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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①]"태국 발주처가 삼성ENG 다시 찾는 이유…공기 절대 준수"

등록 2019-10-21 06:00:00   최종수정 2019-11-11 09: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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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터줏대감' 삼성엔지니어링…'경험·신뢰·노하우' 삼박자 갖춰
태국 국영석유회사 PPT와 20번째 인연…"기술 혁신→공기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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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삼성엔지니어링의 태국 플랜트 공사 현장인 'ORP'(Olefins Reconfiguration Project)' 전경.

부진했던 해외건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165억6886만 달러(19조83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222억5216만 달러(26조6300억원)보다 30%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10조원에 이르는 수주 실적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해외에서 수조원대의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해외건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올해 해외수주 3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전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며 건설 한류를 일구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편집자주]

【태국=뉴시스】박성환 기자 = "공사 기간 절대 준수가 삼성엔지니어링을 다시 찾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지난 8일 태국 수도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약 150㎞ 떨어진 라용 주(洲) 맙타풋 산업단지. 삼성엔지니어링의 'GC Oxirane Propylene Oxide(산화프로필렌) Project(PO)' 공사 현장 입구에는 'Safety'와 문구와 함께 삼성엔지니어링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공사 보안 요원이 기자와 눈을 맞추더니 'korean'이라고 물었다. 기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samsung good'이라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보안 검색이 끝나고 공사 현장 안으로 들어서자 덤프트럭과 각종 건설 중장비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중장비가 내는 굉음 탓에 소리를 질러야 겨우 옆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였다. 

내리쬐는 햇볕에 달아오른 지면에다 중장비들이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져 공사 현장은 한증막을 방불케 했다. 36도를 훌쩍 넘는 폭염에도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태국 현지 직원 등 3500여명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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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공사 현장을 총괄하는 오정민(50) PM(project manager)은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플랜트 공사 현장은 각종 돌발 상황과 변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늘 긴장의 연속"이라며 "공사기간 준수를 위해 이 정도 더위쯤은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곳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017년 태국 최대 국영석유회사 'PTT'(Petroleum Authority of Thailand)의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55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 현장이다. 2017년 8월 첫 삽을 떴고, 현재 전체 공정률은 85%를 넘어섰다. 계약 기준으로 완공은 내년 8월이지만, 모듈화 공법과 각종 첨단 기술을 동원해 공사 기간이 최소 1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오 PM은 "태국의 '터줏대감'인 삼성엔지니어링이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품질 보증과 공기 단축을 위해 삼성엔지니어링의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모듈화 공법 ▲Precast Concrete Building 적용(미리 생산한 기둥과 벽·슬래브 등을 현장에서 조립) ▲FRP(섬유강화플라스) Type 냉각탑(쿨링타워) 적용 등 혁신적인 기술력을 통해 품질을 준수하면서도 공기 단축을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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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삼성엔지니어링의 태국 'GC Oxirane Propylene Oxide(산화프로필렌) Project(PO)' 공사 현장에서 'PO Safety Stand Down' 안전행사를 개최했다. (제공 = 삼성ENG)
또 드론으로 공사 현장을 찍은 사진과 설계도면을 3D 디지털기술로 정합(整合)해 시공 현황을 점검하고, 공종 간 간섭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레이저 스캐닝(Laser Scanning)을 통해 주요 기계를 설치하기 전 설치 가능 여부도 꼼꼼히 확인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또 다른 플랜트 공사 현장인 'ORP'(Olefins Reconfiguration Project)는 '공간과의 전쟁'이 지금도 한창이다. 연간 50만t의 에틸렌과 25만t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플랜트 공사 현장으로 믿겨지지 않을 만큼 공사 현장은 협소했다. 또 산업단지 한복판에 공사 현장이 있다 보니 자재 하나 옮기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길이 92.6m, 무게 513t에 달하는 증류탑을 공사 현장으로 옮기는 일이 최대 난관이었다.

증류탑을 옮기는 길목에 물과 가스, 에어라인, 파이프 유틸리티, 하이드로카본 등이 지나는 관(파이프)이 50~60여개가 있었다. 증류탑을 옮기다 자칫 떨어트린다면 라용 산업단지 전체가 마비될 정도의 고난이도 작업이었다. 

현장을 총괄하는 김재홍(50) CM(construction manager)의 진두지휘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발주처와 주변 공장주를 설득했다. 발주처와 주변 공장주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집중적인 설득 작업 끝에 간신히 허락을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고심 끝에 결정한 철골 보강 작업과 충격 완화를 위한 7m 높이로 쌓은 모래 블록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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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삼성엔지니어링 이주식 EM(engineering manager·왼쪽)과 김재홍 CM(construction manager·오른쪽)의 모습.
김재홍 CM은 "공사 현장이 워낙 협소해 공종 간 간섭을 줄이고, 각종 장비를 활용하기 위해 시간 단위로 공사 스케줄을 조정하고,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사전 작업을 완벽하게 갖춰놔야 한다"며 "태국에서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삼성엔지니어링이 공사 현장이 좁다고 해서 공기를 못 맞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과 1991년 첫 인연을 시작으로 26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 26년간 3조원 이상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태국에서 뿌리내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 공기 준수, 발주처와의 신뢰관계가 한몫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태국 터줏대감답게 오는 2021년까지 예상되는 새로운 총 12건의 EPC(설계·조달·시공) 수주를 위한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김재홍 CM은 'ORP 현장은 좁은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끌어 모아야 하는 도전의 현장"이라며 "태국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 신뢰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전했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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