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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잘 만난 그림의 오욕칠정...가나문화재단 소장품 공개

등록 2020-01-30 11:04:15   최종수정 2020-02-10 10: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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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가나아트센터 'Gana Art Collection -한국 근현대 미술'
인사아트센터 'Gana Art Collection Ⅱ–한국의 수묵채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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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Gana Art Collection' 전시. 사진=가나문화재단 제공.2020.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2014년에 설립된 가나문화재단 소장품을 공개한 '가나아트 컬렉션' 전시가 열렸다.

한국 근현대 서양화는 'Gana Art Collection - 한국 근현대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3월 1일까지, 'Gana Art Collection Ⅱ – 한국의 수묵채색화' 동양화 전시는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 2, 3층 전시장에서 2월 23일까지 선보인다.

극소수의 유명 작가에 의존하고 있는 미술계의 현 상황에서,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작가군을 다시 상기하게 해준다. 특히 '한국의 수묵채색화' 전시는 재단이 처음 진행하는 한국화 특별전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그동안 가나문화재단의 근현대 한국화 소장품은 서양화 중심의 컬렉션 전시에서 동시대의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의미로 찬조 출품되는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재단이 한국화 재도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소장품을 활용하여 한국 미술계의 장르간 균형적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별도의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나아트 컬렉션의 강점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폭넓게 아우르는 소장품의 체계적인 구성과 다양성에 있다.

 전시는 1900년대 초반, 앞 시대의 전통 위에 피어난 한국 미술을 표현 매체를 기준으로 서양화와 동양화 두 가지 갈래로 구분했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소개한 'Gana Art Collection Ⅰ - 한국 근현대 미술' 전시는 김환기, 박수근, 권진규를 포함한 작고작가 23인의 작품 50여점을 전시했다. ‘시작과 절정’과 ‘재발견’이라는 소주제로 작가와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각각 1전시장과 2전시장에 나누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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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Gana Art Collection' 전시. 사진=가나문화재단 제공.2020.1.30. photo@newsis.com

전시의 도입부, ‘시작과 절정’을 여는 작가는 나혜석과 구본웅이다. 전통을 딛고 일어선 선각자 나혜석의 1920년대 유화를 시작으로, 절정의 동력을 제공한 천재 구본웅의 인물화, 풍경화를 공개한다. 이후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절정기를 연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장욱진, 권진규, 문신의 대표작을 배치하여 한국 근대 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권진규의 유화 작품과 다양한 형상의 조각상을 동시에 전시한다. 가나문화재단의 권진규 컬렉션은 특별전이 가능할 정도의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권진규의 명성은 주로 조각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기에, 이번에 선보이는 두 점의 유화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전시장은 총 15인의 작고작가, 약 30여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순간을 작가와 작품으로 정리하고자 했다. ‘재발견’이라는 제목은 권옥연, 김경, 남관, 문학진, 박고석, 박상옥, 박영선, 손응성, 이달주, 이봉상, 이수억, 정규, 최영림, 한묵, 함대정등 15인 작가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가나문화재단 소장품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기 위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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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억, 6.25 동란, 1954, 캔버스에 유채, 96x160cm. 사진=가나문화재단 제공. 2020.1.30. photo@newis.com

연도가 명기된 작품 중 시기가 가장 앞선 작품은 이수억의 1954년작 '6∙25 동란'이며, 유존작이 적은 김경과 한묵의 50년대 유화와 정규의 인물화 등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작업들이 전시된다. 또한 산의 화가 박고석의 보기 드문 인물화 '여인', 얼굴 표현과 옷의 검은 색채가 인상적인 최영림의 '자화상'과 2019년 작고한 문학진의 70년대 작품도 공개한다.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Gana Art Collection Ⅱ – 한국의 수묵채색화' 전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수묵채색화를 선보인다.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우향 박래현, 월전 장우성, 남정 박노수, 내고 박생광, 고암 이응노, 권영우 총 8명 작가의 주요 작품 50여점이다.

흔히 ‘전지 사이즈’라고 일컫는 큰 작품들로, 가나재단은 "작가의 화풍과 특징이 뚜렷한 작품들로 선정하여 관람객들에게 각 작가별로 확실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한국화의 거장 청전 이상범의 작품들로 시작된다. 유명한 ‘청전 양식’의 태동기1950년 작 '추경'부터 대한민국 문화훈장(대통령상)을 수상한 1962년 '제11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청전이 초대작가 및 고문으로 출품한 작품 <산음촌가(山陰村家)>를 비롯, 말년기에 해당하는 1970년 작 '사계산수도' 병풍까지, 청전 이상범의 화업 전반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2전시장은 ‘한국화의 전성기’라는 주제로 운보 김기창, 우향 박래현, 월전 장우성, 남정 박노수 네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했다.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의 미술계는 ‘육대가(六大家) 스승들이 닦아놓은 초석 위에 운보 김기창이라는 대형 작가를 위시로 한 ‘한국화 전성시대’를 누린다. 전통을 기반으로 하나 훨씬 과감해진 수묵의 운용과 서양화법의 수용 그리고 변화된 시대미를 녹여낸 채색기법이 돋보이는 세련된 한국 수묵채색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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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내고 박생광, 무속 Ⅱ, 1980년대, 한지에 수묵채색, 135x135cm. 사진=가나문화재단 제공. 2020.1.30. photo@newsis.com

3전시장에서는 ‘한국화의 새로운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내고 박생광, 고암 이응노, 권영우 세 작가를 소개한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자성으로 자신만의 확실한 미학을 창조하며 새로운 한국화의 방향을 모색한 작가들이다. 내고 박생광의 작품으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는 민속과 무속을 주제로 한 강렬한 채색화 중에서 유명한 ‘무속 시리즈’ 두 점과 '힌두사 Ⅱ'를 선보인다. 고암 이응노는 전통적 필묵에서 발견한 현대성을 승화시킨 ‘문자 추상’과 ‘인간 군상’ 위주의 작업들로 구성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권영우의 작품들이 다수 전시된다. 권영우는 최근 단색화 열풍으로 다시금 유명해졌지만,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적 재료로 전에 없던 새로운 한국화의 세계를 창조하여 한국 현대 미술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된다. 이번에 공개하는 권영우의 작품들은 대부분 80년대 작가가 파리에서 작업하던 시절 완성한 것으로, 대중에 처음 공개하는 작품들도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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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Gana Art Collection' 전시. 사진=가나문화재단 제공.2020.1.30. photo@newsis.com

한편 가나아트 컬렉션은 2018년의 제주도립미술관 전시를 시작으로, 2019년 정읍시립미술관과 여수 GS 예울마루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가나아트 컬렉션 공개는 가나문화재단이 주창하는 문화자산의 공익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또한 재단의 설립 목적과 운영 방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노력으로, 소장품의 구성과 소장 철학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 미술계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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