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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소유에서 공유로②]체질개선 나선 정의선호, 현대차는 공유시대 준비중

등록 2019-06-25 09:37:00   최종수정 2019-07-09 09: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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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수십년간 자동차 제조업을 일궈온 현대자동차그룹이 변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커넥티드·전동화·공유차량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차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제공업체로 변신해야 한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그룹 전체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칼라일 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제 딸은 미국에서 싼타페를 샀는데, 아들은 운전면허 딸 생각을 안 한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할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와 함께 살며 새벽에 아침식사를 함께 했는데 그때 수차례 말하셨던 '시류(時流)를 따라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며 '미래 트렌드 대응'을 가장 큰 도전과제로 꼽았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 정부 주관으로 열린 무브 서밋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공유경제가 확산되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카셰어링(차량공유)·카헤일링(차량호출) 등 차량공유에 대한 전략적 제휴와 협업 등을 추진하며 변화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 자동차업체 최초로 차량구독서비스를 론칭했고, 현대캐피탈의 차량공유서비스 '딜카'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동남아 최대 카헤일링업체 '그랩', 호주 카셰어링업체 '카 넥스트 도어', 인도 카셰어링업체 '레브'·'올라',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 중동 최대 카헤일링업체 '카림' 등과 투자·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부터 '그랩'에 2억7000만 달러를 전략 투자하고,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랩과의 협업으로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해 시장 선점의 기회를 갖고, 혁신 기업 이미지를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기차를 활용한 카헤일링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에는 호주 '카 넥스트 도어'에 투자, 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고객의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주는 '현대 오토 링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현대차 소유자와 대여자간에 차 키 전달이 필요 없는 편리한 P2P 차량 공유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이르면 2020년에 시작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8월에는 인도 '레브'에 투자, 인도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지난 3월에는 인도 최대 카헤일링업체 '올라'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현지 카셰어링, 렌터카, 차량 구독서비스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 미국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5월에는 중동의 최대 차량 호출 기업 '카림'에 연말까지 5000대의 공유차량을 공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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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EV 그랩 카헤일링 서비스. (사진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차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구독경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가 운영 중인 '현대 셀렉션'은 매달 72만원을 내면 신형 쏘나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벨로스터 등 3개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는(월 2회) 서비스다. 기아 자동차 역시 비슷한 서비스인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129만원을 내고 K9, 스팅어,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매월 1회씩 교체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 앱을 설치한 후 앱을 통해 계약·결제·예약·배송·반납 등 전 과정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정비, 소모품 등 차량 관련 비용이 별도로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캐피탈이 운영하는 '딜카' 역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딜카는 지난해 쏘카와 그린카에 이어 차량공유업계 3위를 나타냈다.

2017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딜카는 중소렌터카 업체의 유휴 차량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소 렌터카 업체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공유 경제 모델이다.

최근에는 KT와 손을 잡고 플랫폼을 고도화와 사업 활성화를 추진키로 했다. 양사는 딜카의 카셰어링사업에 최적화된 통합 단말을 개로 개발하고, 카셰어링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중소렌터카 업체도 기본적인 렌터카 관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마켓 정책을 도입한다. 해당 업체가 원할 경우에는 언제라도 카셰어링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김민경 연구원은 "차량 공유 플랫폼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큰 위협 요소이자 기회의 시장"이라며 "차량공유 플랫폼 진출은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플랫폼은 궁극적으로 유지비용을 줄임으로서 최대 수익성을 갖출 수 있다"며 "자율주행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전기차는 유지비를 절감하기 때문에 플랫폼 차량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로 수렴할 것이며, 제조사 역시 플랫폼과 협업해 소비자 경험 데이터와 자율주행데이터를 확보하며 시장에 대응할 핑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공유가 발달해 신차 수요가 위축될 경우 관련 시장을 선점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간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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