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바이든 시대]트럼프는 패했지만 트럼피즘은 패하지 않았다

등록 2020-11-08 16:19:29   최종수정 2020-11-16 09:12:3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트럼프 정책 좋지만 개인적 거부감으로 등돌린 유권자 많아
상하원 투표 결과도 대선 결과와 달리 공화 선전 민주 기대 못미쳐
associate_pic
[필라델피아=AP/뉴시스]7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성난 지지자가 조 바이든 당선 축하 군중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인단 273석을 확보,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됐다. 2020.11.08.
[워싱턴=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패했지만 트럼피즘은 패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 가까운 집권 기간을 통해 거의 모든 논쟁적 문화 이슈들에 대해 공화당의 보수성에 동조하는 미 유권자들에 호소하며, 공포와 분노를 자극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도 이를 통해 미국 일부 주들에서 승리하며 자신이 우대했던 지지자들로부터 표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최대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이라고 자랑했던 것과 맞먹는 선거인단 수이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의회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을 선전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대신 유력한 민주당 상하원 현역 의원 여럿이 패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상황은 정반대이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패했지만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선전에 도움이 됐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패하긴 했지만 그가 얻은 득표 수는 역대 어떤 대통령 후보들보다도 많았다. 트럼프의 패배는 그에 대한 개인적 거부감 때문이었다.

대선 결과를 보면 미국이 앞으로 심각한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지지층이 두터운 시골과 소도시들에서 몰표를 받았다. 반면 바이든은 미국의 대도들과 그 주변 지역에서 크게 승리했을 뿐 시골에서 트럼프에 승리한 것은 극히 일부분에 그쳤다. 미국의 많은 지역들이 여전히 서로 다른 2개의 정치적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램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은 "바이든이 이기면 민주당이, 트럼프가 이기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것으로 누구나 예상했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런 일은 없었고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흐름이 미국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이것 아니면 저것 식으로 이분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최저임금에는 찬성했다. 일리노이주는 바이든에 승리를 안겼지만 소득세 누진제를 부결시켰다. 민주당 지지가 압도적인 캘리포니아주는 고용보다 소수집단 우대를 앞세우는 것에 반대했다.

이매뉴얼은 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명백한 우세를 차지한 것과 달리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것과 함께 공화당이 민주당에 대해 사회주의자로 낙인찍으려는 노력을 허용한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미국민들을 피로하게 만들었다. 민주당이 경제 문제에서도 코로나19 대응과 같이 긴박하게 움직였다면 선거 결과는 아마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에 대한 반발로 공화당 대선 캠프를 떠난 마이크 머피 전략가는 "많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은 공화당의 이념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에 대한 좌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많은 유권자들이 대통령의 정책은 좋아 했지만 분노에 찬 성격, 끊임없이 트위터에 의존하는 대통령의 방식,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조롱 등을 참지 못해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려 공화당 상하원 출마자들을 도운 것은 분명하다고 데이비드 엑설로드 전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선임고문은 말했다.

여전히 많은 미국 유권자들은 무역에 대한 트럼프의 강경한 입장과 다른 나라들에 더 많은 방위분담을 비불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전 미 경제가 호조를 기록했던 것에 대한 대통령의 공로도 인정하고 있다. 또 그들은 그에게 옳든 그르든 간에 대유행이 일어나기 전에 활기를 띠었던 경제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주었다. 그리고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규제로 미국민들이 피로해 할 때 트럼프는 보건 관리들의 경고가 과장된 것이라며 피로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바이든은 분명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안으로 여겨져 승리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2008년 오바마가 내건 "희망과 변화"와 같은 간결한 구호가 없다. 그는 지난 4년 간 백악관에서 비롯된 다툼을 없애고, 분노와 증오로 얼룩진 시기에서 벗어나려는 국민적 열망에 힘입어 승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텝진으로 위클리 기사를 읽어보세요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