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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이경미 감독 "넷플릭스 갈망 있었다"

등록 2020-10-05 16:42:57   최종수정 2020-10-12 11: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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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화상 인터뷰
'비밀은 없다' 흥행 실패 후 다른 포맷에 관심
"여성 히어로물 성장드라마로 그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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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연출을 맡은 이경미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등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구축한 이경미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안은영(정유미)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와 함께 이를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드라마다. 정세랑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시즌 1은 여성 히어로물의 프리퀄(기존 작품 속 이야기보다 앞선 시기를 다루는 속편) 격으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히어로물의 탄생을 알렸다. 많고 많은 히어로물 중에서도 단연 색다르고 독특하다.

5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경미 감독은 "'보건교사 안은영'은 여성 히어로물의 성장드라마를 염두에 두고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차 여성 히어로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재료들이 소설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치 여자 히어로물의 프리퀄로 1시즌을 나아가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했다. 본인의 운명과 능력을 별로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완성되지 않은 사람이 비로소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가져갈 소명의식을 가져가게 되는 성장드라마로 가져가면 어떨까 싶었고, 그 점을 제안했다."

욕망의 잔여물인 젤리를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안은영이 남들과 다른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오염된 젤리를 퇴치하며 진정한 히어로로 성장하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연출에 합류하게 된 배경엔 넷플릭스를 향한 갈망도 있었다고 했다. 전작인 '비밀은 없다' 흥행 실패 후 지금까지 못 해본 것들을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전작으로 영화 '비밀은 없다'를 만들었는데 흥행에 실패했다. 영화가 흥행에 대단히 성공했다면 시리즈물에 도전 안 했을 것 같다. '비밀은 없다' 흥행 실패가 맨땅에서 시작해보자는 계기가 됐다. 작품을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당해서 넷플릭스 플랫폼에 관심이 생겼고 극장 상업영화로 가져갔다면 절대로 시도하지 못했을 지점들이 많았다.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다채롭고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관객들에게 채널을 열어준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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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주연 배우 정유미 (사진 = 넷플릭스)

드라마는 소재 자체가 만화적이다. 안은영은 누군가의 욕망이 남긴 흔적인 '젤리'를 볼 수 있으며, 장난감 칼과 플라스틱 총으로 오염된 젤리를 무찔러나간다. 남다른 기운을 가진 한문교사 홍인표에게 기 충전을 받기 위해 손을 잡고, 퇴치한 괴물은 하트 젤리가 돼 비처럼 떨어진다. 기이하고 특별한 세계가 상상력으로 점철되는데 이 감독은 작품의 성패는 호불호에 달려있다고 봤다.

"호불호가 갈리는 사람인데 이번 작품도 그것을 피하기는 어렵겠다고 예상은 했다. 그래도 다른 포맷으로 새롭게 접근하게 되니 좋아하는 분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를 했다. 생각보다 좋아하는 분들은 많이 좋아해 주셔서 꿈인가 생시인가 하고 있다. 경계선에서 가슴 졸였지만 (불호보다는) 호가 더 세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연출은 이 감독에도 색다른 시도이자 도전이었다.

"원작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원작을 재현하는 사람이 아닌 창작하는 사람이다. 영감을 받은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창작 작업이 원작을 좋아하는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 책임감이 컸다. 장난감 칼과 총으로 젤리를 무찌르는 내용은 못 썼을 것이다. 원작자의 생각을 빌리고 더 입히는 작업이 재밌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이야기 전개가 다소 불친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지점을 고민했다"고 언급했다.

"영화감독이어서 영상으로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까를 고민한다. 한 컷 한 컷 정보를 많이 넣는 편이다 보니 드라마 화법에 익숙한 분들은 캐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느낀다. 개인적으로 지루한 것, 정보가 겹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한 컷 한 컷에 의미와 힌트, 요소를 많이 넣는다. 애초에 이 시리즈는 '이런 도장 깨기 미션이 어때'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안은영이 미션을 클리어하고 캔디 크러쉬 처럼 하트 비가 내린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드라마 보고 궁금해서 소설을 읽는 분들도 있더라. 2번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웃음)"

'보건교사 안은영'은 익숙한 포맷의 K-콘텐츠를 벗어나 한국판 판타지 히어로물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시즌 2에 대한 얘기는 오갔을까

"넷플릭스 드라마이니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 공개된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남편도 외국인이고 친구들도 있는데 이들이 열광하던 코드를 활용했다. 키치적인 음악이나 B급 무비 정서도 넣었다. 작품이 공개되고 세계적으로 다양한 반응을 보니 시즌 2로 가면 이런 부분을 살리면 되겠다고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는 한다. 기회가 된다면 못해본 것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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