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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올인' 트럼프, 美 대북라인까지 교체…"북핵 현상 유지"

등록 2020-02-12 15:13:19   최종수정 2020-02-17 09: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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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웡 美대북특별부대표, 유엔 대사급 지명
핵심 대북 협상라인 교체에 한반도 여파 불가피
트럼프 "대선 전 북미 협상 원치 않아" 전해져
美, 비핵화 빅딜 어려운 상황서 상황 관리 주력
北, 전략적 도발 전망 속 신종 코로나 대응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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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이문희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회동을 위해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2020.02.1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대북 문제를 다루는 미 행정부의 태도에 잇따라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핵심 대북라인 인사를 교체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3차 북미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며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도 파장이 우려된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유엔(UN) 특별 정무 차석대사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는 웡 부대표가 한미 워킹그룹 협의차 한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사다.

그간 웡 부대표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함께 대북 업무를 관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비건 대표가 부장관으로 승진한 후에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웡 부대표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웡 부대표는 이번에 방한해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북핵 차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한반도 업무를 맡았던 마크 램버트 대북특사가 지난 1월 유엔 다자연대 특사로 자리를 옮린 데 이어 잇따라 대북 라인이 교체되며 외교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인 비건 대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 올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당분간 대북 문제에 대한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비건 부장관이 사실상 북한 문제에 신경쓰기 힘든 상황에서 웡 대표까지 빠질 경우 북미대화는 물론 개별관광 등 현안에서 호흡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 행정부 내에 북한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전까지 대북 문제를 관리하는 수준으로 다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데 이어 대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는 징후는 계속 포착되고 있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고위 고문들에게 '11월 대선 전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협상이 결렬된 후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CNN에 북미 협상을 "죽었다"고 묘사했다. 대북 외교가 계속 별 성과를 보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캠페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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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두고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을 시도한 민주당을 향해 "한심한 당파전"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2020.02.11.
북미 비핵화 협상은 지난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10월 스톨롬홀 실무협상까지 결렬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위협하며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역시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빅딜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섣불리 협상을 시도하기보다는 새로운 도발을 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수준에서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재 애틀란틱 카운슬 주최 좌담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개최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좋은 합의를 얻을 수 있다면 누구와도 정상회담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좋은 합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에 좋은 합의'라는 조건을 거듭 강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 최대 과제로 북한과 협상을 통해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북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확실해 미국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고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에서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로 인해 북한이 미 경선 과정에서 전략적 도발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다만북한이 신종 코로나 방역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즉각 행동에 나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염병까지 확산되면 민심 수습이 안 된다"며 "3월 한미연합훈련에 즈음해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높았지만 신종 코로나 진행 상황에 따라 뒤로 밀릴 수 있다. 다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 놔두지는 않고, 약한 고리가 나타난다면 금지선을 넘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북 협상 라인 교체와 미 행정부의 태도 변화로 문재인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 협력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는 대사급으로 상원 인준이 필요한 만큼 당장 공석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대북 제재 완화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한미간 긴밀한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비관론을 경계한 채 남북 협력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성장 센터장은 "개별관광과 남북 철도 연결 모두 중요하지만 큰 문제를 풀지 않고 작은 문제를 풀  수 없다"며 "개별 관광 문제보다 북한의 보건 체계가 취약하다는 점에서 당장 마스크나 방호복, 방역약품 등 인도적 지원을 통해 대화 물꼬를 트는 게 북한과의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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