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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미국 대 이란…새 핵합의 도출 가능할까

등록 2019-06-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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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공격 막판취소…중동정세 일촉즉발
화해무드 연출 가능성도…북미관계 영향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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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부사령부·AP/뉴시스】미군 소속 정찰 무인기(드론)가 이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면서 미 중부사령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도 및 이미지. 가운데 좁은 해협이 호르무즈 해협이고, 윗쪽이 이란, 아랫쪽이 아랍에미리트 영토이다. 그 사이에 그려진 4개의 선 중 노란선이 미 무인기의 비행로이고, 붉은 선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오만의 영해를 가르킨다. 그리고 검은선은 이란이 주장하는 영해를 나타내고 있다. 미군 무인기가 피격 당한 지점을 보면, 이란의 영해과 가깝기는해도 분명 영해 밖이라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오른쪽 사진은 무인기 격추 순간을 찍은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2019.06.21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위기설이 제기됐던 미국과 이란 관계가 마침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의 원유시설·선박 피습에 이어 마침내 미군 자산이 이란 군당국의 공격을 받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전쟁까지 공개거론…보복공격 코앞서 멈춘 美

지난 20일 발생한 미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격추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이래 최고조로 치솟은 모양새다. 지대공미사일을 이용한 이란의 미국 무인정찰기 격추는 사실상 미-이란 간 군 자산 상호충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보복공격을 추진했다는 소식은 중동 지역에서 양국 전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 무인기가 격추된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논의된 군사옵션은 이란에 대한 전투기 공습 및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 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 주요 장소 3곳을 목표로 한 무인기 격추 보복공격이 실현될 뻔 했지만 불과 10분 전 자신이 공격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공격이 개시됐을 경우 예상되는 이란의 인명피해 규모는 150명 수준이었다.

실제 공격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이후 미국과 이란은 공개적으로 전쟁까지 거론하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항해 '미국 공격시 말살(obliteration)', '거대하고 압도적인 힘' 등 위협 발언을 내놨고, 이란도 '위협에는 위협으로(threat for threat)'라는 대응원칙을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군사공격은 실행하지 않았지만, 이란 소프트웨어 시스템 및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네트워크 통신망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JCPOA 재협상 추진했던 美…레짐 체인지 나서나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정권의 현재 갈등은 JCPOA 재협상 요구로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JCPOA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비율 및 보유량 등을 제한하지만, 10~15년의 일몰조항을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이 이란에 유리하고, 그나마도 이란이 협정을 위반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란 핵시설 전반에 대한 즉각적인 사찰 및 이란 핵시설 관련 일몰조항을 제거하는 내용을 포함한 JCPOA 재협상을 요구해 왔으며, 재협상이 없을 경우 합의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었다. 미국은 결국 지난해 5월8일 JCPOA 공식 탈퇴를 강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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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병원이 일반 검사와 시술의 실제 비용을 사전 공개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對)이란 추가 제재 행정명령에도 서명하면서 "이란에 경이로운 미래가 있고 많은 사람이 그 위대한 미래를 향한 일에 착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2019.06.25.
물론 미국은 최근 긴장 국면에서도 여전히 이란과의 새 핵합의 도출을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대표적 매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문을 열어뒀다며, "이란이 할 일은 그 문으로 걸어오는 것뿐"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란은 이미 이같은 미국의 요구에 꾸준히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혀 왔다. 이란은 또 JCPOA 재협상에 반대하는 중국 및 러시아와 밀착하며 미국의 강경노선에 맞서려는 모습이다. 특히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외교정책이 자국 정권을 노린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7년 10월13일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대이란전략(New strategy on Iran)을 발표하면서 전략 수립 배경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거론, 이란이 하메네이 체제 하에서 폭력을 확산시키고 이웃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해외 테러리즘을 후원했다고 비난했었다.

이란 입장에선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이같은 언급을 현 정권을 노린 미국의 레짐 체인지 의도로 받아들일 여지가 다분하다. 이와 관련, 미 무인기 격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란 고강도 추가제재 행정명령이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점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실제 전쟁은 미지수…美대선전 화해무드 조성할 수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강경노선과, 그 본질적인 저의를 의심하는 이란 사이의 긴장관계는 현 시점에선 해소가 요원해 보인다. 다만 중동에서의 미-이란 간 긴장구도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리라는 전망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다.

이미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으로 막대한 국력손실을 겪었던 미국 입장에서 이란과의 전면전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오는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섣불리 대이란 전면전을 결정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보복공격 막판 철회 결정에도 "매파들은 대통령의 가장 큰 이해관계(재선)를 최우선으로 두지 않는다", "이란과 전쟁을 한다면 재선 기회에 작별의 키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의 조언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동지역 관련국 역시 이란과의 전면전에는 부정적이다.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은 25일 CNN 인터뷰를 통해 "우리 영토가 이란을 포함한 이웃나라를 상대로 한 적대행위 기착지로 활용되길 원치 않는다",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만, 끝내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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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AP/뉴시스】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지난 19일 테헤란의 관저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란은 25일 하루 전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이란 최고위 관리들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 조치를 부과한 것과 관련, 이란과 미국 간 외교의 길을 영원히 폐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2019.6.25
아울러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외교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이란과의 협상 '착수'를 외교성과로 내세우며 표면적으로 이란과 화해 무드 조성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韓경제에도 밀접 연관…북미관계 영향도 주목

한편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은 지정학적으로 떨어져 있는 한국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한국은 그간 꾸준히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꾀해 왔지만 2018년 기준 이란의 원유수출량(콘덴세이트 포함) 중 14%를 수입해 제3위 원유수입국이었다.

이때문에 지난 4월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 예외연장을 불허했을 때도 국내 석유화학업계를 중심으로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 간 긴장으로 인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길이 막히거나 원유 수송이 어려워질 경우 한국 경제는 직격타를 입을 수 있다.

북미관계 측면에서도 미국과 이란 관계는 지켜볼 부분이 많다. 핵·미사일 개발 문제와 체제안전 문제, 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양국을 바라보는 시각 등 여러 측면에서 북미관계와 미-이란 관계는 상당히 유사하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과 관련해 "이란을 '제2의 북한(the next North Korea)'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과거 "이란의 폭탄을 멈추려면 이란을 폭격해야 한다(To stop Iran’s Bomb, Bomb Iran)"라는 입장까지 피력했던 볼턴 보좌관은 북한에 대해서도 한때 선제타격론을 주장했었다.

결국 원유 수입국이라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물론, 북한과의 관계를 안고 가야 하는 지정학적·역사적 측면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국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북미관계 역시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무산 이후 교착상태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상호 친서 교환이 이뤄지면서 일단 북미관계는 미-이란 관계보단 한층 부드러워 보인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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