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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쏘아올린 '시장 無공천' 화두…與 논쟁 불붙었다

등록 2020-07-21 18:39:42   최종수정 2020-07-27 08: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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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무공천' 주장에 '공천' 김부겸·박주민 대립

당권·대권주자들 가세에 '신중' 이낙연도 강한 톤

이낙연 "연말의 문제를 왈가왈부, 현명한 일인지"

최고위원 후보들도 목소리…'당원에 물어야' 우세

이해찬 "공천, 연말에 결정하면 돼"…길 열어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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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7.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의 막이 오르면서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둘러싼 갑론을박에 불이 붙고 있다.

더욱이 족쇄를 푼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無)공천을 주장하며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자 대권주자·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모두 논쟁의 한복판에 휘말리며 재보선 공천 문제가 때 이르게 부상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에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놨지 않느냐"며 "그러면 지켜야 한다. 이런 상황을 상상 못했다. 그렇다고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무공천을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정치인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고,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얼마에 팔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가격이 폭등해 누가 2배로 준다고 해도 그냥 옛날에 계약한 대로 판다.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 정치는 어떻느냐. 안 믿지 않느냐. 또 거짓말하는구나 (한다)"고 꼬집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광역단체장 성추문 사태에 따라 민주당에선 이들 지역의 내년 재보선 공천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박 시장 장례를 마친 뒤 이낙연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 당권주자 사이에서 공천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긴 했지만 이 지사가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것이다.

이에 김부겸 전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의원의 '7개월 당대표' 논란을 겨냥해 "무엇보다도 내년 3월에 사임을 하시게 되면 4월에 치러질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는 어떻게 누가 책임는가"라며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대선 후보로서 바로 가시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나아가 "공천이 꼭 필요하다면 당 대표가 회초리를 대신 맞아줘야 한다. 그래야 후보들은 늠름하게 시민들 앞에 나설 수가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당 대표가 되면 그런, 손에 흙을 묻히고, 말하자면 대신 매를 맞는 당 대표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권주자 중 처음으로 공천을 주장한 바 있다.

당대표 선거에 전격 뛰어든 박주민 최고위원도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듣고 신중히 결정해야할 문제라 생각한다"며 "미리 안 된다고 선을 긋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가 됐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박 최고위원은 당초 부산시장 재보선 무공천을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선 "그 당시 말씀드린 상황과 지금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당헌당규를 지키는게 책임지는 모습이냐, 공당으로 1500만명 유권자에 선택권을 주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공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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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7.21. [email protected]

당초 이낙연 의원은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가부간의 언급을 삼가며 확전을 경계해왔다. 1위 대권·당권주자인 만큼 후발 주자들과의 논쟁에 휘말려 '디딤돌'이 되는 것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가 공천 문제에 목소리를 높인 것을 시발점으로 논쟁의 복판으로 점차 끌려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듯 이 의원의 메시지 '톤'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문제와 관련해 "지금부터 논란을 당내에서 벌이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우리가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다음의 문제, 뒤에 오는 문제인데 뒤에 오는 것을 먼저 끄집어내서 당내에서 왈가왈부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연말까지는 (기다려야) 해야 되는데 몇 개월 전부터 다른 할 일을 제치고 그걸 먼저 토론, 논쟁하는 것은 썩 지혜롭지 못하다"고 했다.

앞서 그는 14일에는 "시기가 되면 나도 할 말을 하겠다"라고 말했고, 16일에는"(현) 지도부에서 후보와 관계 없이 (당헌 개정을) 하거나 말거나 하는 게 정당하다. 그건 후보들이 말하기 부적절한 사안"이라며 논쟁과 거리를 뒀다.

'왈가왈부', '지혜롭지 못하다' 등의 표현이 이전과 비춰봐서 도드라지게 강한 톤의 메시지라는 것이 이 의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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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6.23.  [email protected]

이 의원은 나아가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동반 급락하는 등 민심 이반 징후와 관련해 "나 자신도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었다. 제가 제안을 드리고 건의를 드렸는데 반응이 며칠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일련의 논란에서 민주당 대응에 유감을 드러내며 현 지도부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까지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등록을 마친 최고위원 후보들도 재보선 공천과 관해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인천 재선 신동근 의원까지 후보 등록을 할 경우 최고위원 후보만 9명에 달하게 된다.

우선 이재정·노웅래·소병훈·한병도·김종민·양향자 의원은 '공천 여부에 대해 당원 뜻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천 여지를 남기는 입장이다. 이중 김 의원은 "나는 (무공천 원칙이) 당헌으로 결정될 때도 분명히 반대했다"고 말했고, 양 의원은 "(정당은) 표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밝혀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원욱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은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어떤 것이 공정인지, 내로남불은 하지 않는 자세와 태도로 새로운 논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현직 지자체장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신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회견은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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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21. [email protected]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지사가 (해당 문제에 대해) 답변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시장 경선은 내년 2월 정도에 해야하고, 연말쯤 후보를 낼지 말지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메시지가 재보선으로부터 불과 11개월 후인 대선을 고려해 무공천 주장을 눌러 차기 지도부에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3선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시기에 '혼자 멋있기 운동'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속상해 하고 있는 동지들을 먼저 살피라"면서 이 지사를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영남권 중진 김두관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은 잘했든 못했든 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권자의 심판을 당당히 받아서 반성도 제대로 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공천 불가피론의 목소리를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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