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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우한폐렴' 1번환자 폐 사진 꺼냈지만…공항검역 '빈틈' 없었다

등록 2020-01-29 18:43:31   최종수정 2020-02-03 09: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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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中 입국자 1만9000명…질문서 1만8000장
신종 코로나 공포 커지면서 진료 요청도 증가해
인천공항 검역관 96명 전부…국방부에 증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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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텐진에서 입국하는 승객이 검역을 받고 있다. 2020.01.29.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 지난 19일 낮 12시15분 인천국제공항. 중국 우한시에서 출발한 35세 중국인 여성 A씨는 검역대에서 자신의 폐 엑스레이 사진을 꺼내들었다. 하루 전날 현지 병원에서 감기 처방을 받았지만 폐렴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도 현장 검역관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기침 증상은 없었지만 열이 38도나 됐고 A씨가 오슬오슬 춥고 떨리는 오한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검역관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떠난 지 하루 지나 발열 증상을 보인 A씨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게이트에서 즉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인천의료원으로 이송 조치했다.

판-코로나바이러스 PCR 검사 결과는 양성.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는 이렇게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시 사례 정의에 따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려면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안에 발열뿐 아니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같이 나타나야 했다. A씨를 조사한 검역관이 정의 이상으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상희 국립인천항공검역소장도 "조사관 판단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검역관이 A씨를 그대로 보냈다면 어떻게 됐을까.
 
다행히 인천공항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을테지만 A씨는 한국을 경유해 일본 삿포로를 들러 오사카까지 여행한 뒤 다시 한국을 통과해 살고 있던 우한시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하마터면 한국뿐 아니라 일본 검역까지 위태로울 수 있었던 셈이다.

#. 두번째 확진환자인 한국인 B씨(55세 남성)도 우한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는데 검역 과정에서 발열감시카메라상 발열 증상이 확인돼 건강상태 질문서 작성과 검역조사가 이뤄졌다.

B씨는 발열(37.8도)과 인후통이 있었지만 호흡기 증상이 없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는데 당시 김포공항 검역관은 반드시 택시를 타도록 하고 이상이 있으면 진단 받을 것을 단단히 일렀다. 다행히 B씨는 공항에서 혼자 택시를 타고 자택으로 이동했으며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집 안에서만 머물러 지역사회 접촉이 없었다.

접촉자가 95명과 172명에 달한 세번째, 네번째 환자와 달리 첫번째, 두번째 환자 접촉자가 45명, 75명으로 적을 수 있었던 건 이들이 모두 검역 과정에서 확인된 덕분이다.

이처럼 검역 과정은 감염병 여부를 즉시 발견하는 건 물론, 지역사회 추가 확산을 막는 1차 방어선이다.

그러나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인천공항 1차 방어선을 책임지는 검역관은 96명이 전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주야간으로 4개팀이 돌아가면서 인천공항 8개 검역대를 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평소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 1만9000명에 달한다. 게다가 28일 오전 0시부로 감염병 오염지역이 우한시에서 중국 본토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징구하고 있는 건강상태 질문서도 28일 하루에만 1만8000여장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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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텐진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2020.01.29. photo@newsis.com
이날 오전 10시40분, 검역관들은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항공기 승객 99명(한국인 21명, 중국인 71명, 기타 외국인 7명)과 중국인 승무원 9명을 상대로 검역을 진행했다.

검역관은 비접촉 상태로 이마나 목에 체온을 측정하는데 한 사람당 5초 정도가 소요됐다.
     
검역관들은 검역대를 통과하려는 승객들에게 "편찮으신 데는 없으시죠?" "아프신 데 없으시죠"라며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전화번호를 확인하면서 연락처가 없다면 친구 전화번호까지 물었다.

검역대에는 승객들이 건강상태질문서를 착실히 작성할 수 있도록 경찰관 6명이 배치됐다.

건강상태 질문서는 원활한 검역을 위해 항공기 내에서 미리 영어로 작성토록 하고 있다. 중국인의 경우도 영어로 써야 하며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주변 도움을 받아 작성할 수 있도록 미리 항공사들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비접촉 체온 확인과 건강상태 질문서는 1차 관문이다.

발열 등 증상이 있으면 2차 검역대에서 공보의가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여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선별진료소로 이동하게 된다. 인천공항에는 총 5개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24시간 움직이고 있다. 선별진료소는 증상을 확인하고 증상이 비슷한 인플루엔자 여부를 판단해 승객들을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른 의심 증상을 보이면 인플루엔자로 판명난 환자라도 공항 내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격리시설로 옮겨지게 된다. 원격진료실 1개를 포함한 총 50개 격리시설에서 48시간가량 검사 결과 등을 기다릴 수 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온 여행객도 증상의 경중을 따져 선별진료소로 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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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9일 오전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는 탑승객들이 고정검역대로 들어서며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고 있다. 2020.01.29. photo@newsis.com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해 격리하지 않아도 되는 승객에 대해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 번호를 알려주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연락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한숙 국립인천항공검역소 과장은 "우한 직항만 검역했을 때는 게이트 검역이 가능했지만 중국 전체에서 온 승객들을 검역하다보니 게이트마다 검역관(6명)이 있을 수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반드시 검역대를 들렀다 갈 수 있도록 브릿지 환승 통로는 현재 모두 막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선별진료소를 찾는 승객들은 늘어나고 있다.

김한숙 과장은 "불안해서 검사해달라고 오는 분들이 많다"며 "집에 가기 꺼려진다며 상담을 해 안전한지 확인받고 싶어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새 진단법이 검증을 거쳐 현장에 배포되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속진단 키트가 들어오면 대기 시간을 6시간까지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로서 역부족인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인천항공검역소는 군의관 21명, 간호장교 12명 등 국방부에 인력 파견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김상희 국립인천항공검역소 소장은 "현재 국방부에 군의관 21명, 간호장교 12명 등의 인력 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국방부에서 오후에 확답을 주기로 했고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내일 인력 지원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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