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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소유에서 공유로①]3040 자동차 탈소유 가속화…업계 지각변동

등록 2019-06-24 09:30:00   최종수정 2019-07-09 09: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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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40대 남성 A씨는 차가 없다. 출·퇴근을 할 때는 차가 막혀 늦을 염려가 없는 지하철이 편하고 가까운 거리를 갈 때는 택시나 공유차량이 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A씨는 "차가 없으니 주차걱정도 없고, 차량 유지비용도 없다"며 "가끔 차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공유차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30대 여성 B씨는 올해 초 차량 구매를 고려했지만 결국 사지 않기로 했다. 매월 월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요금, 보험료, 유지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B씨는 월세가 좀 더 비싼 회사 근처로 이사를 하고 차는 사지 않기로 했다. 차가 꼭 필요할 때는 공유차량이나 차량호출(카헤일링)서비스를 활용한다.

자동차시장 최대 수요층인 30, 40대가 차를 사지 않기 시작했다. 공유차량 활성화로 구매동기가 약화하고, 구매력 자체도 저하되면서 3040세대의 '자동차 탈소유'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신규등록은 111만6851대로 전년보다 2.6% 줄었다. 이는 2015년 117만5428대 이후 3년 연속 감소한 수치다. 30, 40대가 차를 구매하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였다. 30대의 자동차 구매는 전년보다 4.4% 줄었고, 40대 역시 4.9% 감소했다.

국내 1위 완성차업체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아들이 운전면허를 딸 생각을 안 한다"며 자동차 소비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있는 만큰 고객 중심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공유서비스가 확산되고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젊은 층이 자동차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30, 40대의 차량구매패턴이 바뀌면서 국내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차량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이 데카콘(설립 10년 내에 기업가치 10조원 달성 기업)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규제와 택시업계의 반발로 유독 뒤처져있던 국내 차량공유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차량 제조업에 집중하던 현대·기아차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구독경제'를 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카헤일링업체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지난 3월에는 인도 카헤일링기업 올라에 3억 달러를 각각 투자하는 등 글로벌 차량공유업체들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현대차가 운영 중인 '현대 셀렉션'은 매달 72만원을 내면 신형 쏘나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벨로스터 등 3개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는(월 2회) 서비스다. 기아 자동차 역시 비슷한 서비스인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캐피탈이 운영하는 '딜카' 역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딜카는 250개 중소형 렌터카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유휴 차량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소 렌터카 업체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공유 경제 모델이다. 최근에는 KT와 손을 잡고 플랫폼 고도화와 신규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국내 카셰어링업계 1위 쏘카는 전국 공유차량 1만 2000여 대를 보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쏘카모빌리티기업 쏘카의 자회사 VCNC는 호출서비스 '타다' 시작 후 6개월 만에 회원수 50만명, 차량 1000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타다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다른 차량공유 스타트업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위법 판단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던 차차크리에이션이 오는 8월 '차차밴' 서비스를 개시한다. 스타트업 큐브카는 강남 지역에서 '파파'를 운영하며, 제주스타렌탈은 제주에서 차량호출서비스 '끌리면 타라'를 출시한다.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대전과 경북에서 '마카롱택시'를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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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롯데렌탈이 2011년 출범시킨 카셰어링업계 2위 '그린카' 역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린카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업무용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제공해 업무효율을 높이는 '법인형 카셰어링' 서비스를 출시, 가입기업 1만개를 돌파했다. 업계 최초로 '빌리지카'를 통해 다양한 차량공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쏘카 지분 28%를 가지고 있고 지난해 AJ렌터카를 인수한 SK그룹 역시 최근 그룹 차원에서 모빌리티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동남아시아 카헤일링기업 그랩, 미국 튜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며, SK텔레콤은 그랩과 손잡고 조인트벤처 '그랩지오홀딩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차량공유서비스는 각종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 등으로 아직 활성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려고 하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빠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되면 차량공유시장에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인터넷, 모바일, 높은 스마트폰 보급율, 5G 서비스 등 공유경제가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나라"라며 "공유경제서비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수요와 공급을 적시적소에 연결해주고, 경제 활동 전반의 효율성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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