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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주한미군 감축하면 전국 곳곳 미군기지 반환 속도 날까

등록 2020-07-26 09:50:00   최종수정 2020-08-05 10: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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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공여구역 불필요해지면 한국에 반환 의무
반환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있지만 오염 우려
이남석 "캠프 하야리아 교훈 토대로 손실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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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시민대표들이 21일 서울 용산기지 동남측 장교숙소 5단지에서 열린 '용산공원부지 내 장교숙소 개방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0.07.21. photo@newsis.com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로 주한미군 병력 일부가 감축되면 미군 기지 반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남석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국방정책연구 2020년 여름호에 기고한 '주한미군 반환기지의 개발 과정에서 오염 정화 문제의 영향'이란 글에서 미군 기지 반환 현황을 설명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와 1966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2조에 따라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데 필요한 구역과 시설을 공여구역이란 이름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있다.

미군 감축 등 이유로 공여구역이 불필요하게 될 경우 미국은 공여구역을 우리나라에 반환해야 한다. 주한미군지위협정 2조 3항은 "합중국이 사용하는 시설과 구역은 본 협정의 목적을 위하여 더 필요가 없게 되는 때에는 언제든지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합의되는 조건에 따라 대한민국에 반환되어야 하며, 합중국은 그와 같이 반환한다는 견지에서 동 시설과 구역의 필요성을 계속 검토할 것에 동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에게 제공된 공여구역은 주한미군지위협정 발효 직후인 1969년에는 277개 기지, 4억2644만평(약 1409㎢)에 달했다. 이 면적은 1970년과 1972년에 크게 줄었고 이후 소폭의 확장과 감축을 겪으며 2002년에는 96개 기지 7400만평(244.6㎢)이 됐다. 2014년 기준으로 전국에 남아 있는 주한미군 공여구역은 129개소다. 면적은 약 242㎢로 여의도 면적(2.9㎢)의 83배다. 그 중 87%가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다.

냉전이 끝나고 한반도 안보 상황이 변화하면서 2000년대 들어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공여구역 반환이 논의됐다. 전방지역에 소규모 미군 기지가 분산돼 유지·관리에 한계가 있고,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시설 통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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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뉴시스】양규원 기자 =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군기지가 설치돼 있는 경기 의정부시가 10일 기존 반환된 미군 공여지 5곳과 2016년 이후 반환 여부가 결정될 3곳 등 관내 미군 기지의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의정부시 미군 공여지 발전 종합계획 위치도.(사진=경기 의정부시 제공) mat1993@newsis.com
미군 기지를 바라보는 국내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 도입과 지속적인 도시화로 주한미군 기지는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간주됐다. 군사 훈련에 따른 환경 피해와 사회·경제적 갈등에 따라 미군 기지 이전 또는 폐쇄 요구가 지속적으로 분출했다.

이에 미국은 한반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를 통합하자고 우리 정부에 제안했다. 양국 정부는 전방지역에 있는 기지를 한강 남쪽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양국은 2002년 경기 동두천과 의정부 등 한강 이북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를 평택 기지로 옮기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을 마련했고 2003년에는 서울 용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용산기지이전계획(YRP)에 합의했다. 이 같은 재편 작업 후에도 존치되는 미군 기지는 평택·오산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권역과 대구와 군산 등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권역에 있는 총 50여곳이다.

주한미군 중·대대급 부대 이전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주한미군 지상군 전력의 핵심인 미 8군 사령부는 2017년 7월 용산에서 평택으로 이전했다. 주한 미 8군과 7공군, 해군, 해병대 등을 예하에 둔 주한미군 사령부 역시 지난해 6월 평택으로 이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강원 원주시와 경기 부평시, 동두천시에 있던 기지 4곳이 반환됐다.
 
향후 미군이 반납해야 하는 기지 중 서울에 있는 구역은 중구 극동공병단을 비롯해 용산구에 있는 미 8군 종교휴양소, 니블로 배럭스, 캠프 킴, 501정보대, 캠프 모스 일부, 수송부, 용산 기지 등 8곳이다.

서울 외 지역에는 14곳이 있다. 대구에 있는 캠프 워커 헬기장, 하남에 있는 성남 골프장, 의정부에 있는 캠프 잭슨과 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 동두천에 있는 캠프 모빌, 캠프 케이시, 캠프 호비 본체, 평택에 있는 알파 탄약고, CPX 잔여지, 험프리 소총 사격장, 군산의 군산비행장 일부, 포항의 해병포항파견대, 영월의 필승사격장 일부 등이 반환 대상이다.

반환되는 기지 중 26개는 지방정부가 매입해 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6개 반환 기지의 평균 면적은 약 344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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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미군기지 현황.(사진=동두천시 제공)
주변지역 주민의 재산권과 환경권을 제한해 온 주한미군 기지가 반환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지 반환과 개발 작업은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이유는 기지 내 환경오염 정화 책임을 둘러싼 한미 간 갈등, 경기 침체로 인한 낮은 민간 투자, 지방정부의 재원 부족 등이었다.

기지 현황이 어떤지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지방정부가 2008년 발전종합계획을 세웠을 때 주한미군 기지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군사 안보 측면에서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되기 전에 현장과 시설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불투명한 환경오염 조사 결과와 불확실한 반환 일정 역시 부지를 매입해 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지방정부 또는 사업시행자에게는 위험 요소다. 게다가 오랜 기간 왜곡된 공간 구조를 개선하고 적절한 도시 기능을 부여하는 것도 난제다.

그럼에도 현재 전국 곳곳에서 기지 반환과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주한미군 기지 반환 사업이 가장 먼저 완료된 곳은 부산의 캠프 하야리아다. 부산 도심에 위치한 캠프 하야리아는 대규모 시민공원으로 바뀌었다. 의정부의 캠프 카일·시어스는 복합행정타운으로 개발되고 있다. 동두천에 있는 캠프 님블은 수변공원으로 조성됐으며, 캠프 캐슬은 대학 캠퍼스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민간 자본으로 추진될 계획이었던 대학 캠퍼스 사업은 대부분 실패했으며 계획이 변경되거나 규모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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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부산시설공단은 가정의 달인 오는 5월에는 부산시민공원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개방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2017.04.27. (사진 = 시설공단제공) photo@newsis.com
그 중 대규모 시민공원으로 개발된 부산의 캠프 하야리아는 긍정적인 평을 듣고 있다. 기존 하야리아 기지 인근 도로 체계와 도시 환경이 개선됐다. 공원 주변 아파트 가격도 상승했다.

이남석 연구원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공원 인접성과 아파트 가격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시민공원 조성계획이 결정된 2010년부터 공원 거리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했다. 이는 주한미군 반환 기지가 도심 근린공원으로 개발됨에 따라 주변지역 토지 이용가치가 증가해 주민 재산권 증진에 기여했음을 뜻한다.

하지만 시민공원 조성 과정에서 제기된 오염 정화 문제는 주한미군 반환기지 개발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하야리아 기지를 연구한 결과 기지 오염 정화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해소되지 않아 공원 조성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향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돼 미군 기지 반환에 속력이 붙을 경우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향후 다른 지역의 주한미군 기지를 공원이나 주거지역으로 개발할 때 오염 정화 문제는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며 "캠프 하야리아 사례로부터 얻은 교훈을 토대로 오염 정화 계획을 철저히 수립해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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