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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백신, 예방효과 높고 경제적인데 국가필수예방접종 안되는 이유

등록 2018-05-07 08:30:00   최종수정 2018-05-08 09: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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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검사 중인 SK케미칼 직원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에 감염된 후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피부발진과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다.

대상포진은 국내 성인의 25~30%가 평생 한번 걸릴 정도로 빈도가 높다. 대상포진에 걸릴 경우 72시간 내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합병증 장기적으로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50%에서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에도 통증이 심하게 오래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합병증으로 남기도 한다. 눈을 침범한 경우 일시적 증상에서부터 시력감소나 실명까지 올 수 있다. 운동신경을 침범한 경우 심한 근력약화가 올 수 있다. 또 난청, 안면마비, 신경성 방광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 위험군의 경우 합병증 예방 등을 위해 대상포진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한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누구든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에 걸릴수 있기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대상포진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50대 이상에서 예방률이 50~90%에 이른다. 설령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넘어갈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 대상포진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대상포진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접종률 또한 50대 이상 기준으로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2013년 70세를 대상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도입해 2016년까지 3년동안 접종대상 연령인 550만명을 관찰한 결과 국가필수예방접종 도입후 70대에서 대상포진 발병률이 33% 감소, 62% 예방효과를 보였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해서는 70~88%의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또 2013~2016년 실시된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으로 대상포진 진료건수가 약 1만7000건, 대상포진으로 인한 후유증 진료건수가 약 3300건 감소했다.

또 미국제약협회가 발표한 '백신: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과학 활용'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이 예방 가능한 대상포진, 폐렴, 독감, 백일해 등 '4가지 주요 질병'에 대한 낮은 백신 접종률이 직접적인 의료비용과 생산성 감소, 노동 손실 등 간접 비용을 모두 포함해 약 153억 달러(약 16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상포진 예방백신 접종 시에는 질환 예방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도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은 MSD의 '조스타박스'와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 두가지가 유일하다. MSD는 세계 최초 대상포진 백신인 조스타박스를 국내에 2013년부터 판매해 왔다. 또 SK케미칼도 지난해 12월 전세계 두번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출시했다. 올해에는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방률은 MSD 조스타박스가 50대에서 51~70%를 보이고 있고, GSK 대상포진 후보백신은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91%의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다. SK케미칼 스카이조스터는 아직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예방률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다. 국내 출시 백신의 접종비용은 큰 차이는 없다. 각 병원에 따르면 현재 조스타박스는 15만~16만원, 스카이조스터는 13만~14만원 수준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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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서울 동대문구가 이달 26일부터 11월15일까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관내 147개 민간위탁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만 75세 이상의 경우 이달 26일부터, 만 65세~74세 어르신은 10월12일부터 독감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동대문구는 또 만 5세부터 65세 미만의 의료급여수급자, 장애인(1-3급), 국가유공자(본인)는 보건소에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2017.09.19. (사진=동대문구 제공)  photo@newsis.com
대상포진은 국내에서만 70만명 가까운 환자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2012년 57만7000명에서 2016년 69만1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상포진백신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는 것도 입증됐다. 서울대학교대학원 보건학과 유승미씨의 '60세 이상 한국 노인에서 대상포진 백신의 비용-효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대상포진백신 비용을 시장가격의 55%, 접종률 60%, 백신효과 지속기간을 10년으로 가정했을 경우 60세, 65세, 70세, 75세 모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비용 효과적이었다.

유승미씨는 "대상포진과 신경통이 통증으로 인해 고령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더라도 질병 및 합병증의 지속기간이 짧고 직접적인 사망률이 낮아 가장 비용 효과적인 대안인 65세 대상 백신 접종 시에도 백신 접종의 추가 효과는 높지 않았다"며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 포함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이외에도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급속한 인구고령화에 따라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백신을 맞을 경우 예방률이 높고,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심각한 합병증은 막을 수 있어 대상포진백신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대상포진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은 대상포진이 생명을 위협할 만한 질병이 아니고 치명률도 낮다는 점 등 때문이다. 또 면역력이 중요한 질병이라 다른 영유아 대상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된 질병에 비해 나이가 들수록 백신의 효과가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상포진은 치명률이 낮고 백신의 효능과 지속기간도 다른 국가필수예방접종 보다 짧은데 반해 비용이 비싼 고가 백신이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상의 문제로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대상포진이 폐렴구균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거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집단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질환도 아니지만 비용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 된 만큼 고려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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