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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남자 육아휴직도 회사가 감당해야할 몫" 육동현 싸이버원 대표

등록 2020-08-06 06:05:00   최종수정 2020-08-24 10: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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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직장 보장되면, 이직율 줄어 회사 운영도 안정적"
남자 육아휴직, 中企에선 '그림의 떡'…대기업 절반도 안돼
"직원 퇴사해 또 뽑는 것보다 기존 인력 확보하는게 낫다"
"직원과의 소통으로 회사가 미리 대비하면 큰 문제 없어"
"직원·기업의 동반성장 중요…지속성장가능 시스템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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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육동현(52) 싸이버원 대표 (제공=싸이버원)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남자 직원들도 육아휴직을 많이 가고 있으며, 1년 가까이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육동현(52) 싸이버원 대표는 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원들에게 잘 해주는 것이 낫다. 어차피 이것은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인력 풀이 많지 않고, 직원이 회사를 나간 뒤 동일한 스펙을 지닌 인재를 뽑는게 쉽지 않다"면서도 "직원을 (나가지 않도록) 미리 잡아놓는게 회사 인력 운영 측면에서 보면 더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가 꾸준히 각종 직원 복지를 시행하다 보면 회사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된다"며 "안정적인 육아와 직장이 보장되니, 자연스럽게 이직율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게 돼 보다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2005년 설립된 싸이버원은 보안관제·보안컨설팅 서비스, 통합보안관리시스템(SIEM) 구축 등 보안서비스와 관련된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종합 보안전문기업이다. 국가지정 정보보호 전문서비스기업 19곳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인력을 갖췄다. 보안관제, 보안컨설턴트, 개발자, 엔지니어 인력이 200명이 넘고 전체 직원 중 90% 이상이 보안전문인력이다. 직원 250여 명 가운데 85%가 남성이다. 여성은 물론, 남자 직원들도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라고 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여자 직원들이 보통 육아휴직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남자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육동현 대표는 "육아 휴직을 쓰고 복귀하는 것이 다른 직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직원들이 볼 때 그것이 자신들의 '미래 모습'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육아휴직 제도는 예전부터 권장했는데, 직원들이 안정감을 갖고 회사를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IT(정보기술) 업계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업체들이 야근이 많은데다 육아휴직에 인색하다는 오명을 들어왔다. 3년 전에는 고용노동부가 출산휴가자 수 대비 육아휴직률 30% 미만 사업장, 임신·출산·육아를 사유로 한 부당해고 의심 사업장 등 모성 보호 위반이 의심되는 사업장들을 선정해 집중 감독하기도 했다. 그 후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비율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남성 직장인이 육아휴직을 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중소기업에서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한 보안업체에서는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낸다고 얘기했다가 상사가 "회사에 피해를 주니 하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잡코리아가 올초 직장인 15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내에 육아휴직을 쓴 남성 직원이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26.2%에 그쳤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직장인은 20%로, 공기업(49.7%)과 대기업(45.3%) 직장인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남성 직장인들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낼 수 있는 중소기업은 찾아보기 힘든게 현실이다.

육동현 대표도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서는 휴직을 낸 직원의 업무를 대체할 인력을 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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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육동현(52) 싸이버원 대표가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싸이버원 본사 사무실에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싸이버원)
이에 육 대표는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공백은 회사 복지비용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1팀, 2팀 백업팀이 있지 못하다보니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직원에게 "대체자가 없으니 참아달라"고 한다"며 "그러나 요즘은 아이를 아내 혹은 남편이 돌봐야만 하는 불가한 상황들이 많이 있다. 또 적절한 시기에 아이 부모가 키워야 하는 것도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를 봐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직원은 회사를 나가게 된다"며 "회사는 대체자를 뽑아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기존 인력을 확보하는게 낫다. 이는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고, (업무공백을) 얼마나 미리 준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자가 발생해도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회사가 대비할 시간을 갖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육 대표는 "직원이 육아휴직을 언제 내겠다고 말하면 회사가 준비할 수 있다. 반면 꽉 막힌 회사는 직원이 조용히 나갈 것이다. 이 경우 기업이 대체자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 여유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열어주면서 회사에 '미리 알려달라. 우리도 준비하자'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업무공백은 메꿔진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잠재적 퇴직자가 줄어들어 회사에도 이익이 된다고 했다. "그런 일(육아휴직 처리과정)을 바라보는 직원들 본인도 '아이를 낳고 회사를 다녀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소속 기업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잠재적 퇴직자들도 줄어든다"고 그는 말했다.

장기 근속자들이 많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편"이라며 "IT 업계 특성상 이직이 잦은 특성이 있지만, 타 보안업체 대비 이직률은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싸이버원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3년 간 일하고 무급휴직을 내 유럽여행을 가는 등 직원들이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육 대표는 "저도 과거 대우통신을 다녔을 때 사원이었다. 사원부터 시작해서 그 마음을 아는 것"이라며 "그러한 체계 속에서 생각하면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했다.

직원 복지만큼이나 육 대표가 신경을 쓰는 것은 직원과 기업의 동반 성장이다. 그는 "경쟁력을 갖춘 직원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가치있게 회사와 '고 투게더(함께 가자·go together)'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최고의 보안회사가 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지속성장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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