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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준모·맹성연 부부 "뮤지컬 공연과 음악이 주는 감동 위로 잘 전하고 싶어요"

등록 2021-03-22 08:47:11   최종수정 2021-04-05 09: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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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연 앞둔 '포미니츠' 예술감독·작곡가
정동극장과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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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뮤지컬 '포미니츠' 양준모 예술감독과 맹성연 작곡가가 지난 17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3.2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양준모 예술감독은 추진력이 있고 감이 좋아요. 특히 음악과 관련해선 결론을 빨리 내리죠."(작곡가 맹성연)

"맹성연 작곡가는 음악에 민감합니다. 특히 '노래 연기'가 가능하도록, 배우의 감정을 잘 실을 수 있는 선율을 만들어내죠."(양준모 예술감독)

최근 정동극장에서 만난 뮤지컬 '포미니츠'의 양준모 예술감독과 작곡가 맹성연은 공연계의 스타 잉꼬 부부다. 작업을 할 땐 남편 또는 아내가 아닌, 동등한 파트너로서 마주한다.

"부부라서 좋은 건, 시도 때도 없이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일 뿐,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철저하게 구분한다. 지난 2014년 양 감독의 첫 연출작이자 맹 작곡가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오페라 '리타'로 시너지를 입증했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는 '포미니츠'는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동명 독일영화(2006)가 원작이다. 국내 창작진들에 의해 뮤지컬로 재탄생, 창작 초연으로 선보인다.

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여성의 이야기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이지만, 살인수로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와 2차 세계 대전 이후 60년동안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가 루카우 교도소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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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뮤지컬 '포미니츠' 양준모 예술감독과 맹성연 작곡가가 지난 17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3.22. kkssmm99@newsis.com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스스로를 격리시킨 제니와 평생을 과거에 갇혀 살아온 크뤼거. 겉모습부터 음악을 대하는 태도까지 서로 정반대의 모습인 두 사람에겐 오직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다. 이 공통점 하나로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비로소 각자 상처로부터의 해방과 치유의 과정을 경험한다.

맹 작곡가는 두 캐릭터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너무 슬퍼서 작업 내내 펑펑 울었다고 했다. 특히 주변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캐릭터인 제니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조금이나마 알기 위해 책을 찾아보면서 공부도 했다.

"저는 천재 피아니스트가 아닌데 천재가 연주하는 곡을 들려드려야 했어요. 그 점이 재미있고 즐겁기도 했지만, 중간에 많이 포기하고 싶게 만들었죠. 제가 깜냥이 되나 싶기도 하고, 도망치고도 싶었죠. 그 때 제니를 붙잡아준 크뤼거처럼 준모 씨가 저를 붙잡아줬어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국립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음악원을 수료한 양 감독은 뮤지컬계에서 노래뿐 아니라 음악적인 이해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다.

1999년 오페라 '마술피리'로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고, 2004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서편제', '지킬앤하이드', '영웅', '명성황후', '레미제라블', '스위니토드', '웃는남자' 등 한국 남성 뮤지컬배우라면 꿈 꾸는 모든 역을 소화했다. 일본 '레미제라블' 30주년 기념공연에서 '장발장' 역을 맡아 한국 배우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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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뮤지컬 '포미니츠' 양준모 예술감독이 지난 17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3.22. kkssmm99@newsis.com
그런 그가 영화 '포미니츠'를 본 건 2007년이었다. 독일에선 크게 흥행했지만, 국내에선 예술영화로 개봉해 상영관도 많지 않았다. 이후 언젠가 뮤지컬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리타'를 통해 연출뿐만 아니라 기획·개발 포지션에 대한 흥미를 느꼈고, 지난 2016년 '포미니츠' 뮤지컬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맹 작곡가에게 건넸다.

당시에 양 감독·맹 작곡가 부부는 젖먹이 딸을 키우고 있던 때였다. '포미니츠'라는 또 다른 자식도 함께 키워온 셈이다. 맹 작곡가는 30분가량의 리딩 공연 대본도 직접 썼다.

2019년 공연 기획·개발사인 몽타주컬처앤스테이지를 차리고, 뮤지컬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양 감독은 원작자를 찾아서 독일 친구들을 통해 현지 프로덕션에 접촉했고, 라이선스를 직접 따왔다.

뮤지컬 '영웅'에서 스태프로 만나기도 했던, 뮤지컬 '호프(HOPE)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강남 작가에게 대본을 맡겼다. 이번 '포미니츠'를 함께 제작하는 정동극장의 김희철 대표이사를 찾아가 그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음악극 '태일'의 박소영 연출도 섭외했다. 안무가 홍유선도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덕분에 화려한 창작진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포미니츠' 작업을 자신의 한계치에 도전해본 시간으로 정의한 맹 작곡가는 좋은 창작진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강남 작가님이 모든 이들의 작은 피드백까지 꼼꼼하게 다 반영을 해주셨어요. 덕분에 작곡도 편안하게 할 수 있었죠"라고 감사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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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뮤지컬 '포미니츠' 맹성연 작곡가가 지난 17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3.22. kkssmm99@newsis.com
곡은 연습에 들어가기 5개월 전에 완성됐다. 연습 과정에서 내내 수정이 되는 창작뮤지컬 과정에서 드문 경우다. 창작진, 배우들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부터 다른 이유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로 음악적인 역량을 인정 받은 맹 작곡가는 클래식 전공자다. 다양한 음악에 관심이 많아 대중음악의 현악 편곡도 했다. 대학원에선 영화음악을 공부했다. 뮤지컬 음악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은,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양 감독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양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 리딩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맹 작곡가의 음악에 대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클래시컬한 힘이 있다"고 들었다. 맹 작곡가는 원작 영화의 주된 음악장르인 클래식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하되, 장르에 얽매여 있지 않은 제니의 넘버를 다양하게 변주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다.

맹 작곡가는 뮤지컬 음악의 매력에 대해 "제가 작곡가이자 연기자이자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캐릭터 목소리가 음악으로 대변되는 거잖아요. 리딩 공연 때 대본도 썼던 만큼, '포미니츠' 인물들의 목소리에 더 감정 이입이 된다"고 했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도 유명한 양 감독은 본업인 배우 활동에도 열심이다. 이미 모든 촬영을 완료하고 방송 중인 JTBC 드라마 '시지프스'를 통해 본격적인 매체 연기에도 나섰다. "정보석 선배님을 스승처럼 모시고 있는데, 드라마 현장이 어떠냐고 물으셔서 "재미있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러면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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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뮤지컬 '포미니츠' 양준모 예술감독과 맹성연 작곡가가 지난 17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3.22. kkssmm99@newsis.com
'포미니츠'는 양 감독·맹 작곡가의 분기점일 뿐만 아니라 뮤지컬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여전한 시대, 극장과 음악이 주는 감동과 위로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만한 작품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양 감독은 "이 작품을 기획하면서 힘겨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지금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평소 사람의 사연이나 마음에 공감을 잘하는 맹 작곡가는 이번에 꾹 참고 있다고 했다. "제니와 크뤼거를 보면서, 위로라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어요.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저의 감정으로 인한 욕구인지 헷갈렸거든요. 정말 힘겨운 삶을 산 그들에게 제게 감히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엔 옆에 그냥 있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음악처럼요."

한편, 지난해 7월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한 제니 역에는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을 수상한 김환희와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수하가 나란히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이번 작품에 캐스팅 되자마자 '제니식 피아노 연주'를 위해 공연 본격 연습이 시작되기 5개월 전부터 피아노 연습에 매진했다.

제니와 피아노를 통해 소통하는 '크뤼거' 역에는 최근 뮤지컬 '호프'에서 열연한 뮤지컬 배우 김선영과 뮤지컬·TV 드라마·예능 등을 넘나드는 김선경이 캐스팅됐다. 크뤼거에게 연주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간수 뮈체 역은 정상윤, 육현욱이 나눠 연기한다. 오는 4월7일부터 5월23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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