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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주의보①]같은 독감 백신이라도 병원마다 접종비 '천차만별'

등록 2017-11-21 06:01:00   최종수정 2017-11-21 08: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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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독감 예방 접종. (뉴시스 DB)

독감 예방 접종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해마다 접종비 논란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1 "병·의원마다 독감 백신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혼란스럽고, 주부 입장에서 접종비가 부담스러워 비교적 저렴한 다른 지역 병원에서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았어요."

 서울 도봉구에 사는 주부 최모(47)씨는 최근 집에서 40분가량 떨어진 병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았다.

 최씨가 이른바 '원정 접종'에 나선 이유는 병원마다 제각각인 백신 가격 탓이다.

 집 근처 병원들은 '4가 독감 백신(4가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을 기준으로 접종비가 1인당 3~4만원이었다.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느낀 최씨는 수소문 끝에 1인당 1만6000원에 접종이 가능한 다른 지역 병원을 찾았다.

 최씨는 "주부입장에서 4인 가족 독감 예방 접종을 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병원마다 독감 백신 접종 비용이 모두 달라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했다. 

 #2. 회사원 김모(36)씨는 최근 집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았다. 평소 친분이 있던 간호사 출신 지인에게 부탁해 아내와 함께 맞았다.

 독감 백신 역시 지인이 직접 구했다. 김씨는 접종비로 1만5000원을 냈다. 하지만 비의료인의 의료 행위는 현행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김씨는 "병원마다 접종비가 다르고, 무엇보다 똑같은 백신인데 굳이 더 많은 돈을 내면서 맞을 이유가 없었다"며 "주위에도 암암리에 집에서 의료인이나 제약 회사 직원들에게 독감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겨울철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한창인 가운데 병원마다 독감 백신 접종비가 달라 시민들이 혼란을 빚고 있다. 보다 저렴한 병원을 찾아가는 '원정 접종'은 물론, 제약 업체 직원 등 비의료인을 통해 암암리에 주사를 맞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뉴시스 취재진이 서울의 병·의원 10곳의 독감 예방 백신 접종비를 확인할 결과 '3가 백신(3가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은 적게는 1만4000원부터 많게는 3만4000원까지 차이가 났다. 또 4가 백신 역시 3~5만원으로 병원마다 접종비가 달랐다.  

 4가 백신 접종비가 비싼 병원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는 비싼 백신이 훨씬 더 효과가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독감 백신은 효과가 뛰어난 수입산 좋은 걸로 맞아야 한다"며 "가격이 비싼 만큼 당연히 효과가 뛰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백신은 가격이 저렴한 다른 병원에서 쓰이는 백신과 같은 제품으로 확인됐다. 
  
 또 백신 접종비가 비교적 저렴한 병원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접종비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 개인병원 의사는 "단순히 백신 접종비만 놓고 싸다, 비싸다 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사가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는 진료 과정과 인건비, 임대료, 백신 보관비 등을 빼놓고 얘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독감 백신 접종이 개인 병원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항목 중에 하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다"며 "병원들도 서로 눈치만 보고 있고 접종비를 올리지도, 그렇다고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건강관리협회나 인구보건복지협회 등 비영리법인 의료기관은 병·의원보다 접종비(4가 기준 2만5000~2만7000원)가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비영리 의료기관 관계자는 "비영리의료기관은 이윤을 적게 남기고,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접종비가 저렴한 것"이라며 "그렇다고 다른 병원에서 사용하는 백신과 다른 제품이거나 문제가 있는 제품이 아니다"고 밝혔다.

 병원마다 제각각인 접종비 탓에 혼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주부 최선윤(45)씨는 "4인 가족 기준으로 1인당 5000원 차이면 적지 않은 차이"라며 "백신 효과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년 독감 예방 접종을 할 때마다 조금 더 저렴한 곳을 찾아다녀야 하니 번거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안선영(23·여)씨도 "효과가 비슷한다면 접종비도 비슷해야 되는데 병원마다 비용이 달라 혼란스럽다"며 "같은 백신인데 돈을 더 주고 맞았다면 소비자 입장에서억울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독감 백신은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이 임의로 접종비를 정할 수 있다.

 해마다 독감 백신 접종비 논란이 거듭되고 있지만, 정부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독감 백신 접종은 비급여 항목으로 의료기관이 임의로 비용을 정할 수 있다"며 "접종비에 대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접종 희망자가 병원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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