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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을 막아라]삼성·SK하이닉스, 日규제 이어 코로나까지..."항상 최악상황 고려"

등록 2020-02-21 14:45:31   최종수정 2020-03-09 09: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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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인한 위기 '블랙스완' 대처 위한 비상대응체제 '탄탄'

'코로나19' 반도체 피해 他 산업군 비해 적겠지만 TF 구성·컨틴전시 플랜 마련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정부 기준보다 엄격한 신속 대처...교육생 '음성' 판정

中 생산 비중 삼성 25%, 하이닉스 35~40%... 최악 경우땐 국내서 생산량 보완

"지난해 日 규제 이어 해외 의존도 돌아보고 비상사태 대응 중요성 각인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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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현재 세계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단순히 바이러스 전파로 감염자가 증가하는 수준을 넘어 실물 경제에도 크나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뉴시스는 우리 기업들이 이른바 ‘블랙스완(Black swan :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을 막아내고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평소 어떤 비상대응체제를 갖추고 있고, 또 이에 대한 대비책을 어떻게 강화할 계획인지를 소개하는 특집기사 '블랙스완을 막아라'를 준비했습니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 사업장을 보유하거나 부품을 수입하는 등 중국 관련한 국내 기업의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앞에도 중국 우한지역에서 퍼진 '코로나19'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현재까지는 생산뿐 아니라 부품이나 원료 공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위기가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사태를 점검하고, 부품 소재에 대한 영향도 면밀하게 파악 중이다. 사태 장기화에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중국 산시성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장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큰 특이사항이나 조업상의 차질을 겪지 않았다. 이들 사업장은 반도체 생산 공정 특성상, 당초보다 기간이 일주일 이상 늘어났던 중국 춘제 연휴에도 최소 인력을 동원해 정상 가동해왔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와 관련, "사태가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라인의 생산 및 출하 뿐 아니라 시안 2공장 증설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시안 2공장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에도 변동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우시 및 충칭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은 최소 인력으로 가동돼 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영향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물류 및 공장 생산에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다른 산업군에 미치는 타격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는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다양한 대응책을 수립해 놓았다.

최근 국내 확진자 급속 증가세 속에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교육생 중 한명도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판명되자 회사는 미리 준비된 지침에 따라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교육생 같은 반 30여명 뿐아니라 교육생 전체, 나아가 교육생들 280여명과 또 동선이 겹쳐던 임직원 500여명에 대해 자가 격리조치를 취했다. 해당 밀접접촉자는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직원의 안전과 공장 가동 및 생산에 차질을 없애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정부 기준보다 더 엄격히 진행했던 SK하이닉스의 신속한 대처가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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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업 기밀과 관련된 내용이라 언급을 회피했지만 ▲소재 및 장비 수급 차질 가능성과 관련한 서플라이 체인의 복선화 ▲생산 인력 부족 사태에 대비한 수급 대책 ▲제품 운송 등 물류 상의 문제와 관련한 중국 당국과의 유기적 협조체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수립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팹이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고, 춘제 전에 자재를 비축해 단기적 공급 부족을 피할 수 있다"면서 "출하와 관련해서도 중국내 반도체 공장들은 특별허가를 통해 제품을 운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은 각각 25%, 35~40% 정도로 추산되며, 중국 생산량 감소 시에도 한국 생산을 통해 보완이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상대응체제는 지난해 국내 반도체 업계를 강타했던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때에도 빛이 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발 빠른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실제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의 확산과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돌아보게 했고, 특히 예상치 못한 비상사태에 대한 대책 수립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면서 "기업 경영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과 함께 할 수밖에 없고, 위기 대응 능력은 CEO의 중요한 역량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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