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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폭염 뚫고 7만명 모였다…광화문서 "성차별 수사 규탄"

등록 2018-08-04 19:51:02   최종수정 2018-08-13 09: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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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매달 시위…4차 시위 첫 광화문광장서

역대 최다 운집…"우리가 왜 모였는지 집중해달라"

"여성총장·여성청장 임명하라" "일베 당장 폐쇄"요구

언론에 대해서도 사실왜곡 허위보도 사죄하라" 구호

지난 집회 때 논란 빚었던 "문재인 재기해'는 안 나와

'몰카 안보면 죽는 한국산 남자' 등 항의 손팻말 가득

'레미제라블'에 쓰인 '민중의 노래' 등 개사해서 불러

솜방망이 처벌 풍자 재판 퍼포먼스에 삭발식도 진행

폭염 속 만일 상황 대비해 얼음 생수, 의료부스 마련

남성 유튜버 실중계에 주최 측 "얼굴 잘 가려라" 당부

여성경찰 2개 부대 등 배치…"서울 여경 모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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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규탄 집회에서 참가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채원 양소리 윤슬기 기자 = 낮 최고 기온 34도, 체감온도 37.8도를 기록한 4일, 타는 듯한 더위도 성(性) 편파 시위를 규탄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막지 못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서 조직돼 시위를 주도한 '불편한용기' 측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편파수사 규탄시위'를 열었다. 오후 7시 기준으로 7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지난 5월부터 매달 열린 집회 중 역대 최고 인원이다.

 주최 측은 "블럭을 나눠 스텝 4명이 직접 참가인원을 셌다"며 "유동인구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집회 인원을 추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1~3차 집회에서 총 12만명의 힘을 딛고 광화문에 모이게 됐다"며 "우리가 왜 이 자리에 모여 있는가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한민국 모든 권력에 명한다"며 "우리로부터 시작된 변화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되고 이 사회의 여성혐오 문화가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대학교 신입생 및 경찰 채용 여남 비율 9:1 보장 ▲문재인 대통령의 '편파시위 부정' 발언 사과 ▲기획재정부의 여성가족부 예산 증액 편성 ▲일간베스트 폐지 ▲여성안전 입법 확대 ▲언론 왜곡보도 규탄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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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규탄 집회에서 참가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04. [email protected]
이날 시위는 불법촬영 피해자에 대한 묵념·의례를 시작으로 참가자 80명이 연단에 서서 준비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검찰총장 문무일 사퇴하라" "여남경찰(비율) 9:1로 만들어라", "여성총장·여성청장 임명하라", "일간베스트 지금당장 폐쇄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과하라" 등의 기존 구호와 함께 지난 7월 인천에서 드론 몰카 신고를 묵살한 것에 대해 "인천경찰 드론몰카 수사하라"고 외쳤다.

 언론에 대해서는 "알탕언론(남성이 많다는 뜻) 백래시(Backlash·반발심리)를 중단하라", "사실왜곡 허위보도 사죄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지난 3차 집회 때 논란을 빚었던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는 외치지 않았다.

 지난 집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 개개인은 직접 준비한 손팻말을 들었다.

 손팻말에는 '살인적 폭염보다 더 끔찍한 살인적 여혐범죄', '당신의 용기가 나의 결단이 되었듯 나의 결단이 당신의 용기가 되기를', '인간이 되고 싶은 여성들의 혁명적 외침', '울지 말고 죽지 말자 자매들이 너를 위해 격노한다', '여혐민국 땡처리세일 여성인권 단돈100원', '몰카 안보면 죽는 한국산 남자'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구호와 함께 숫자송과 영화 '레미제라블'에 쓰인 '민중의노래', 민요 '아리랑'을 개사해 불렀다.

 이들은 붉은색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보내거나 불법촬영자들이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을 받는 모습을 풍자하는 '재판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집회 참가자 5명은 삭발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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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규탄 집회에서 참가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04. [email protected]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 밝힌 이는 "취준생으로서 삭발을 한 것이 불이익이 될까 싶어 목요일까지만 해도 삭발식에 참가한다고 한 것을 취소할까 했다"며 "그러나 용기를 냈다. 앞으로 더 큰 용기를 내겠다"고 밝혔다.

 혜화역 인근에서만 열렸던 지난 시위와 달리 처음으로 광장으로 진출해 펼쳐진 시위에는 붉은색 의상을 입은 '생물학적 여성'들로 가득찼다.  참가자들은 경복궁 쪽에서부터 세종대왕상이 자리한 광장 일대를 채웠다.

 광주, 대구, 대전, 목포, 부산 등 전국 각 지역에서도 버스 22대를 대절해 1000여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시위 시작 전인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입장 대기줄은 오후 5시20분께까지도 이어졌다.

 지난달과 비교해 한층 더워진 날씨를 보여주듯 선글라스와 마스크는 물론 양산을 든 채로 시위에 참가한 이들이 많았다.

 주최 측은 폭염 속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500㎖ 생수병들이 담긴 아이스박스를 곳곳에 비치했다. 또 어지럼증 등 이상 온열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은 인근에 설치된 3개의 의료부스로 가도록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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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 몰래카메라 촬영 규탄 집회에서 참가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04. [email protected]
광장 인근에서는 남성 유튜버들이 해당 시위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이에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얼굴을 잘 가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로 경찰은 광화문 북측과 중앙광장 및 서측 3개 차로를 통제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남성경찰 8개 부대, 여성경찰 2개 부대 등 경력 총 8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의 여성경찰이 모두 투입됐다"며 "경기도 측에서도 여경 60~70명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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