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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분석] 주도 세력은 누구

등록 2020-05-07 14:47:02   최종수정 2020-05-19 08: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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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활동계좌의 절반이상이 20대와 30대"

비대면 통해 계좌 개설, 키움에서만 100만개 늘어

커뮤니티서 삼성·원유·해외주식 투자 논의

프로그래밍 배우는 스마트 개미들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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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국내 증시의 판세를 뒤엎고 있는 동학개미들의 주도 세력은 주린이(주식+어린이 합성)로 불리우는 2030세대들로 나타났다. 활동계좌수의 절반 이상을 20대와 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인터페이스와 편의성이 좋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서로 추천하고, 종목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있다. 주식투자 관련 유투브 채널도 구독하고 해외투자에도 손을 뻗고 있다.

여기에 나아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며 자신만의 알고리즘 매매를 만드는 스마트 개미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비대면으로 주식투자에 입성하는 2030세대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활동계좌수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935만개로 집계됐다. 이후 4월말까지 3125만개로 주식활동계좌가 늘었고, 이 중 20~30대의 투자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특징은 직접 증권사 지점에 들러 계좌를 만드는 것이 아닌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키움증권의 비대면 계좌 고객수가 폭증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4월말 기준) 키움증권의 신규계좌 개설수는 102만개로 집계됐다. ▲1월 14만3000개 ▲2월 16만개 ▲3월 43만1000개 ▲4월 28만6000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됐다. 키움증권은 지점이 없는 증권사로 해당 계좌개설 고객 모두 온라인 유입이다.

더불어 삼성증권도 비대면 계좌 고객 증가에 힘입어 비대면 계좌의 총 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1조를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비대면 고객 자산은 작년말까지 7조6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4월말 기준 11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네달사이 무려 4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MTS 체결액과 비중도 높아졌다. 작년 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체결한 MTS 결제액은 45조9732억원이었으나, 지난달 162조7667억원으로 급증했고 비중도 49.59%에서 55.03%로 증가했다.

◇정보 수집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투브

주린이들이 주로 정보를 수집하는 곳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주식 관련 게시판과 인터넷 카페이다. 최근 주식을 시작한 2030세대들 대다수가 이곳에서 주식투자 방법을 문의하고 투자에 입문했다.

먼저 코스피가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2월말부터 3월 중순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MTS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주식을 처음 투자하는 주린이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한 플랫폼을 찾기 위함이다.

인터넷 특성상 다양한 투자자들이 있어 연령대와 투자처, 투자성격 등에 따라 플랫폼 추천도 갈렸다. 대체적으로 수수료 이벤트가 진행 중인 곳의 HTS를 추천하거나 UI(유저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인 MTS에 대한 추천이 가장 많았다. 반면 해외주식을 투자하는 경우, 환전 없이 거래할 수 있거나 환전 우대율이 높은 곳을 주로 추천했다. 또 유투브를 통해 증권사의 수수료를 비교하고 MTS를 가입하는 주린이들도 다수 보였다.

국내외 종목과 투자에 대한 문의도 쏟아졌다. 3월초에는 삼성전자 투자에 대한 글이 쏟아졌고, 3월 중순 이후에는 원유 전망과 투자 방식에 대한 정보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해외직구를 통해 원유 상승시 3배의 수익률을 내는 ‘US Big Oil Index 3X Leveraged ETN(상장지수채권)’을 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램데시비르 개발사 길리어드에 대한 정보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돼 상승이 나올 것이라 분석했고, 일부는 기존 다른 매출들이 부진해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길리어드의 주식 규모는 537만6356달러(약 65억원)다.

◇스마트해진 투자, 프로그래밍 활용하는 동학개미들도 등장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며 투자하는 스마트 투자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개미들이 파이썬 코딩프로그램 모임 갖고 있다. 파이썬은 1991년 발표된 인터프리터 방식의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프로그래밍 언어 가운데 낮은 난이도를 갖추면서 범용성을 갖췄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는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오픈API를 받아 파이썬으로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함이다. 이를 활용하면 대형 금융기관만큼은 아니나 투자자 자신만의 알고리즘 매매를 구축할 수 있다. 이에 일부 투자카페,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파이썬 관련 조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여기에 R프로그래밍을 활용하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R프로그래밍은 다양한 통계 기법과 수치 해석 기법을 지원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에 많이 활용되면서 퀀트 투자에 활용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퀀트 투자까지 활용하는 전문적인 개미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몰라 젠포트를 활용하고 있는 동학개미들도 늘고 있다. 젠포트는 주식투자형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이다. 투자자가 직접 알고리즘 매매 조건을 설정하면 이에 맞춰 로보 어드바이저가 자동으로 매수와 매도를 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무료로 개인이 쉽게 전략을 구성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과거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시험해보는 백테스팅은 유료 서비스다. 이에 젠포트를 전문적으로 운용하고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생겨나면서 이를 활용하는 개미 또한 늘어나고 있다.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단타적 성향이 강하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강점이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단타 성향을 부추기나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을 가져가 시장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단타로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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