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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학살에 최적화된 돌격소총 AR-15…규제 논란 재점화?

등록 2016-06-13 17:04:21   최종수정 2016-12-28 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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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12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사건에 '돌격소총(Assault Rifle)'으로 알려진 AR-15가 사용돼 미국 사회의 총기규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개조된 AR-15.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2016.06.13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사건에 '돌격소총(Assault Rifle)'으로 알려진 AR-15이 사용돼 미국 사회의 총기규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범인 오마르 마틴이 혼자서 50명을 사살하고 수십명에게 부상을 입힐 수있었던 데에는 AR-15이 상당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에 수백발의 총알을 높은 명중률로 토해내 대량학살에 최적화된 돌격소총의 개인 소유 여부는 미국 총기규제 논란의 중심에 있다.

1958년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AmaLite)에서 개발한 돌격소총은 대표적인 군용소총 M-16의 기본형임에도 불구하고 총기 박람회 등에서 개인판매자로부터 신원 확인없이도 살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 탐사전문지 '마더존스(Mother Jones)'의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해 지난해 7월부터 벌어진 대량학살 총기난사 사건 가운데 대부분이 AR-15로 행해졌다고 보도했다.

 마더존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총 8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고, 이 가운데 7건이 돌격소총이 사용됐다.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 총격 사건(14명 사망·20명 부상)을 비롯해 2012년 콜로라도주 오로라 총격 사건(12명 사망·58명 부상)과 코네티컷주 뉴타운 총격 사건(28명 사망·2명 부상)에 모두 돌격소총이 쓰였다.

 더 놀라운 점은 1982년부터 미국에서 벌어진 79건의 총기난사 사건 가운데 63건(79.74%)이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로 자행됐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테러 감시 대상자들도 합법적으로 반자동무기를 구입할 수 있었다.

 미국 출생 알카에다 대변인인 애덤 가단은 "미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총기가 넘치는 곳으로 아무나 신분증 없이도 총기 박람회에 가서 전자동 돌격소총을 살 수 있다"며 "무엇을 망설이느냐?"고 테러공격을 선동한 바 있을 정도다.

 어떻게 미국에서는 이러한 대량학살무기를 아무나 쉽게 살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에서도 돌격소총이 전면 불법화했다.

 다만 엄밀히 말해 '돌격소총(Assault Rifle)'이라는 기술적 정의는 없으며, 방아쇠를 당기고 있으면 연사가 가능한 '전자동(Fully Automatic)'과 단발형이지만 자동으로 재장전을 하는 '반자동(Semiautomatic)' 총기로 나뉜다.

 전자동 무기는 1986년 이후로 지금까지도 불법이다. 하지만 미국에 유통되는 총기 대부분이 반자동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불법화할 수 없었던 법원은 AR-15와 AK-47 등 18개 총기를 돌격소총으로 지칭하고 10년간 금지하기로 했다.

 2004년 해당 법률이 만기되자 미국 정부는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돌격소총의 불법화에도 불구하고 실제 총기난사 피해자들이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NYT는 미 연방수사국의 집계를 인용해 매년 약 1만1000여명이 총격에 목숨을 잃지만, 이 가운데 돌격소총을 포함한 모든 소총계열이 쓰인 경우는 약 300여명(2.72%)에 그친다. 즉 98%에 가까운 총기사건이 권총 등 소형 총기로 저질러진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총계열은 미국에서 유통되는 총기 가운데 약 2%를 차지한다.

 총기옹호론자들은 미국 여론이 대량학살 총기난사가 실제 전체 총기피해자들의 극소수임에도 불구하고 더 큰 비극으로 여겨지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AR-15와 같은 반자동 총기가 비교적 가벼우면서 반동이 적을 뿐만 아니라 다른 소총에 비해 화력도 약하다는 이유로 사냥용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금지법이 연장되지 않았다.  

 총기규제론자는 미국에서 방어용이라는 인식이 강한 권총 금지를 추진하지 못하고  "가장 무서워 보이는 군용 스타일 무기"를 불법화하는 데 타협했지만, 2004년 그것마저도 잃어버린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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