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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정의 寫讌] 열심히 일한 당신, '잘' 살고있나요

등록 2017-10-11 06:00:00   최종수정 2017-10-11 08: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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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보대행사 재무팀에 근무하는 박지연(44) 씨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얼굴에 땀방울이 맺힙니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보대행사 재무팀에 근무하는 박지연(44) 씨는 요즘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일하다보니 근육량이 모자라고 기초체력도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박 씨는 업무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퇴근 후 짬을 내 노래를 부르는 등 취미활동도 합니다. 또 봉사활동 등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삶의 보람을 찾습니다. 

#의류 도매사업을 하는 조정은(27) 씨도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며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조씨는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 다리가 많이 부어오르고 목도 경직되는 등 후유증을 겪었지만 이제는 삶이 즐겁습니다. 그녀는 요즘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인생의 즐거움에 눈을 떴습니다. 친구들은 그녀를 식도락가라고 부릅니다.

요즘 직장인들은 균형잡힌 삶을 뜻하는 ‘워라밸’의 삶을 동경합니다.  워라벨은 신조어로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의 줄임말입니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숨 쉴 시간도 모자란’ 현대인들이 오매불망 잊지 못할 단어입니다. 워라벨은 좋은 직장의 조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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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보대행사 재무팀에 근무하는 박지연(44) 씨가 조아필라테스 스튜디오 조아연 원장의 지도로 필라테스를 하고 있습니다. chocrystal@newsis.com
가정의 수입이 줄지 않고도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정말 환상적이 아닐까요.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초과근무 수당이 연간수입의 10~30%를 차지하거나, 혹은 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초과근무를 하거나, 초과수당이 연봉에 포함된 경우에는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언제 퇴근할 지 모르는 직장인 대신 육아 또는 집안일을 맡는 주부에게는 ‘퇴근’도, ‘수당’도 없습니다.    

2017년 6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의하면 근로자들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172.5시간입니다. 이 중 총 근로시간이 긴 사업인 부동산업 및 임대업은 월 189.6시간을, 제조업은 월 187.5시간을 일합니다.

조사된 근로시간에는 휴식시간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2017년 6월 조사된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일수 20.6일에 휴식시간 1시간을 곱해 월 평균 근로시간에 더하면 172.5+20.6시간. 총 193.1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빼고도 하루 9.37시간을 일하는 셈입니다. 9.37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39.04%에 달하는 시간입니다. 조사된 근로시간은 수당을 청구하는 등 신고한 초과근무만을 포함하고 있으니 신고하지 않은 초과근무를 포함하면 실제 근로시간은 이보다 더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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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보대행사 재무팀에 근무하는 박지연(44) 씨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하고 있습니다. chocrystal@newsis.com
이쯤 되니 일하려고 사는 건가 살기 위해 일하는 건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많은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합니다. 일이 중요한가 삶이 중요한가를 견줄수는 없겠지만 양질의 삶이 다수의 바람인 건 확실합니다. 당신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또 오롯이 내 삶을 위해 하루 몇 시간쯤 투자하고(혹은 투자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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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의류 도매사업을 하는 조정은(27) 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며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chocrystal@newsis.com
우리나라는 2004년 7월부터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됐습니다. 주 5일, 주 40시간 근무제지만 사실상 주당 최대 68시간을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52시간으로 줄이는 노동시간 단축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구요. 주 40시간 근무제는 프랑스에서는 1936년, 독일은 1967년, 일본은 1987년부터 시행됐습니다. 이 나라들, 지금은 더 짧은 시간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지난 2015년 국내 기업 100곳, 근로자 4만 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 결과 가장 큰 문제로 야근이 꼽혔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은 주 5일 근무 중 평균 2.3일을 야근하고 있었습니다. 3일이상 야근하는 비율도 43.1%에 달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일·생활 균형을 위한 캠페인의 3대 핵심 과제로 오래 일하지 않기(정시 퇴근하기,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업무집중도 향상), 똑똑하게 일하기(똑똑한 회의·보고,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제대로 쉬기(연가사용 활성화, 건전한 회식문화, 쉴 권리 지켜주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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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의류 도매사업을 하는 조정은(27) 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며 악화된 건강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chocrystal@newsis.com chocrystal@newsis.com
당신의 일터는 어떠한가요. 또 당신은 오래 일하지 않고, 똑똑하게 일하고, 제대로 쉬어가며 ‘잘’ 살고 있나요.

(촬영협조. 조아필라테스 스튜디오) 

<조수정의 사연(寫讌)은 사진 '사(寫)', 이야기 '연(讌)', '사진기자 조수정이 사진으로 풀어놓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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