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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선혜 "그룹 트와이스, 이래서 일본에서 인기절정"

등록 2019-05-13 06:01:00   최종수정 2019-05-20 09: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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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콘진 일본센터장 "캬리 파뮤파뮤·도라에몽 현상"
신한류 시대, 공동창작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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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센터장
【도쿄=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트와이스', 왜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가.

도쿄에서 만난 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비즈니스 센터장은 "일본 매니지먼트 업계에서는 캬리 파뮤파뮤 현상과 도라에몽 현상을 꼽는다"고 답했다.

일본 톱 모델 겸 가수 캬리 파뮤파뮤(26)는 인형 같은 외모와 스타일로 현지 10, 20대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스타일은 괴상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하지만 기저에는 귀여움이 깔려 있다. 1970년 후지코 F 후지오 작가가 집필한 단편 어린이 만화에 처음 등장한 도라에몽은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캐릭터다.
 
"일본 학부모들은 딸이 캬리 파뮤파뮤를 따라해도 불안해하지 않아요. 과한 치장을 하는 일본 일부 아이돌을 따라할까 불안해하는데 트와이스 역시 캬리 파뮤파뮤 같은 거죠. 도라에몽 전시를 하면 부모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트와이스 콘서트 역시 부모, 특히 엄마가 많이 따라와요. 그리고 엄마들이 팬이 되는 거죠."

무엇보다 트와이스가 일본 10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특기했다. 황 센터장은 "일본 10대들이 어른을 흉내내고 싶을 때 따라하는 것이 트와이스"라고 했다. 트와이스 따라하기가 자신들 사이에서 어른스러움을 표출하는 방식이 됐다는 얘기다.
 
아울러 디지털 자체가 삶이 돼 버린 '디지털 네이티브'인 일본 10, 20대에게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한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는 익숙한 것이 됐다. 황 센터장은 "할머니가 '겨울연가'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를 봤으니, 어릴 때부터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 NHK의 대표 연말 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 K팝 걸그룹으로서는 최초로 2년 연속 출연했다. 최근 K팝 걸그룹 최초로 일본 돔투어를 성료했다. 오사카, 도쿄, 나고야 3개 도시에서 5회 공연하며 22만 관객과 만났다.

9인 그룹인 트와이스에는 사나·모모·미나 등 일본 멤버 3명이 포함돼 있다. 현지에서 거부감이 덜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과 일본의 BS 스카파가 지난해 6~8월 동시 방송한 한·일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된 12인 ‘아이즈원’ 역시 한일 멤버로 구성됐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을 탄생시킨 '프로듀스101' 제작진과 일본 톱 걸그룹 'AKB48'을 프로듀싱한 아키모토 야스시 프로듀서가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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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JYP
최근에는 일본판 '프로듀스101' 제작 계획도 발표됐다. 엠넷 운영사인 CJ ENM과 일본의 요시모토 흥업, 그리고 MCIP홀딩스과 합작해 '프로듀스101 재팬'을 선보인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박진영은 한발 더 나아갔다. 일본 소니뮤직과 함께 하는 ‘걸스 그룹 프로젝트‘를 통해 박진영은 일본 걸그룹을 프로듀싱한다. 제작, 시스템을 수출하는 셈이다.
 
황 센터장은 일본 내 한류 확산을 위해 공동 창작의 중요성을 짚었다. "완벽한 것을 만들어서 '사세요'하는 시대는 이제 갔어요. 이야기는 한국 것이지만 일본에서 제작할 수 있는 거죠. 한국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일본판 '굿닥터'가 예죠. 지금 일본 콘텐츠 시장은 빈틈이 없죠. 공동창작한다고 하지 않으면 딱딱하게 반응해요."

황 센터장은 공동 창작 장르를 좀 더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웹툰, 패션, 뮤지컬, 연극 등이 예다. 예컨대 공연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한콘진이 주최한 ‘2018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의 선정작인 뮤지컬 '아서 새빌의 범죄'는 정식 공연 전 서울뿐 아니라 16일 도쿄에서 해외 쇼케이스도 연다. 황 센터장은 "이제 수직적인 방식이 아니라 평면적으로 산업 다양화을 꾀해야 한다"고 본다. 22일 도쿄에서는 현지 엔터테인먼트계와 K웹툰을 연결시키는 매칭이 열린다.

2000년대 들어 드라마 '겨울연가', 가수 보아, 그룹 '동방신기'로 촉발된 한류는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주춤했다. 이후 일본에서 반한·혐한 기류도 생겼다.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이 중심이 된 제3차 한류, 즉 신한류 붐이 부는 현 시점에도 정치적인 긴장관계를 걱정하는 시선은 엄연하다. 

황 센터장은 콘텐츠 위축을 단순히 한국, 일본의 정치적인 관계로만 보면 안 된다고 했다.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 스마트폰 산업 등 온라인·IT가 발전하면서 물리적인 교환 숫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 온라인·IT과 소셜 미디어 등의 발전으로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 문화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했다.

"소셜 미디어 등에서 음악을 듣고, 자세한 내용을 찾아봤더니 한국이더라, 라는 식의 반응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냥 음악이 좋아서 듣는 거죠. 인스타그램에서도 한국 관련 해시태그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숫자보다는 흐름을 봐야 하는데 패션, 스타일 등 산업적인 부분으로까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죠."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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