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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희·정미조·윤수일…가요계, 응답하라 1960~80s

등록 2016-03-16 09:14:06   최종수정 2016-12-28 16: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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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인희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요계가 ‘응답하라 1960~80’이다. 당대를 풍미한 톱가수들이 오랜만에 재기하고 있다. 꾸준히 활동해 왔으나 제 2, 3의 전성기를 노리고 전환점을 만드는 이들도 있다. 원조 오빠, 누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가수는 긴 생머리에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튕기던 ‘70년대 아이유’ 박인희(71)다. 그녀는 무려 35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다. 4월3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컴백콘서트를 시작으로 일산(5월8일), 수원(5월15일), 대전(5월22일) 등지로 전국투어에 나선다. 70년대에도 개인 콘서트를 연 적이 없어 사실상 데뷔 이래 첫 공연 무대다. 매년 ‘쎄시봉’의 전국 콘서트를 열어온 콘서트기획사의 김석 대표가 그녀에게 숱한 러브콜을 보낸 끝에 성사됐다. 쎄시봉 멤버인 송창식이 힘을 싣는다.

 숙명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박인희는 1969년 이필원과 국내 최초의 혼성듀엣 ‘뚜아 에 무아’로 데뷔해 ‘약속’, ‘세월이 가면’ 등을 불렀다. 1972년 결혼 후 솔로로 전향, 1974부터 1976년까지 6개 앨범을 발표했고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냈다. 1970~80년대 대학생들이 캠프파이어를 할 때마다 부른 ‘모닥불’을 비롯해 ‘그리운 사람끼리’ ‘끝이 없는 길’ ‘세월이 가면’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1981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종종 라디오 DJ와 MC 등으로 활동했지만 가수로서는 볼 기회가 없었다.  

 ‘개여울’의 가수 정미조(67)도 37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새 앨범 ‘37년’에 클래식 편곡으로 첫 트랙에 다시 실린 ‘개여울’은 웅숭깊어진 해석으로 더욱 아련해졌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정미조는 ‘개여울’을 비롯해 ‘휘파람을 부세요’, ‘그리운 생각’, ‘불꽃’ 등의 히트곡을 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트로트풍이 아닌 세련된 음악에 170㎝의 늘씬한 몸매와 서구적인 외모로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학사 여가수’라는 배경도 관심에 한몫했다. 그러나 화가의 꿈을 위해 1979년 TBC TV ‘쇼쇼쇼’ 고별무대를 끝으로 프랑스 유학 길에 올랐다. 1993년부터 작년까지 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교수로 재직했다. 그간 수차례 전시를 여는 등 화가로도 활약했다. 오랜만에 가수로 나선만큼 한동안 활동을 이어간다. 4월10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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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미조
 1964년 한국 첫 그룹사운드로 통하는 ‘키보이스’의 주인공 윤항기(73)도 컴백한다. 4월30일 오후 3·7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데뷔 55주년 콘서트 ‘나의 노래, 나의 인생’을 연다. 올해 데뷔 57주년으로 본래 2년 전 열 계획이었으나 개인 사정상 미뤄졌다.

 1959년 작곡가 김희갑이 악단장으로 있던 미8군 ‘에이원 쇼’로 데뷔했다. 1960년 해병대 군악대를 거쳐 1964년 한국 첫 그룹사운드로 통하는 ‘키보이스’를 결성했다. 이 팀은 ‘한국의 비틀스’를 표방했다. 1970년대부터 밴드 ‘키브라더스’와 솔로 활동으로 ‘장밋빛 스카프’ 등을 히트시켰다. 1986년 돌연 미국으로 가 음악 신학을 하고 음악 목사로 변신했다. 그러다 2014년 9월 신곡 ‘걱정을 말아요’를 타이틀로 한 55주년 골든앨범을 발표한 것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종종 콘서트를 열어왔으나 그간 목회자로 활동한 윤항기가 가요계에 제대로 돌아오는 것은 약 30년 만이다.  

 현시점 음반시장 소비층은 아이돌 그룹 위주의 음원과 유튜브 시장을 중심으로 10, 20대가 주축이다. 50대 이후는 철저히 소외됐다. 과거에 자신들이 들었던 추억의 가수를 소환할 수밖에 없다. 대형 연예기획사 위주로 돌아가는 콘서트 시장 밖 기획사들이 이들을 위한 공연을 기획하면서 옛 가수들의 컴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박은희가 모르고 있던 팬클럽 회원 숫자만 해도 1400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자신의 팬을 만나 그녀가 안내하는 추억을 되돌아보기도 했다는 박인희는 “저런 분들을 위해 부족하지만 앨범 하나만 만들자는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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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수일
 가수들의 여전한 음악 사랑과 자부심도 이유다. 윤항기는 “여러가지 역사적 아픔을 겪으면서 끝까지 그룹을 하면서 지킨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 지금 K팝이 세계적이고, 그룹사운드의 막내인 씨엔블루 같은 후배들도 활동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장수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들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박인희, 정미조, 윤항기 모두 여전히 쩌렁쩌렁항 성량과 목소리를 자랑하고 있다.   

 정규 24집을 내며 꾸준히 활약한 윤수일(61)은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열고 제2의 전성기를 노린다. ‘아파트’와 ‘황홀한 고백’으로 기억되는 그는 윤수일밴드를 이끌며 젊은 록밴드 못지 않은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4월24일 오후 2·6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콘서트’를 벌인다. 콘서트 이후 윤수일은 또 다른 꿈을 꾼다. 최근 자신의 회사를 설립해 후배들을 키우고 있다. “작은 나라에서만 활약하기는 힘들다. 한류로 뻗어나가야 한다”며 “내 노래를 기본적으로 하면서 후배 양성으로 한류 문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다. 해외에서 활동은 꾸준히 했으나 한국에는 그간 얼굴을 비치지 않은 왕년의 해외 톱스타들의 귀환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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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올리비아 뉴턴 존
 1970~80년대 ‘만인의 연인’인 영국 출신 호주 가수 겸 배우 올리비아 뉴턴 존(68)은 16년 만(5월14일 올림픽 체조경기장, 15일 KBS부산홀), ‘딜라일라’ ‘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 등의 히트곡으로 1960~70년대 팝의 황금기를 이끈 톰 존스(76)는 33년 만(4월9일 오후 6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내한공연한다. 영국의 ‘비틀스’와 1960~70년대 세계 팝 시장을 굴린 커다란 두 바퀴 중 하나인 미국의 로큰롤밴드 ‘비치보이스’의 첫 내한공연(21일 오후 8시 콘래드서울호텔 그랜드볼룸)도 열린다.  

 팝계 관계자는 “팝스타들이 전성기가 지나 비교적 작은 시장인 한국을 찾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열렬하게 환호를 해주는 한국 팬들을 기억하거나 관심을 갖고 꾸준히 내한공연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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