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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미사일 오보, 공습 사이렌…살얼음판 한반도 '아찔'

등록 2020-01-04 11:50:00   최종수정 2020-01-13 09: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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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 NHK 북한 미사일 발사 '황당 오보'
주한미군 동두천 기지서 공습 경보 '비상 사이렌'
로마군과 서고트족, 병사 화살 1발로 전쟁 초래
미국 독립전쟁 당시 기습 공격 첩보 메모 무시
문성묵 "실수나 오판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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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일본 NHK 방송은 27일 긴급 속보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잘못 보도한 뒤 오보를 사과했다. (사진=NKH 캡처) 2019.12.27.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지난해 연말 북한과 미국이 치킨게임을 벌이며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방송국과 주한미군 기지 측이 아찔한 실수를 저질렀다. 실수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우발적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서도 북미 대치가 이어지는 살얼음판 같은 국면에서 이런 실수가 또 벌어지면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해 12월27일 새벽 0시22분께 북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홋카이도 동쪽 해상 2000㎞ 부근에 낙하했다는 내용의 속보를 내보냈다.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NHK의 속보를 인용 보도했다.

NHK는 23분 뒤 정정 보도를 통해 "(미리 준비해놓은) 연습용 문장이고 사실과 다르다"라며 "대단히 실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보도 후 사실 여부 확인을 하느라 한국 언론 등에서도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오보를 낸 관계자 7명은 징계를 받는 등 후과를 감당해야 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미군기지인 캠프 케이시에서 '공습경보' 비상 사이렌이 실수로 잘못 울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캠프 케이시에서 26일 오후 취침나팔 대신 비상경보 사이렌이 잘못 울렸다.

오후 10시쯤 군 장례식에서 연주되는 노래가 취침나팔로 울려 퍼지게 돼 있었는데 비상경보 사이렌이 대신 울렸다. 비상경보 사이렌을 들은 부대원들은 당황했다. 일부 부대원은 군복 차림으로 밖으로 달려 나오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실수들은 자칫 우발적인 무력 충돌로 이어지거나 순식간에 전면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

세계사를 되돌아보면 실수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고 이로 인해 여러 나라의 운명이 바뀐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 겸 작가인 빌 포셋(Bill Fawcett)은 저서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에서 그 사례를 소개했다.

서기 378년 게르만족 일파인 서고트족은 훈족의 압박을 피해 동로마 접경지역인 트라키아 쪽으로 이주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로마군과 고트족 간에는 전투가 연일 이어졌다.

전투가 수년째 이어지자 결국 로마제국의 발렌스 황제까지 현장을 찾았다. 발렌스 황제는 서고트족 족장인 프리티게른이 있는 아드리아노플로 로마 대표단을 파견했다.

양측이 대치하던 중 로마 대표단 호위대 병사 1명이 긴장한 나머지 실수로 화살 1발을 서고트군 쪽으로 발사했고, 이에 서고트군이 일제히 화살을 퍼부어 로마 대표단이 대부분 사망했다. 이에 격분한 로마군 기병대가 공격에 나섰지만 이들은 숲속에 매복해있던 서고트족 기병대에 참패했다.

아드리아노플 전투 또는 아드리아노플 참사로 불리는 이 전투로 로마군은 4만명의 병력을 잃었다. 이후 로마는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서로마제국은 게르만 용병 대장 오도아케르(Odoacer)에 의해 멸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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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뉴시스] 이경환 기자 = 지난 18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를 중심으로 철조망이 둘러져 있는 모습. 2019.12.19.
로마 병사가 실수로 화살을 쏘지 않았다면 로마와 서고트족은 협상 끝에 화평 조약을 맺었을 것이고 로마는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빌 포셋은 설명했다.

반면 전장에서 정확한 첩보를 확보하고도 안일하게 대처해 패배를 자초한 사례도 있다.

미국 독립전쟁이 벌어진 1776년 당시 영국군 본대에 연전연패하며 궁지에 몰린 조지 워싱턴(초대 미국 대통령)은 그해 12월25일 부대를 이끌고 델라웨어 강을 건너 영국군 기지가 있던 뉴저지주 트렌턴을 기습공격하려 했다.

당시 한 농부가 워싱턴 부대의 동향을 미리 알아채 이를 트렌턴에 있던 영국군(독일 용병 부대)에게 알렸다. 신대륙 거주민 중에는 아직 영국왕에게 충성하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 있었고 이 농부는 그들 중 하나였다.

농부는 영국군을 이끄는 요한 랄 대령에게 달려갔지만 호위병은 그를 막아섰다. 카드 게임과 체스에 심취한 대령이 방해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다급해진 농부는 메모를 작성해 전달했지만, 랄 대령은 메모를 받고도 읽지 않았다.

그리고 이튿날인 26일 워싱턴이 이끄는 부대원 2400명이 얼어붙은 델라웨어 강을 건너 영국군을 덮쳤다. 영국군인 상당수는 잠들어있거나 크리스마스 파티 후 숙취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트렌턴 전투의 결과 영국군은 참패했다. 영국군 1500여명 중 22명이 사망하고 95명이 다쳤다. 1000명은 생포됐으며 400명은 도망갔다. 조지 워싱턴 부대는 영국군이 갖고 있던 음식과 의복 등 보급품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빌 포셋은 "대령이 농부의 메모를 읽었다면 숙련된 영국군은 기습 공격을 격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독립전쟁은 영국군의 승리로 끝나고 미국은 여전히 영국 식민지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역사 속 사례가 오늘날 한반도에서 재연되지 말란 법은 없다. 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해 잘못된 정보라는 사실을 파악하기 한층 쉬워졌지만, 반대로 잘못된 정보가 매우 빠른 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긴장 국면에서는 당국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실수나 오판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일본 방송국의 오보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것이 반격으로 이어진다면 충돌이 확산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번 주한미군의 경우도 실제 상황으로 오인돼 군사행동이 이어진다면 또 다른 확전의 빌미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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