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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사건, 알려진 것보다 더 잔혹하고 광범위…한국 정부가 조직적으로 은폐" AP통신

등록 2016-04-20 18:22:43   최종수정 2016-12-28 16: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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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울산지방검찰청·AP/뉴시스】지난 1986년 12월 울산 건설현장에서 형제복지원 원생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AP통신은 자체 조사 결과 한국의 대표적인 인권탄압 사례 중 하나인 형제복지원 사건이 이미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악랄하고, 많은 사람들이 연루돼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2016.04.20
【부산=AP/뉴시스】이수지 기자 =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1980년대 부산에서 발생한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정부 문건을 단독 입수해 당시 원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복지원 내에서의 인권 침해가 이미 알려진 사실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광범위하게 벌어졌다고 폭로했다.

 또 당시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복지관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살해 사건 등으로 처벌받은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이 만난 최승우(46) 씨는 14세 때인 1982년, 빵을 훔친 누명을 쓰고 경찰에 잡혀갔다. 최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AP통신과 인터뷰 중 흐느껴 울면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경찰은 취조 과정에서 최씨의 바지를 벗기고, 저지르지도 않은 절도죄 자백을 강요하며 담배불로 최씨의 생식기 주변을 지졌다. 그 후 최 씨는 남성 2명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한국 역사상 최악의 인권 유린이 벌어진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다. 

 그곳에서 최씨는 5년간의 지옥 같은 복지원 생활 중 중노동은 물론이고,경비원에게 매일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여성과 남성 원생들이 맞아 죽고, 시신들이 폐기물처럼 짐수레에 실려 나가는 모습도 봤다. 

 복지원에는 최씨를 비롯해 노숙자, 취객 등 수천명이 수용돼있었다. 대부분 어린이와 장애인이었다. 당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현대적 국가로서 한국을 국제사회으로부터 인정받으려 했던 독재자들은 거리에서 떠돌던 이들을 붙잡아 강제로 복지관에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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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1980년대 한국의 부산에서 형제복지원 원생들이 트럭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을 찍은 자료 사진. 한국의 장애인차별반대 단체가 AP통신에 제공한 사진이다. AP통신은 30여년전 형제복지원에서 어린이와 장애자에 대한 성폭행, 살해 등 이미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악랄한 인권유린이 자행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연루돼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2016.04.20
  AP통신은 단독으로 입수한 부산시 정부문건을 토대로 정부 관계자들과 당시 원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며 진행한 탐사보도를 통해 형제복지원 원생들의 인권침해가 훨씬 더 잔인하고 광범위하게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정부 고위급에서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해 지금까지 누구도 복지관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살해 사건에 대해 처벌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형제복지원 원생들이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은 유럽, 일본 등 해외로 팔려나갔었고 복지원을 운영했던 가족은 2년 전만해도 복지시설과 학교를 운영했었다.

 AP통신은 또 한국에서 2차례 형제복지원 진상을 규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고위급 정부관계자들에 의해 좌절됐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또한 한국이 오는 2018년 다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지만,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수천명은 여전히 한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했고, 추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없으며, 현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한 어떤 방문도 거절하면서 관련 증거가 너무 오래됐다는 이유로 야당 의원의 진상규명 노력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태 행정자치부 사회통합지원과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은 2000년대 중반 설치됐던 형제복지원 피해사건진상규명위원회에 자신과 관련된  문건을 제출했어야만 했다"라며 "한국 전쟁 이후 수많은 사건들이 벌어졌던 만큼 각 사건에 대해 별도의 법을 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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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1980년대 한국의 부산에서 형제복지원 원생들이 줄맞춰 서있는 모습을 찍은 자료 사진. 한국의 장애인차별반대 단체가 AP통신에 제공한 사진이다. AP통신은 30여년전 형제복지원에서 어린이와 장애자에 대한 성폭행, 살해 등 이미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악랄한 인권유린이 자행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연루돼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2016.04.20
 그러나 원생들은 당시 일을 잊지 못한다. 최씨는 수차례 자살을 시도해 지금도 매주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AP통신에 “정부는 끊임없이 실상은 은폐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맞서 싸울 수있겠는가.만약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한다면 누가 우리 말을 들어주기나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스럽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우리 사연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대한민국 부산직할시 북구 주례동 산 18번지(현재 부산광역시 사상구 백양대로 372) 일대에 위치했던 부랑자 강제수용소로, 3146명이 수용 가능한 국내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다.1975년 내무부훈령 제410호, 그리고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부가 대대적인 부랑인 단속에 나선 것이 형제복지원 설립의 배경이었다.복지원에서는 수용자들의 중노동은 물론 수용자들에 대한 구타와 감금 그리고 성폭행까지 자행됐으며, 12년 동안 500명이 넘는 인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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