 발전시켜 주고, 목표를 이루게 해 줄 최고의 환경을 갖춘 팀으로 봤다. 또한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미국 언론도 고무적이었다. 제2의 베이브 루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타자 오타니의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수준 이하의 타자로 평가되기도 했다. 오타니에게도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아 보였다. 투타 모두 도전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미국과 일본 선수들의 조언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시범경기는 워밍업…진짜가 나타났다

오타니는 3월 3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타자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첫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해 안타로 연결했다. 시즌에 돌입하자 오른 다리를 들고 앞으로 이동하는 '레그킥'을 과감하게 버렸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빠른 공과 각이 큰 변화구에 대응하기 위해 다리를 들지 않았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4월 2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틀 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3점포를 날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데뷔 첫 타석 안타, 선발 데뷔전 승리투, 2경기 만에 홈런 등 슈퍼 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5일 클리블랜드전, 7일 오클랜드전에서도 연달아 홈런을 쏘아 올렸다.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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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AP/뉴시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
미국 야구계는 경악했다. 9일 오클랜드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오타니의 160㎞에 이르는 직구와 140㎞대의 고속 스플리터를 제대로 공략하는 타자들이 없었다.

◇"이 남자에게 불가능이란 없나?"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해도 빅리그 무대에서 오타니 정도의 돌풍을 일으킨 선수는 거의 없었다.

2경기 연속 홈런을 본 USA 투데이는 "오타니가 지난해 사이영상 투수 코리 클루버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 남자에게 불가능한 일은 없는 것인가?"라고 극찬했다. 3경기 연속 홈런이 터지자 LA 타임스는 "홈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오타니가 홈경기 첫 등판에서 '퍼펙트 게임' 눈앞까지 갔다"고 보도했고, 데드스핀닷컴은 "오타니는 지구인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야후스포츠 역시 "오타니가 홈 팬들의 혼을 빼놓았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개막 후 첫 10경기에서 2승에 3홈런을 친 선수는 1919년 짐 쇼 이후 99년 만에 오타니가 두 번째다. 시즌 3경기 연속 홈런과 연속 두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1973년 켄 브렛과 1921년 베이브 루스에 이어 오타니가 세 번째였다.

◇이제는 체력 관리가 변수

오타니를 보는 야구팬들은 즐겁다. 이구동성으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정말 몸이 견딜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메이저리그는 팀당 162경기를 치른다. 시즌 중반 이후가 넘어가면 투수, 야수 모두 지치기 마련이다. 동양인 선수에게 낯선 시차, 많은 경기수, 먼 이동거리를 극복하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하는 오타니에게 체력관리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한 몸놀림을 보여주다가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고,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시즌 중반 이후에는 투수든, 타자든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수도 있다. 혈기왕성한 20대 선수라도 혹사는 선수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sdm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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