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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핫100 1위' 방탄소년단…남은 과제는 '그래미' 수상!?

등록 2020-09-02 06:00:00   최종수정 2020-09-07 1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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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0.08.23.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K팝에게 영영 꿈일 것 같던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가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가수 중에서는 1963년 일본의 사카모토 큐(1941~1985)의 일본어 노래 '스키야키' 이후 57년 만이다.

이번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핫100' 1위 의미는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방탄소년단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한국어로 노래한 곡들을 앨범 단위로 발매해왔다. 그럼에도 세계 팝의 본고장인 미국 내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4차례나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핫100'에서는 불리하다는 지적을 늘 받아왔다. 지난 2월 발매해 '빌보드200' 1위를 차지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 '온(On)'은 ‘핫100’ 4위로 진입했으나 2주 만에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앨범 판매량이 중심인 '빌보드200'은 팬덤,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뿐 아니라 라디오 등의 방송 횟수가 중요한 '핫100'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다.

그간 미국 내 팬덤 '아미'에 의해 주로 소비되던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노래는 현지에서 대중성이 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특히 음원 판매량, 음원스트리밍에 비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방송횟수인 '에어플레이'가 약해 핫100 순위에서 불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자막을 보기 싫어 해외 영화보다 국내 영화를 선호하는 미국 대중은 노래 역시 해외 노래보다 자국 노래를 선호하기도 한다. 영어로 된 이번 새 싱글이 라디오 등을 비롯해 현지 매체에서 방송되는 데 더 유리하다고 판단됐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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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MTV VMA_단체. 2020.08.31.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게다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흥겨운 디스코 풍의 '다이너마이트'는 예상대로 미국을 비롯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한국가수 최초로 '글로벌 톱 50' 1위로 첫 진입했고, 빌보드 팝송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30위로 데뷔했다. 자연스레 '핫100'에서 높은 순위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아이돌 전문기자인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의 핫100 차트 1위 진입은 사실 예견된 결과나 다름없었다. 지금 같은 차트에서 이 정도로 결집력 있는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드문 데다가,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디스코 팝 장르에 영어로 가사를 썼다는 점 등 팝시장에서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필요한 요소는 거의 전부 사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런 선택은 앞으로 K팝 아티스트들이 어떤 식으로 서구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저널리스트의 예상처럼, 당분간 K팝은 '한국어 노래'에 대한 강박을 벗어던질 것으로 보인다. '다이너마이트'는 게다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들이 만든 곡이 아니다. 외국 작곡가들의 곡이다.

K팝의 정체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 있지만, 한국 가수들이 K팝 스타일로 소화해 K팝 마케팅으로 알린 곡에 대해 'K팝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는 것도 무리수다. '한국어 노래'의 메인 스트림 진출은 아쉽지만, 방탄소년단이 더 많은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면 한국어 곡이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이번 '다이너마이트' 1위를 기점으로 앞으로 K팝 그룹의 영어 노래 붐은 더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빌보드 200'에서 5위를 차지한 그룹 '몬스타엑스'의 앨범은 이들의 첫 영어 음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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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27. [email protected]
'핫100' 1위 이후 방탄소년단이 또 쓸 K팝의 새 역사에 대한 관심도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 웸블리를 비롯한 스타디움 월드투어, '빌보드200' 1위에 이어 '핫100' 1위까지 K팝의 전인미답을 개척해온 만큼, 기대가 크다.

 현재 팬덤 아미들사이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예언이 회자되고 있다. 슈가는 '민스트라다무스'(민윤기+노스트라다무스)라는 수식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언급했던 방탄소년단 목표를 멤버들과 함께 다 이뤄냈다.

'빌보드 200' 1위, '핫 100' 10위권 진입은 일찌감치 이뤄졌고 그가 "이왕이면"이라며 바란 '핫 100' 1위, 스타디움 투어도 성사됐다. 이제 슈가의 발언 중 '그래미 수상'만 남았다.

올해 1월 '제62회 그래미 어워즈'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주최 측인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후보를 발표했을 당시 갑론을박이 따랐다.

미국 팝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 84개 카테고리 어느 부분에도 후보로 지명되지 못해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포브스는 'BTS의 2020년 그래미 불발이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내다'는 제목으로 '그래미 어워즈'의 이번 시상식 후보 선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래미의 인종차별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 61년 역사 속에서 10명의 흑인 예술가만이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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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함께 공연한 방탄소년단 & 릴 나스 엑스
사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권위를 인정 받는 동시에 "백인이 아닌 음악가"에게는 박한 대접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방탄소년단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 K팝 가수 최초로 퍼포머로서 무대에 오르기는 했지만, 이들의 명성에 비해 주어진 무대 분량을 짧았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수상했다. '그랜드 슬램' 달성을 위해서는 '그래미 어워즈' 수상만 남았다.

RM은 올해 그래미어워즈에 퍼포머로 참여하며 "내년에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 바람은 현재까지 마냥 꿈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 빌보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차기 그래미 어워즈 후보 가능성이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로 방탄소년단을 꼽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은 그래미어워즈를 주최하는 미국레코딩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이 상태로 뻗어나간다면, 방탄소년단과 방 의장이 수상자 명단에 오를 날도 멀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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