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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강타, 마침내 뮤지컬배우 되다···'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록 2018-07-23 18:41:03   최종수정 2018-07-30 09: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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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막내도 아니에요. 첫 무대에 서지도 않았으니 '뮤지컬 연습생'이죠. 보고 배우고 습득하는 중이에요. 연습하면 할수록 배울 것이 많아지네요."

1990년대 후반을 풍미한 1세대 아이돌 그룹 'HOT' 출신 강타(39·안칠현)가 데뷔 22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에 출연한다. 강타는 8월11일부터 10월28일까지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하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뮤지컬배우 신고식을 치른다.

강타는 23일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스스로 뮤지컬 무대에 올라설만큼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려 뮤지컬 데뷔가 늦어졌다"고 털어놓았다.

1996년 HOT로 데뷔한 강타는 군 복무 중이던 2008년 건군 60주년 기념 군 뮤지컬 '마인'에 출연했으나, 상업 뮤지컬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성과 가창력 덕분에 뮤지컬계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이 이어졌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제작사인 쇼노트 송한샘 프로듀서의 삼고초려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

강타는 "무대에서 뮤지컬배우로도 꽉 채울 수 있을 때를 기다렸다"며 웃었다. 송 프로듀서는 "강타가 미팅 당일 대본 분석을 다 해왔다. 본인이 어떤 넘버를 잘 부를 수 있고, 어떤 넘버는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했다"고 귀띔했다.

뮤지컬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로 널리 알려진 로버트 제임스 월러(1939~2017)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아이오와주의 마을에서 한적한 삶을 살던 주부 '프란체스카'와 촬영차 마을을 찾은 월간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기자 '로버트 킨케이드'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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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강타
뮤지컬로는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선보였다. '더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로 토니상을 받은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작사·작곡하고,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거머쥔 마샤 노먼이 극본을 맡았다. 지난해 한국에서 초연했다.

감성적인 보컬을 자랑하는 강타는 킨케이드 역을 맡는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노래한다. 강타는 "뮤지컬 넘버들이 '인간계'가 아니라 '신계'에 닿아있는 음악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무대 위에서 키스 신도 많아, 이런 기회도 또 올까 싶었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창 연습 중인 강타는 그동안 몸 담았던 장르와 뮤지컬의 다른 점으로 "배우들의 약속"을 꼽았다. "약속을 지켜나가면서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거잖아요. 그런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들이 섬세해서 어렵죠. 힘들지만 콘서트 무대와는 다른 매력을 느껴 좋아요. 아직은 신경 쓸 것이 많아 (캐릭터에) 확 빨려 들어가지는 못했어요. 언제 어디서 연기를 하든 '로버트'에 확 빠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숙제예요."

이미 같은 시기에 활약한 아이돌들인 '핑클' 출신 옥주현(38), 'SES' 출신 바다(38·최성희)는 뮤지컬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 강타의 친구로 역시 같은 시기 솔로가수로 인기를 누린 이지훈(39) 역시 '번지점프를 하다' 등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자리잡았다.

"바다, 옥주현씨는 이미 걸그룹으로 활동할 때부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었요.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에너지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 부분들이 부럽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해요. 친구들 덕분에 여러가지 감정이 공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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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특히 이지훈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친구가 (뮤지컬로 인해) 고생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거든요. 감히 제가 (뮤지컬에 대한) 확고한 마음을 먹지 않은 상황에서 출연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지훈씨 보면서 많이 했어요. 많이 망설였는데 지훈씨 덕분에 용기를 냈어요. 마지막으로 결정만 남은 상황에서 지훈씨에게 전화를 했는데 '도전'이라고 말해줬거든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국내 초연 당시 원작의 아우라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무대 어법으로 원작의 정서를 잘 품어냈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재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기쁜 건 당연하다. 그런데 강타의 이름값이면 본인을 내세운 초연작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을 법도 하다.

 하지만 강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뮤지컬 쪽에서는 단 1도 검증되지 않은 배우에요. 제게 '재연', '초연'의 개념 조차 없는 상황이죠. 이번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스스로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하죠. 검증이 된 뒤 앞으로 더 (뮤지컬을) 알 수 있을 지 결정해야 해요."

이번 재연에는 뮤지컬스타 김선영(45)과 차지연(36)도 새로 합류했다. 작년 옥주현(38)이 연기한 프란체스카 역을 나눠 맡는다. 탁월한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인기를 누리는 김선영과 차지연은 결혼과 출산 후 작품 선택과 캐릭터 스펙트럼 폭이 더 넓어졌다. 가정주부인 프란체스카 역도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김선영은 "원작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보고 내내 울었어요"라면서 "이야기가 버라이어티하지 않지만 감정이 섬세하게 다가와서 잊혀지지 않아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같은 상황인) 지연씨와 소통을 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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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
김선영과 마찬가지로 '레베카' '잃어버린 얼굴, 1895' '위키드' 등에서 카리스마를 뽐내면서 폭풍 같은 에너지를 자랑한 차지연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도 그런 휘몰아치는 것이 있는데 잔잔한 호수 밑에 절제돼 있다"면서 "(2006년) '라이언킹'으로 데뷔했을 당시의 감정이 든다. 아름답고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뮤지컬스타 박은태(37)가 지난해 국내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킨케이드를 맡는다. 주역 중 유일하게 초연과 재연 모두 출연한 배우다. "무대 위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연기했던 작품이 있었을까 싶어요. 무조건 다시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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