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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국방백서①]8년 만에 '북한군은 우리의 적' 개념 삭제

등록 2019-01-15 12:00:00   최종수정 2019-01-22 09: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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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군, 우리의 적" 유지

"주권·국토·국민·재산 위협 침해 세력이 적"으로 변경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에 위협" 명시

3축체계→전략적 타격체계·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북한, 사회주의 경제건설…전략적 변화 모색" 평가

북핵 평가는 2016 국방백서와 동일…"상당한 수준"

"ICBM급 미사일…실거리 사격 안해 추가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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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국방백서에서 8년 만에 다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개념이 삭제됐다.

15일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적(敵) 개념을 삭제하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백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하면서,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1994년 제8차 실무 남북접촉에서 박영수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1995년 발간한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주적'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이 개념은 2000년 국방백서까지 이어졌다.

이후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사이에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데 대한 논란이 일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는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을 삭제하고 '직접적 군사위협', '심각한 위협' 등으로 대체해 사용했다.

그러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었던 2010년 발간한 국방백서부터 '북한군은 우리의 적' 표현을 사용했으며, 국방부는 최근까지도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간주했다.

'2016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안보환경이 조성되면서 국방부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이라고 규정하는 단어 대신 새로운 개념을 검토해왔다.

특히 남북이 지난해 11월부터 9·19 군사분야 합의서를 발효하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완화 기반이 마련된 것도 이 같은 적 개념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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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9시께 군사분계선상에서 만난 우리 측 검증반 반장과 북측 안내요원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아울러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을 위한 '한국형 3축체계'의 용어를 사용했지만, 개념에 대한 재정립의 시도가 있었다.

국방부는 그동안 3축 체계를 ▲핵·WMD를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핵·WMD 공격 시 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KMPR)로 정의해왔다.

하지만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기존의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을 '전략적 타격체계'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고, 이를 "전방위 비대칭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을 위해 거부적 억제와 응징적 억제를 통합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3축 체계에 있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는 그대로 사용했다. 백서는 "우리 군은 전방위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방어 기능 지역을 확대하고 요격능력을 향상해 한반도 전장 환경에 최정화된 다층방어 능력을 구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방백서의 북한 정세 평가도 변화가 있었다. 국방백서는 북한 내부정세에 대해 "2011년 정권세습 이후 조직개편과 인적 교체 등을 통해 정권의 안정성을 유지한 가운데 2013년 '핵·경제 병진노선'에 이어 2018년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채택하는 등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백서는 북한의 대남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 활로 마련에 유리한 외부적 환경 조성을 위해 큰 틀에서 남북 간 협력 및 교류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적십자 및 군사, 도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당국 간 접촉을 상시화하고 합의된 사항들에 대해 '판문점 선언' 및 '9월 평양공동선언'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이행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은 국제 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핵포기 불가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2018년 들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면서 북미 정상 회담 등 대외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적 고립탈피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평가는 2016 국방백서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백서는 6차례 핵실험 감행을 언급하며, "북한은 수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여 ㎏(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농축 우라늄(HEU)도 상당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서는 2017년 7월과 11월에 각각 시험발사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 미사일을 언급하면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거리 사격은 실시하지 않아, 이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이후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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