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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北, 2인자 김여정이 '위임통치'…김정은 건강 이상 無"(종합)

등록 2020-08-20 18:43:08   최종수정 2020-08-24 09: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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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제·군사 권한 부분 이양…책임 회피 목적"

"'통치 스트레스' 줄이는 차원…후계자는 결정 안 해"

"강원, 황해 수해 심각…영변 핵시설 침수 동향 없어"

"코로나 재확산 위기 고조…국경 통제로 외화 부족 심화"

"신포조선소, 고래급 잠수함·수중사출장비 식별 지속적"

"2019년 0.4% 성장, 2020년은 이대로 가면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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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8.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성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전반적인 권한을 이양해 '위임통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국회에 보고했다.

북한은 또 이번 장마철 폭우로 강원도와 황해남북도를 중심으로 큰 홍수 피해를 입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기간 국경을 봉쇄하면서 외화난에 직면해 경제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국정 전반에 위임통치를 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은 전혀 없으며 후계자도 결정 안 됐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전했다.

하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 권력이지만 과거에 비해서 권한을 이양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대남, 대미, 대남정책 대비전략 이런 부분을 김여정 부부장이 보고받고, 김정은 위원장한테 (보고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임통치는 김여정 부부장 한 사람에게만 집중된 게 아니라 경제, 군사 등 각 분야별로 권한이 분산됐다. 

하 의원은 "김여정 부부장이 전반적으로 가장 이양받은 게 많지만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가  경제분야 권한을 위임받았고, 군사분야에서는 신설된 당 군정지도부 최부일 부장, 전략무기 개발을 전담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병철 부위원장, 이런 식으로 경제·군사분야에서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임통치의 배경은 통치 스트레스 때문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9년간 통치하면서 '통치 스트레스'가 높아져서 줄이는 차원"이며 "정책 실패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패 책임의 총알이 날아오면 리스크가 크다는 차원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그 밑에 위임받은 쪽에 책임을 돌릴 수 있어서 그 2가지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하 의원은 전했다.

하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바탕으로 "김여정 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라고 못박았다. 군정지도부는 지난해 말 신설된 것으로 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김 의원이 전했다. 의전 서열상 군정지도부장이 총정치국장보다 상위에 있으며 군정지도부 때문에 일선 부대에 직보체제도 갖췄다고 한다.

북한 수해와 관련해선 "집중호우로 인해서 강원, 황해남북도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김정은 위원장 통치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보다 농경지 침수피해가 크게 증가했다"고 김병기 의원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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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참석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김상균 (왼쪽부터) 1차장, 박 원장, 박정현2차장. 2020.08.20. [email protected]
영변 핵시설 침수 보도와 관련해선 "특별한 동향은 없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

북한 경제상황도 코로나 여파 등으로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차단 목적의 국경 통제로 인해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다가, 긴급대응으로 다시 진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북한은 코로나19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발생한 게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경 봉쇄 장기화로 최근 외화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금년도 주요 건설 대상을 대폭 축소하고 당 핵심 기관들이 긴축 운용하는 등의 동향이 있다"며 "8월10일에는 황강댐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제난 여파로 "2019년에 아마 그 이전에 대비해서 0.4%정도 경제 성장을 했는데, 2020년에는 이대로 가면 마이너스로 돌아서지 않을까 이야기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북한군 하계훈련이 25%~65% 감소했다"며 "영변 5㎿ 원자로는 2018년 이후에 가동중단 상태로 재처리 시설 가동 준비 징후도 식별이 안 되며 풍계리, 동창리도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다.

다만 "신포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출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된다고 한다. 수중사출장비는 결국 SLBM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 진수와 관련해서는 이게 기존 로미오급을 개조해 건조된 걸로 보이는데 진수는 언제할지, 진수 동향은 포착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대미 관계에서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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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 업무보고가 이뤄질 예정으로 국가정보원 개혁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예상된다. 2020.08.20. [email protected]
김 의원은 "북한이 5~7월 핵전쟁 억지력 강화를 천명하면서도 대미 협상라인을 구성하는 등 대미 문제에서 강온 양면 행보를 보인다고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북한의 코로나 대응과 관련, "3~6월경 약간 완화돼서 방역·경제 병행모드로 갔다가 7월부터 재확산 위기감이 고조돼 최대 비상 방역체제로 평양과 황해도, 강원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0명'이라고 발표하지만 '국가비상방역체제'로 명칭을 변경한 점에 비춰볼 때 피해 규모가 심각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북한은 민생·공안을 통치하는 부서인 사회안전성을 인민보안성으로 개칭한 후 이번에 다시 사회안전성으로 기관명을 환원해 공안통치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에는 김정은 일가와 친분 있는 리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맞춤형 선전을 하는데, 예를 들면 노동신문 활자체를 다양화한다든지, 유튜브를 통해서 영어로 코로나 이런 게 없음을 대외에 선전한다든지 이런 부분에서 활동한다고 한다"고 국정원 보고를 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선 "전혀 없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여러가지 첩보로 확인하는 듯하다"며 내년 1월 8차 당대회와 관련해 "그때 아마 대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김 의원이 언급했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양하는 문제에 대해선 김 의원이 "단순히 대공수사만 있는게 아니고 직무 관련이나 관리감독 방향, 예산 통제방향이 망라돼 그런 것에 대한 게 어느정도 접근이 됐기 때문에 여야가 집중적인 논의를 통해서 결론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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