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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전태관, 2주기…"김종진이 있어 다행이다"

등록 2020-12-27 09:11:42   최종수정 2021-01-04 09: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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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12시 '보고 싶은 친구' 발표
1988년 발표곡, 32년 만에 다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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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진. 2020.12.27. (사진 = 박찬목, ©&℗(주)봄여름가을겨울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태관이가 떠난 지 2년이 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요."

퓨전 재즈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1962~2018)이 세상을 떠난 지 27일로 꼭 2년이 됐다.

전태관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김종진(58)이 이날 낮 12시 음원사이트에 '보고싶은 친구'를 공개한다. 김종진, 전태관 두 사람이 자신들의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이름으로 1988년 발표한 데뷔 앨범 수록곡이다.

김종진은 전태관이 암투병 끝에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에 두 사람의 시작을 돌아보며, 32년 만에 이번 곡을 다시 불렀다.

최근 화상 인터뷰한 김종진은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고, 다른 사람들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리움이 더 짙어진 시대가 되고 있다"면서 "그럴수록 (태관이가) 더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보고싶은 친구'는 김종진·전태관과 함께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 몸담았던 동료이자 친구인 유재하(1962~1987)를 애도하며 김종진이 만든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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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봄여름가을겨울. 2020.12.27. (사진 = 신웅재 포토그래퍼 제공) photo@newsis.com
"재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1시간 넘게 눈물을 흘리면서 만든 곡이에요. '꺼억 꺼억' 울 때 그냥 울지 않고, 멜로디가 생겨나죠. 그것이 슬픔을 이겨내는 힘이 아닌가 생각해요. 태관이가 떠난 이후 '보고싶은 친구'가 맴돌았어요."

작년 봄여름가을겨울과 뿌리가 같은 듀오 '빛과소금'의 장기호, 박성식과 함께 '봄빛'이라는 프로젝트를 결성, 33년 만에 함께 신곡을 발표할 당시 '보고 싶은 친구' 반주를 새로 녹음했다.

김종진, 전태관, 장기호, 박성식 네 사람은 유재하를 포함해 19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함께 음악을 시작했던 오랜 친구들이다.

친구들과 함께 한 '보고싶은 친구'에서 김종진은 시간의 신속함과 무상함을 녹여 노래했다. 거칠고 낮게 읊조리는 듯한 김종진의 목소리는 32년이라는 시간동안 더 깊어진 사유, 그리고 견고해진 신념으로 무장했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의 무명가수 리부팅 오디션 '싱어게인' 심사위원도 맡고 있는 김종진은 출연자들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에 많은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임재범의 '그대는 어디에'를 불러 '고요한 포효'라는 극찬을 들은 29호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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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진. 2020.12.27. (사진 = 박찬목, ©&℗(주)봄여름가을겨울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노래를 잘 부르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충격적이고 놀라운 정도죠. 그런데 즐거운 노래더라도 아픔이 묻어나오더라고요. 감동의 전달은 삶에서 배어나오는 소리라는 걸 다시 깨달아가고 있죠. 겪어서 묻어나온 것에 공감하는 거죠. 저도 풋풋한 목소리가 그립기도 한데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죠."

'싱어게인'에서 47호, 55호가 결성한 '위 올 하이' 팀이 부른 이문세의 '오늘 하루'에 대해 "스튜디오에 오로라가 펼쳐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진정성 있는 멘토로도 주목 받는 김종진은 삶에 초연(超然)한 뮤지션의 의젓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음악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11월과 12월은 유독 음악 팬들에게 아픈 달들이다. 11월1일은 유재하와 김현식(1958~1990), 12월27일은 전태관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음악 팬들은 "김종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과 이들의 음악을 함께 한결 같이 기억하고 기억해주는 김종진이기 때문이다.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기운이 나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더 좋은 작품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도 크죠. 이번 '보고싶은 친구'는 봄여름가을이 아닌 김종진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곡이에요. 전태관, 김현식, 유재하와 연결된 것은 훨씬 더 작품성이 있고 기대에 저버리지 않는 음악으로 선보이고 싶어요. 봄여름가을겨울로서 사명감이 있거든요. 프런티어 정신과 실험 정신이죠. 앞으로 그 정신이 배어 있는 음악도 계속 선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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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진. 2020.12.27. (사진 = 박찬목, ©&℗(주)봄여름가을겨울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준 코로나19는 뮤지션들에게 역시 혹독하다. 특히 음악은 결국 라이브로 같이 교감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데, 이를 시도할 수조차 없게 만들고 있다.
 
"모여서 합주를 하고, 서로를 의견을 나누고, 드럼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서, '음악 혼'이 살아나고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무술인들이 대련을 통해서 실력을 향상시키듯, 음악가들도 합주를 통해서 실력을 쌓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씨앗조차 뿌리지 못하는 상황이니, 음악적 열매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거죠."

무엇보다 함께 연주하는 밴드 멤버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멤버들 모두 생업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데, 그 과정을 지켜주지 못해 정말 안타까워요. 코로나19가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죠. 밴드 멤버들에게 정말 미안해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공연을 재개하는 건 물론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바랐다.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자신이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를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평소 가보기 힘들었던 곳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그곳 풍경과 심상을 담아 노래로 만들어 들려드리고 싶어요. 음악은 많은 분들이 여러 사정상 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것들을 대신해야 해요. '대리만족'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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