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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자들이 택한 '팔러' 퇴출…'표현의 자유' 논쟁

등록 2021-01-11 15:31:28   최종수정 2021-01-18 10: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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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페이스북 게시물 규제에 팔러로 몰려

아마존, 팔러 웹 호스팅 중지…인터넷에서 퇴출

"거리 두기 이해하지만…망 중립성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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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6일(현지시간)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앞 복도를 점거하고 있다. 2021.01.11.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선택한 애플리케이션(앱) 팔러가 표현의 자유 논쟁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SNS)인 팔러로 몰려갔다. 양대 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게시물 규제에 질려서다. '큐어넌'(QAnon)과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등 극우세력이 애용하는 팔러는 폭력 행동을 모의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떠올랐다는 비판을 받았다.

6일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의회에 친(親) 트럼프 시위대가 난입한 이후 팔러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사람들은 팔러에 경찰을 피하는 경로 및 의회에서 총을 소지하는 것에 대해 게시했다. 이 사태로 5명이 사망했다.

애플과 구글은 9일 밤 팔러를 앱 스토어에서 제거했다. 아마존은 팔러에 대한 웹 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팔러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눈에서 사라지는 동시에 11일부터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팔러의 27세 최고경영자(CEO) 존 매츠는 9일 밤 팔러를 통해 아마존, 구글, 애플이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힘을 합쳤다고 밝혔다. 또 "그들은 이길 수 없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호스팅 업체를 찾고 있다.

NYT는 거대 기술 기업이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에 너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논란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의회 폭동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중지한 상황이라 다툼이 더 치열하다.

진보 진영은 기술 기업의 이런 규제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누가 온라인상에서 존재할지 말지를 민간 기업이 결정하는 데 대해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고 NYT는 전했다.

기업들이 정치적으로 편리한 시기에 강경한 입장으로 돌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한다.

벤 윈저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변호사는 기업이 의회 난입을 선동하는 "역겨운 연설"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팔러를 둘러싼 상황을 우려했다.

앱 스토어 퇴출 및 웹 호스팅 중단은 계정 중지·게시물 규제와 차원이 다른 일이라서다. 그는 "인터넷 인프라를 이야기할 때 망 중립성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상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콘텐츠, 플랫폼, 전송방식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NYT에 따르면 2018년 등장한 팔러는 본질적으로 트위터의 복사판이다.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부정확한 내용이라는 경고 문구를 표시하기 시작한 지난해 초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데빈 누네스 공화당 하원의원,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 등이 팔러에서 영향력 있는 메시지 전파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이 부정 선거라는 게시물을 단속하자 팔러는 급성장했다. 가입자가 폭주해 종종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였다.

앱 데이터 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팔러 앱을 다운로드 횟수는 1000만건 이상이었다. 이 중 80%는 미국에서 다운됐다.

팔러의 최고운영책임자 제프리 워닉은 "팔러가 한달 뒤에 어떤 모습일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팔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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