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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강철비2 실감나는 북한 잠수함 장면…옥에 티도 있다

등록 2020-09-13 08:50:00   최종수정 2020-09-21 09: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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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냄새, 화재 위험 등 실제 잠수함 환경
어뢰 폭파, 남북한 간 직접 교신은 상상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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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메인 예고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영화 '강철비2'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위해 북한 원산에 모인 남북미 정상이 북한 쿠데타 세력에 의해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다. 남북미 정상이 납치된 곳은 다름 아닌 북한의 신형 핵추진 잠수함 내부다. 영화는 잠수함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이 영화는 실제 잠수함을 운용하는 해군이 보기에도 그럴 듯하다. 영화 속 여러 장면이 실제 잠수함 환경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남북미 정상 3인은 함장실에 장시간 갇힌 채 화장실 냄새 등 악취로 고생한다. 실제로도 잠수함 안에서는 냄새가 많이 나는 편이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냄새는 전 세계 모든 잠수함이 겪는 일"이라며 "수상 항해를 할 때는 환기가 잘 되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환기가 잘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잠항을 시작하면 화장실 냄새가 잠수함 내부에 퍼진다. 필터로 공기를 정화하긴 하지만 냄새가 완전히 제거되진 않는다. 장시간 작전을 하면 승조원들의 옷에 냄새가 밴다. 다만 잠항 후 약 4시간이 지나면 후각이 무뎌지면서 대부분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함내 환기가 꼭 필요한 경우 스노클(수중통기장치)을 통해 외부 공기를 함내에 유입시킨다.

남북미 정상이 갇힌 함장실은 실제 모습을 잘 구현한 예다. 특히 함장실 내부 대화가 잠수함 전체에 송출되는 장면은 잠수함에 설치된 통합 통신체계(ICS)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잠수함장은 모든 상황에 긴급 대응할 수 있도록 기관실과 작전실 등 모든 장소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또 실시간으로 지시할 수 있다. 함장은 수면을 취할 때도 잠수함 내부에서 나는 소리를 다 들으면서 잔다.

영화에서 잠수함 안에 불이 나자 승조원들은 기겁한다. 잠수함에서 화재가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잠수함 승조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불이다. 잠수함에서 불이 나면 연기가 함 내로 퍼져 질식하기 쉽다. 이 때문에 잠수함에는 소화시설과 장구류가 비치돼있으며 각 실마다 호흡 꼭지가 달려있다. 화재가 날 경우 승조원은 마스크를 끼고 관을 호흡 꼭지에 연결해 질식을 예방한다.

잠수함에 구멍이 나 물이 새는 것 역시 위험한 상황이다. 해저 100m에서 구멍이 발생하면 물줄기가 총알처럼 빠른 속도로 뻗어나간다. 이 때문에 잠수함 승조원에게 방수 훈련은 필수다. 물이 새면 수압을 줄이기 위해 잠수함을 해수면 쪽으로 상승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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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에서 발사관을 차단해 어뢰 공격을 막는 장면은 사실에 입각한 것이다.

어뢰 발사관에는 문이 2개 있다. 함 내부 문과 외부 문이 따로 있다. 어뢰를 발사할 때는 내부 문을 닫고 외부 문을 연 상태에서 압축공기로 어뢰를 밀어낸다. 이 과정에서 유압 계통을 활용해 억지로 외부 문을 닫으면 발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옥에 티, 혹은 상상력에 기반을 둔 장면이 일부 눈에 띈다.

북한이 현재 제작하고 있는 신형 3000t급 잠수함은 핵추진 잠수함이 아닌 디젤 잠수함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건조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기 때문에 영화 속 핵잠수함만큼 빠르기 움직일 수 없다.

영화에서는 구명정에 2명만 탈 수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일반적인 잠수함에는 10여명이 탈 수 있는 구명정이 설치돼있다. 특히 우리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에는 승조원 전원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의 구명정이 설치돼있다.

영화 속 일본 해상초계기와 잠수함이 쏜 어뢰를 북한 잠수함과 우리 군 잠수함이 어뢰로 폭파시키는 장면 역시 상상에 가깝다. 아직 실전에서 이런 장면이 연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어뢰를 어뢰로 폭파시키는 기술 자체는 실제로 존재한다. 잠수함이 내는 소리를 흉내 내는 요격 어뢰나 대항 어뢰를 발사하면 적 어뢰를 유인해 폭파시킬 수 있지만 이런 무기는 현재 연구개발 단계다.

영화 막바지에 한국 대통령이 북한 잠수함 안에서 한국 잠수함과 직접 교신하는 장면은 옥에 티에 가깝다.

잠수함에는 수중통신기(U/T : Underwater Telephone)라는 수중 음파를 쓰는 음성 통신 장치가 설치돼있다. 이 장치를 통해 잠수함 간 교신은 가능하지만 영화 내용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런 대화는 아직 불가능하다.

문근식 교수는 "잠수함이나 수상 함정에 설치된 수중 통신기는 음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끊기면서 매우 천천히 전달된다. 모스 부호를 보내는 데 주로 쓰인다"며 "게다가 잠수함 주파수를 맞춰야 하는데 북한이 우리 잠수함의 주파수를 모른다. 도달 거리 역시 4~6㎞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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