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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가습기 살균제 비극 '상품성' 욕심이 화 불렀다

등록 2016-04-27 19:02:02   최종수정 2016-12-28 16: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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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시, 기존 제품서 부유물 나오자 원료 교체
 신제품 출시 전 안전성 실험 필요 보고 묵살
 檢, 내일 세퓨 전 대표 등 2명 조사 '강행군'
 
【서울=뉴시스】김예지 기자 = 영국계 다국적 기업 옥시가 2001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사용했던 이유는 기존 제품에서 다량의 부유물이 나왔던 때문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통된 가습기 살균제 대부분이 옥시 제조법을 '카피'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결국 정부 공식 95명의 사망 피해자를 낳은 초유의 사건은 상품성을 높이려했던 한 업체의 욕심에서 시작된 셈이다.

 특히 옥시는 기존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의 경우 흡입독성 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했지만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원료를 PHMG로 교체할 당시엔 회사 연구원의 '실험 필요성' 보고조차 묵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따르면 옥시는 1996년 '프리벤톨(Preventol) R80'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처음 만들었다.

 프리벤톨R80은 독일에서 가습기 세정제 원료로 쓰던 화학물질로, 옥시는 이를 세균제로 쓸 수 있는지 독일의 한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옥시는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서신을 받아 이 제품에 대한 안전성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프리벤톨R80을 써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프리벤톨R80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로부터 '물 위에 하얀 부유물이 생긴다' 등의 불만이 나오자 옥시는 2001년 원료물질을 PHMG로 바꿨다. 

 옥시는 그러나 1996년과는 달리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쓸 땐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옥시 연구원의 "흡입독성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검찰은 위와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이 보고가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 등 어느 선까지 올라갔는지와 어떤 경위로 실험 필요성 보고를 무시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외에도 초음파 가습기처럼 공기 중으로 분무돼 인체로 흡입될 수 있는 다른 제품의 경우 제품 출시 전 흡입독성을 거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6일 신 전 대표와 이 회사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 3명을 소환 조사했고 이날도 옥시 현 연구소장 조모씨와 옥시에 PHMG를 공급한 도매업체인 CDI 이모 대표를 소환 조사 중이다. 최씨도 이날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28일에는 세퓨 가습기 살균제 판매사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 이 회사에 원료물질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를 공급한 H사 김모 대표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불거지자 폐업했다. 세퓨를 사용한 피해자는 27명으로 이 중 14명이 사망했다.
 
 yeji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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