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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미 나나미 "'황금시대' 아테네, 붕괴로 이끈 건 포퓰리즘"

등록 2017-10-31 10:34:45   최종수정 2017-11-14 09: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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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 저술가로 꼽히는 시오노 나나미(80)의 '그리스인 이야기Ⅱ'가 국내 번역·출간됐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총 3권으로 출간되는 시리즈다. 그 중 둘째 권인 '그리스인 이야기 Ⅱ'는 정치·사회·경제·군사·문화·외교 등 많은 부분에서 절정기를 이룬 아테네 황금시대를 조망한다.

아테네의 국운을 결정지은 펠로폰네소스전쟁과 아테네의 쇠퇴를 통해 그리스 세계가 급변하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는 그리스 세계를 양분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각축전을 배경으로 민주정치의 발전과 한계, 그리고 그리스인의 이상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페르시아전쟁 이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고대 그리스를 양분하는 강국이 됐다. 과두정치의 스파르타는 변하지 않고 갈구하지 않는 나라였지만 아테네는 달랐다. 민주정치를 운영하며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길 원했고,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랐다.

기원전 461~기원전 492년까지 아테네의 발전은 눈부셨고 민주주의는 그 이전에도 그 이후로도 실현된 일이 없을 만큼 원활하게 작동했을 정도로 최고조에 달했다. 아테네는 명실상부 델로스동맹의 맹주였고, 수도에만 1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았으며, 대부분의 도시국가가 1척도 운용하기 힘든 삼단갤리선을 200척이나 운용하는 등 최강의 해군력을 보유했다.

또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 중 하나인 파르테논 신전을 재건하고 매년 축제·경기·연극제를 개최하는 등 문화와 예술 융성에도 힘을 쏟으며 '그리스인 모두의 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저자는 아테네가 어떻게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황금시대'를 맞이해 번영과 풍요를 누릴 수 있었는지 아테네와 민주주의의 성장 원동력과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국정을 담당하는 최고 직위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 32년 동안 연속으로 당선되면서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리더 페리클레스는 민주정치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을 통합시키고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테네 사회의 가장 아래에 외치한 노동자계급의 생활을 보장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친 것이 그중 하나다.

그리고 아테네의 페리클레스, 스파르타의 아르키다모스, 페르시아의 아르타크세르크세스, 이들 동지중해 3대 강국의 리더는 비슷한 시기에 군주 지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양식을 지닌 자들이었다. 이들은 국제관계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며 전쟁을 피했으며 설사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오래 지속되는 위험을 막았다.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에 따라 아테네의 영토인 아티카 지방 세 곳에 각각 분산되어 있었다. 오늘날처럼 선거구를 찾아가 유권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게다가 '스트라테고스'는 선거를 통해 1년에 한 번 선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페리클레스는 33세에 처음 당선된 이후 32년에 걸쳐 계속 스트라테고스에 당선되었다. 그의 낙선을 기록한 사료는 없다."(37~38쪽)

"페리클레스는 이것이 민주주의의 이념에 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도시국가 아테네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퇴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현실은, 시민에게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정치 국가 아테네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페리클레스는 시민집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시민에게 재직 기간 동안 일당을 지불하는 법안을 제출했다."(56~57쪽)

페르시아전쟁이 끝난 뒤 48년간 그리스인은 평화와 번영을 구가했는데 특히 아테네는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기원전 431년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에 펠로폰네소스전쟁이 발발했고 기원전 404년 아테네는 무조건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아테네는 강제로 스파르타의 동맹국이 되었고, 델로스동맹은 해체되었으며, 막강했던 해군력은 소멸되었다. 아테네와 피레우스 항구 일체화가 파괴되어 거대한 통상 센터로서의 기능과 위용마저 상실해버렸다. 무엇보다 강제로 민주정치를 포기하고 과두정치로 이행해야 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페리클레스 시대 이후의 그리스 세계를 두고 "아테네인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전체가 양식이 없는 사람들로 변해버렸다"며 한탄한다. 1권에서 이미 예고한 대로 민주정치가 이데올로기로 변한 시대에 도시국가 아테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쇠퇴뿐이었다. 이경덕 옮김, 488쪽, 살림, 1만9000원.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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