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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취임 2년]③적폐 청산 '현재진행형'…사회 갈등 확산은 과제로

등록 2019-05-08 06:02:00   최종수정 2019-05-13 09: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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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 권력형 적폐 청산 목표…권력기관 개혁안 발표

'도약기', 법제화 작업에 주력…생활적폐 청산 과제 선정

적폐 드라이브 가속화…사회 갈등 증폭, 여야 대립 격화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사회 집단별 갈등 심각성 인지 중

집권 3년차, '국민 통합' 방점 찍은 리더십 요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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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앞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19.0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다. 보혁갈등을 해결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출범했지만 집권 730일인 현재 사회적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과제인 적폐청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수와 진보 간 대치 국면은 거세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적폐 청산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발판 삼아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탄생과도 무관치 않다. 집권 3년차에도 적폐청산 작업을 이어나가 국정 동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의도다.

정권 초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제시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적폐청산 로드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혁신기(1기·2017년 5월~2018년), 도약기(2기·2019년~2020년), 안정기(3기·2021년~2022년 5월)로 3단계로 구분된다.

혁신기인 지난해까지 문재인 정부는 권력형 적폐를 청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이 그 시발점이었다. 정치 댓글 작성과 민간인 사찰 등 정치 개입 논란의 중심이 됐던 국군기무사령부는 완전히 해체됐고, 국정원의 역할도 대폭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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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금천구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센터 이용자 어르신, 가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5.07.  [email protected]
또 청와대는 지난해 1월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 막강한 권력기관의 힘을 분산해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전환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정부 부처내 적폐청산TF를 꾸려 권력형 적폐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도약기에는 권력기관 개혁 법제화 작업을 완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채용비리 및 탈세 등을 포함한 생활 적폐 청산 8대 과제를 선정해 변함없는 적폐청산 기조를 이어갔다.

최근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였던 것도 문재인 정부의 강경한 적폐청산 기조와도 무관치 않다. '연내 법제화'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당청이 속도를 내면서 국회의 문턱을 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적폐 청산의 드라이브를 가속화 할수록 이와 생각을 달리하는 각계각층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고민이다. 적폐수사가 본격화되고 개혁의 색채가 뚜렷해질수록 그 반작용으로 보수와 진보 성향의 대립각이 가팔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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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문재인 정권 규탄 3차 집회에 참석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05.04. [email protected]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지난 1월 28일 발표한 '2018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우리 사회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국민의 절반 이상인 52.4%는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적 갈등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대비 29.5%p 증가한 수치다. 줄었다는 응답은 12.3%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사회계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서 대립이나 갈등이 격렬하고, 또 그에 따라서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토로한 것도 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이 사회적 갈등 해소에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진영 대결을 넘어 사회 갈등도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노사 갈등은 심각한 사회적 갈등으로 꼽히고 있고, 남녀 갈등 역시 문재인 정부 들어 두드러졌다. 국정 지지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면서 탄생한 신조어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도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사회적 갈등 해소의 수단으로 적폐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을 다시금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적폐 수사'를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나는 말씀들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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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위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영석, 이장우, 김태흠, 성일종,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 2019.05.02.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그래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국정 농단이나 사법 농단 그 자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그런 것이 어려움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적폐청산 기조 속 이념 갈등 양상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이념 대결 양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적폐청산 기조 속 반작용으로 앞으로 반대편 세력이 어떻게 저항하느냐가 대통령의 평가와 국정운영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집권 3년 차에는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대통령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혁 정책 추진을 두고 진영 대립은 불가피하다. 다만 상충되는 이해 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은 한층 더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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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2.11. [email protected]
실제 정부의 갈등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는 저조했다. 지난해 대비 20.5%p 증가한 47.1%가 갈등 해소에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 대비 20.5%p 감소한 52.9%로 집계됐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해 12월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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