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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화 데뷔 20년, 힘 뺀 섹시 댄스···관록의 '절제미'

등록 2018-08-28 20:13:44   최종수정 2018-09-04 09: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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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저희를 응원하는 '신화창조'(신화 팬클럽)가 적재적소에 있어요. 이제부터가 진짜 신화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싶죠."(에릭)

1세대 아이돌 그룹 '신화'가 28일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 '하트'를 발표했다.

신화의 리더 에릭(39)은 이날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저희 음악을 듣고 커온 팬들이 사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꾸준히 응원을 해주시면 멈추지 않고 더 좋은 음악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1998년 1집 앨범 '해결사'로 데뷔한 신화는 'T.O.P', 'YO! '악동보고서' '퍼펙트맨' 등의 히트곡을 냈다.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멤버 교체나 해체 없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최근 콘서트와 새 앨범 소식을 알린 다른 1세대 아이돌 'HOT' '젝스키스' 'god'는 해체나 활동 중단, 멤버 탈퇴 등을 겪었다.

신화 멤버들은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했으나 현재는 멤버들이 모두 다른 기획사로 흩어졌다. 그럼에도 팀만큼은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신화 활동만을 주관하는 회사 '신화컴퍼니'를 세워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 때 '아이돌계의 악동'으로 통할 정도로 개성 강한 이들이 뭉친 이 팀이 최장수 그룹이 될 것이라고 데뷔 초에 예견했던 이들은 많지 않다. 

에릭은 "데뷔 20주년을 맞아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팬들에게 감사하고, 함께 일하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아직까지 앨범을 내고 좋은 무대로 보여줄 수 있는 멤버들이 자랑스럽다"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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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성(39)은 "지금도 팬들을 만날 때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린다"며 웃었다. "저희는 20년 동안 공백기가 없어서 ‘추억을 판다’는 느낌보다는 시대가 바뀌어도 계속 활동을 해 향수를 느끼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봤다.

민우(39)는 "멤버들은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 싶은 팀”이라면서 “그만큼 데뷔 20주년은 신화답게 신화적인 순간인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신화가 현재진행형인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매번 트렌디 음악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키스 미 라이크 댓'은 어쿠스틱 기타가 이끄는 감성 댄스곡으로 부드러운 멜로디가 모던함을 안긴다.

안무 역시 신선하다. 신화는 최근 젊은 아이돌 그룹의 강렬한 '칼군무'의 조상격이다. 어느덧 마흔줄로 접어든 이들은 대신 힘을 빼고 '섹시함'에 방점을 찍은 절제된 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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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는 "의자, 스탠딩 마이크 등 소품을 이용한 강렬한 안무도 많이 선보였는데 저희도 이제 힘을 빼면서 저희만이 색깔을 더 찾고자 한다"면서 "절제된 춤이 더 어려워요. 하지만 그것에 포인트를 뒀다"고 설명했다.

중단 없이 활동을 이어온 신화는 다른 1세대 아이돌 그룹의 컴백 소식이 반갑다. 신화는 10월 6, 7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주년 콘서트 '하트'로 팬들을 만나는데, 1주 뒤 HOT가 올림픽주경기장, 젝스키스가 체조경기장에서 각자의 팬들을 만난다. 특히 HOT와 신화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민우는 "HOT가 공연을 한다고 해서 반가웠어요"라면서 “HOT 멤버들과 밥 자리, 술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팀에 대한 애정이 넘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신화와 닮은 점, 같은 점이 많구나라는 걸 느꼈고, 콘서트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같은 소속사 선배들이었는데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멋집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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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앤디(37)는 "형들이 서로 양보를 해주고 이해를 해주고 그렇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되고 자연스럽게 식구처럼 됐죠. 가족 같다"는 표현으로 신화의 장수 비결을 꼽았다. 자신들처럼 되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서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들의 아이돌계에 책임감도 느낀다. 김동완(39)은 "아이돌이 일하는 세상이 과연 행복한 곳인지 늘 생각해요"라고 했다. "자살한 후배들을 봐도 그렇고, 처절하게 상품화하는 여자 아이돌 후배들을 봐도 그렇고 가슴이 아파요. 선배들이 반성하고 제작자들도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짚었다. "아이돌 산업이 너무 일본을 따라갑니다. 이런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 과연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을까요. 모두 스스로 자각을 하고 업계 사람들이 같이 고쳐나가야죠."

'장수그룹'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본인들의 성과가 다소 가려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신화는 노래와 퍼포먼스 콘셉트를 일치시킨 아이돌의 원조 격이다.

김동완은 "오랜 시간이 흘러오면서, 저희가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팬들밖에 안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가 헤어지겠지'라고 바라보는 것에 대해 고집스럽게 팀을 유지해왔다"면서 "장수라는 이름으로 그룹의 다른 이미지가 가려저도 저희에게 ‘입덕’을 했을 때 저희의 열성과 실력을 봐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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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은 '장수그룹'이라는 타이틀이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독보적인 타이틀이고 우리가 입으로 ‘어떤 그룹’이라고 말해달라고 해도 붙이기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다만 "신화로서 많은 무대를 못 보여준 것이 사실이라서 앞으로 더 다양한 수식이 붙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우는 과거 "앞으로요? 예쁜 호수 주변에 집 여섯 채를 짓고 함께 사는 거예요. 얼마나 멋지고 즐거운 일이에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도 막연하게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고 고백했다. "함께 집에서 밥도 같이 먹고 얘기도 나누고 나이도 들어서 같이 살면 좋을 거 같아요. 사실 멤버들에게 기대는 것이 편해요.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이루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각자에게 신화는 무엇인지 물었다. "심장이에요. 멈추지 않죠"(에릭), "역사에요"(민우), "가족입니다"(앤디), "삶의 전부죠"(전진), "가꿔야 할 정원입니다"(동완), “꺾이지 않는 대나무요."(신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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