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위기의 韓경제⑥] 발목잡힌 코스피 3000시대...얼어버린 투심에 역대 최저 수준

등록 2018-07-12 11:46:42   최종수정 2018-07-16 09:02:3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 나와 악수하고 있다. 2017.11.09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올해 코스피가 3000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는 멀어졌다. 지난 1월 29일 장중 2607.10으로 역대 최고점까지 오른 코스피는 세계 1, 2위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파고로 하반기 시작 첫거래일인 7월 2일(2271.54)에 2300 아래로 밀려났다. 

230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이는 상장사가 보유한 부동산, 현금 등 자산과 주가가 가치가 같다는 뜻이다. 즉 성장 기대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 채 코스피가 사실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코스피가 작년에 6년간 지속된 박스피(1800~2100)에서 탈출한 기세를 몰아 올해는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G2의 무역갈등에 짓눌렸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향후 G2 간의 무역전쟁이 확전될지 모르는 분위기 속에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어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잇따라 3000 수치를 포기하고 하반기 전망치를 낮춰잡아 발표했다. 단 G2 무역전쟁 이슈가 더는 확전되지 않고 달러가 다시 약세를 나타낸다면 하반기에 반등해 전년보다는 레벨업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봤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작년 말 2467.49에 마감, 1년 전(2026.46)보다 441.03포인트(21.76%) 급등했다.

상승 탄력은 올해도 이어지는 듯했다. 지난 1월 29일에는 장중 2607.10까지 오르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올해 총 3회에서 4회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맞닥뜨린 데 이어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난 5일에는 2257.55을 기록, 종가 기준 연저점을 다시 썼다.

◇ 美中 무역전쟁 격화에 짓눌린 증시

증시 상승의 발목을 부여잡은 것은 무엇보다 미중 무역 패권 다툼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 각각 340억 달러(약 38조원)어치의 상대국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이어 미국은 나흘 만인 현지시각 10일 2000억 달러(223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이 이번에 발표한 2차 관세 부과 조치는 오는 8월 30일까지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같은 해 9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를 시작했거나 대상을 확정한 규모는 2500억 달러로, 지난해 중국 전체 대미 수출 규모인 505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양강의 전면전으로 중국의 공급망을 통해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된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로 수출에 최대 피해를 볼 국가가 멕시코이며, 다음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0%, 24.8%에 이른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7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미중 무역전쟁은 실물경기뿐만 아니라 증시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G2의 무역전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 국내 증시 '큰 손'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자금을 빼기 때문이다. 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누적으로 4조원 가까이를 순매도했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 압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연방준비제도는 올 들어 두 차례 지난 3월과 6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려 현재 연 1.75~2.00% 수준이다. 이는 한국의 7월 연 1.50%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3월부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됨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높은 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빠져나갈 여지가 커졌다.

외풍이 거센 가운데 증시 속사정이 나은 것도 아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45조3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50조2776억원과 비교하면 9.8%포인트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3월 말 47조6895억원, 6월 10일 46조698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하향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1일부터 7월 초까지 7조234억원으로 올 1월의 10조8426억원과 비교해 35%가량 감소했다.

◇ 5대 증권사, 하반기 2230~2800 예상

증권사들은 최근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모두 낮췄다. 자기자본 상위 5대 증권사의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를 보면 ▲KB증권 2260~2820 ▲한국투자증권  2230~2800 ▲NH투자증권 2350~2750 ▲삼성증권 2300~2800이다.

이는 ▲KB증권 3000 ▲한국투자증권 2900 ▲NH투자증권 2850 ▲삼성증권  3100 등 작년에 내놓은 올해 전망 고점보다 낮다. 수치로 증시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는 미래에셋대우는 올 하반기 코스피 전망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유지한다"라고 밝혔다.
associate_pic
(자료: 각사)
다만 증권사들은 전년에 이어 올해도 레벨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무역전쟁 심화로 잘 깨지지 않는 코스피 PBR 1배 선이 무너졌다"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은 정치적인 이슈인 만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지만 치킨게임의 특성상 양자가 결국에는 합의를 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밸류에이션 최저 수준으로 내려오는 등 과도하게 빠진 만큼 G2 무역분쟁 이슈가 해결 갈피를 잡는다면 하반기에 반등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며 "그러나 실적 등 측면에서 반등이 가능할 시점에 상승 탄력을 올려줄 호재가 충분치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라고 지적했다.

KB증권은 증시 반등 동력을 미래에셋대우보다 더 우호적으로 봤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가장 큰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은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인한 달러 강세"라며 "양국이 결국 합의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고, 코스피가 상반기에 미 FOMC 금리 인상 이슈를 상당 부분 소화한 만큼 달러 강세 기조가 완화되면 PBR 1배까지 떨어진 증시는 반등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사 실적 전망치가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이는 상장사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기보다는 달러 강세가 주된 원인이다"며 "또한 장기간의 박스피 시절 이어진 실적 개선세는 코스피에 반영되지 못하고 응축돼 있어, 이미 쌓아온 이익 개선세만으로도 코스피는 재평가를 받을 여지가 상당하다"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도 코스피가 하반기에 반등세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중국이 물밑에서는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양국이 결국에는 타협점을 찾으리라는 데 무게를 둔다"라고 관측했다.

유 팀장은 또 "무역분쟁 전후로 한국에서만 돈이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서 이뤄졌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경기 확장 국면으로, G2 간의 갈등이 소강 되면 이런 확장 국면을 재차 확인하며 증시를 올려줄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증시 반등 조건?...弱 달러

향후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이슈를 필두로 유로존 양적완화 종료, 11월 미국 중간선거, 모건스탠리캐피탈언터네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 북한 이슈 등 주식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다수의 변수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대 등도 증시를 주도하는 대형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5년부터 매월 300억 유로(약 38조원)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을 해온 유럽연합이 오는 9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예정인 것은 증시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최근 달러 강세가 유로화 약세 영향이 컸던 만큼 유럽중앙은행(ECB)가 예정대로 이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달러화 강세 흐름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코스피 방향성을 돌려 놓을 수 있는 달러 약세 유도 변수가 하반기에 상당히 포진해 있다"며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파국으로 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지금의 주가 수준은 과매도 구간이고 즉 저가 매수에 들어갈만한 시점이다"라고 제안했다.

유승민 팀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일수록 실적이 중요하다"며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은 효과적은 투자 전략이다"라고 덧붙였다.

 mint@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텝진으로 위클리 기사를 읽어보세요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