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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와 대담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등록 2018-08-02 06:43:00   최종수정 2018-08-13 0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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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연애편지는 제법 잘 썼던 것 같아요. 설득력 있게", "내가 쓴 소설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요", "글자만 보고도 굴튀김 생각이 간절해지는 문장을 쓰고 싶죠", "소설을 더이상 못 쓰게 되면 아오야마 근처에 재즈클럽을 내고 싶어요", "적어주세요. 내 이름을 단 상은 절대로 만들지 말 것!"

일본의 스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8)가 한 말이다.

소설가 가와카미 미에코(46)가 하루키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가 출간됐다.

 공식석상과 대중매체에 거의 등장하지 않은 하루키가 인터뷰에 이례적으로 응했다. 원래 단발성으로 끝날 예정이었던 잡지 인터뷰는 4차례 이어지면서 책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일상의 에피소드부터 소설에 대한 철학까지 폭넓게 아우른 대담집이다.

가수 출신인 가와카미는 소설 '젖과 알'로 2008년 아쿠타가와 상을 받았다. 10대 시절부터 무라카미의 작품을 즐겨 읽으며 큰 영향을 받아왔다. 때로는 동경 어린 시선으로,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이 담긴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두 사람의 첫 대담은 2015년이다. 글쓰기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회와 철학이 담긴 에세이집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출간 직후 이뤄졌다.

마지막 인터뷰에서는 '기사단장 죽이기'의 시간별 작업 과정을 상세히 살펴보며 전업작가로서 매일 꾸준히 글을 써나간다는 것의 의미를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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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또 출판업계에서 지니는 국제적인 영향력을 '무라카미 인더스트리스'라고 표현하며 전 세계에 작품이 번역 출판되는 소감, 현실 문제에 대해 소설이 할 수 있는 역할, SNS 시대에 생각하는 이야기의 본질 등에 대해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 글을 읽었더니 굴튀김이 먹고 싶어 못 참겠더라, 이 글을 읽었더니 맥주 생각이 나서 견딜 수 없더라 하는 물리적인 반응이 생기는 게 저는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한층 갈고닦고 싶은 강한 욕심이 있죠. 어쨌거나 물리적인 욕구를 독자들의 마음속에 심고 싶어요. '아, 굴튀김이 먹고 싶어 죽겠다!'라고 외치게 하는 것.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 그런 글을 좋아합니다."

"일단 씁니다. 만약 친구가 와주지 않더라도 와줄 법한 환경을 만들어둬야죠. 저쪽에 방석도 좀 깔아놓고, 청소도 하고, 책상도 닦고, 차도 내려두고. 아무도 오지 않을 때는 그런 '밑준비'라도 해두는 겁니다. 아무도 안 오니까 오늘은 실컷 낮잠이나 자볼까, 이러지는 않아요. 전 소설에 대해서는 근면한 편이라서요."

가와카미는 "처음 준비할 때는 '수많은 독자를 대변한다'는 책임감 비슷한 것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묻고 싶은 걸 묻고 싶은 대로 물으면 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그렇다, 누구도 신경쓸 것 없이, 십대 중반부터 꾸준히 읽어온 작품의 작가에게 지금의 내가 정말로 묻고 싶은 것을 마음껏 물어보면 된다. 무라카미씨의 우물을 위에서 엿보며 이리저리 상상하는 대신 직접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무라카미씨와 함께." 홍은주 옮김, 360쪽, 1만4000원, 문학동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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