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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윤계상, 애국지사 이미지까지···어느덧 '천의 얼굴'

등록 2019-01-13 06:02:00   최종수정 2019-01-22 09: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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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류정환은 힘겹게 서있는 듯한 인물이다. 힘들다고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확 무너져버릴 것 같은 사람이다. 내색을 안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있다. 조선어학회의 중요한 메시지를 류정환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족의 정신인 말을 지키려는 마음, 그 때 그 시절의 힘듦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배우 윤계상(41)은 영화 '말모이' 중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요약했다.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해,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가 영화 배경이다. 조선어학회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전과자에다가 까막눈인 '김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이야기다.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말모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야기가 신선했고 재미있어서 하고싶었다. 유해진이 출연하기로 먼저 결정됐다. 그것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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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감독 장훈·2017)의 각본을 쓴 엄유나(40)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감독이 세심한 사람이었다. 디테일한 면이 확실히 있었다. 대본을 완벽하게 꿰고 있고, 정확하게 지시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설득력있게 잘 만들어줬다."

유해진(49)에 대해서는 "하늘 같은 선배"라며 치켜세웠다. "함께 호흡을 맞춰 영광이었다. 김판수 역할은 해진이 형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더 큰 확신이 들었다."

윤계상의 배역은 독립운동을 하는 지식인 '류정환'이다. 친일파 아버지, 일제와 맞서 주시경 선생이 남긴 원고를 기초로 사전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한글책을 파는 책방을 운영하며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은다. 우리말과 이름을 지키기 위한 모습이 마음을 절절하게 만든다.

"정말 핵심적인 게 무엇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인물을 창조하기보다는 내가 어떤지부터 생각했는데, 버겁게 느껴졌다. 류정환은 일반사람들하고 시선이 다르다. 보통사람의 사고방식으로 100% 이해하는 게 불가능한 것 같다.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다. 모두가 연기하면서 힘들었을 것 같다. 동료가 잡혀가서 고문을 당하고 힘겨운 상황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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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그룹 'god'로 데뷔한 윤계상은 2004년 배우 활동에 전념하겠다며 팀을 떠났다. 2005년 7집 '하늘 속으로'를 끝으로 팀 활동이 중단됐다. 2012년 윤계상이 진행하던 올리브TV '윤계상의 원테이블'에 멤버들이 출연,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를 풀면서 재결합설이 힘을 얻었다. 2015년 '완전체'로 활동을 재개했다.

god의 재결합을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혼자 해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더불어 산다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god 멤버들은 JTBC 예능 '같이 걸을까'에 출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걸었다. "지금까지도 행복한 기억이다. 방송을 보고서 마음이 짠했다. 준이형(박준형)이 나에게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도 알았다. 우리 멤버들이 평생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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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2004)으로 정식 연기자가 됐다. 이후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2007) '누구세요?'(2008) '트리플'(2009) '로드 넘버원'(2010) '최고의 사랑'(2011) '태양은 가득히'(2014) '굿 와이프'(2016), 영화 '발레교습소'(2004) '6년째 연애중'(2008) '비스티 보이즈'(2008) '풍산개'(2011) '사랑의 가위바위보'(2013) '소수의견'(2015) '극적인 하룻밤'(2015) '범죄도시'(2017) 등에 출연했다.

"연기를 너무 잘하고 싶었다"며 '혼자서 한 번 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내 고집대로 밀고 나갔을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노력하면 연기를 잘하게 될 줄 알았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삶의 경험이 있어야 하고, 중요한 것은 사람 냄새인 것 같다. 시간이 그걸 만들어주는 것 같다."

윤계상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800㎞에 400㎞ 정도 온 것 같다. 아직도 멀었다"며 자세를 낮췄다. "어릴 적부터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했다. 게임 같은 경우에도 그날 다 깨야 직성이 풀렸다. 게임이 끝나면 피곤함이 밀려오는데 연기는 그렇지 않다. 내가 출연한 작품들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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