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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 화려한싱글은없다]이상형도 까다로운 그녀, 누구와 결혼했을까?

등록 2020-09-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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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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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일러스트 jincat08@naver.com
[서울=뉴시스]  남녀 간 가벼운 만남이 많아지고, 쉽게 결혼해 쉽게 이혼하는 것 같다는 말도 많이 한다. 하지만 결혼 현장에 오래 있으면서 깨달은 점은 쉬운 결혼과 이혼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 결혼은 여전히 그 의미와 가치를 수없이 되뇔 만큼 중요하다. 결혼상대의 조건을 꼼꼼하게 따지고, 부모는 자식 결혼 잘 시키려고 백방으로 나선다.

남성의 조건을 굉장히 따지던 여성이 있다. 얼마나 까다로웠는지 매니저들이 두 손 다 들었고, 결국 내가 그 여성을 맡게 됐다.

회원가입을 할 때는 본인이 원하는 배우자상을 얘기한다. 스타일, 나이, 직업, 학벌, 신체조건, 종교, 부모, 가정환경, 취미생활, 심지어 술⸳담배에 대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설명토록 한다.

이 여성은 인상이 좋고, 어떤 남성을 만나도 거절당할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만남이 잘 안 됐던 이유는 여성의 배우자 조건이 너무 세세해 거기에 맞는 남성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조건을 맞춰주면 다른 조건이 마음에 안 들고, 그 조건까지 맞춰주면 또 다른 조건을 들어 거절하는 일이 반복됐다. 실제 만남을 가져도 자신이 설정한 전체의 틀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거절했다.

이 상태로 가면 결혼을 못할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우선 여성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다.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한번 하고, 이렇게 세번 정도 만나니까 서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

많은 회원을 만나고 만남을 주선하다 보니 개개인에게 집중하기 힘들다. 한 사람에게 3번의 시간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게 최선이라면 없는 시간도 내야 했다. 그 얼마 후 작전에 돌입했다.

어느 날 여성에게 생맥주 한잔 하자고 했다. 그리고는 여성에게 얘기는 안 하고, 그 자리로 남성 2명을 불러냈다. 남성 A는 여성이 원하는 조건은 아니지만, 내가 볼 때 어울리는 조건이었다. A를 소개하는 계획이었는데, 여성에게 미리 전화로 이러이러한 남성이라고 하면 100% 거절할 것이기 때문에 비밀로 한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만 있으면 어색하니까 분위기 메이커로 나와 친분이 있는 남성 B도 나오라고 했다. B는 여성과의 만남에 전혀 고려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여성을 먼저 만나 “오늘 지인 남성 2명을 불렀는데, 가볍게 맥주 한잔 하는 건데 괜찮겠나?”고 하니 여성도 흔쾌히 허락했다. 그렇게 여성, 남성 2명, 나까지 4명이 만나 맥주를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 모임 이후 내 예상대로 여성은 두 남성 중 한명과 교제를 하고, 결혼하기로 했다. 그런데 결혼상대는 내가 소개하려던 A가 아니라 분위기 메이커로 나온 B였다.

사실 B는 이 여성이 평소 생각했던 배우자의 조건과는 동떨어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날 모임에도 부담없이 불러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여성의 진정한 이상형은 B였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딸을 우여곡절 끝에 결혼시켰으니 아버지가 한턱 낼 것을 기대하고 연락을 기다렸는데, 소식이 없었다. 그 전에는 내가 전화하면 바로 받거나 안 받으면 금방 전화를 하던 분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사윗감이 아버지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한다. 조건을 그렇게 따져서 만남조차 힘들었던 여성을 실질적인 이상형을 찾아서 결혼시켰는데, 이번에는 부모의 마음에 안 들었다.

이 세상 배우자 만남은 이런 과정의 연속이다. 참 어렵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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