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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대표가 직접 밝힌 '방탄소년단' 성공 비결

등록 2017-12-10 17:03:19   최종수정 2017-12-18 10: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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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2017.12.10. (사진 = 빅히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올 한해는 방탄소년단의 역동적인 서사였다. 많은 분들이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이끈 핵심 역량, 전략, 성공 비결을 묻는데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현재로서는 답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악의 진정성과 대중음악이 전달할 수 있는 격려와 위로의 힘을 믿어 오늘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10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류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윙스 투어 더 파이널' 간담회에서 프로듀서(PD)인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문화적 폐쇄성이나 언어적 장벽을 넘어, 보편타당한 메시지와 잠재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발매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로 4연속 '빌보드 200'에 한국 가수 최초로 진입했고, 7위라는 K팝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에서 DNA를 공연하며 명실상부 한류그룹이 됐다. 최근 발표한 '마이크 드롭' 리믹스는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서 K팝 그룹 최고 순위인 28위로 진입하기도 했다.

방시혁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방탄소년단만의 성공이 아닌 과거부터 이어져온 수많은 K팝 프로듀서들의 창의적 시도가 축적이 돼 나온 결과라고 봤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해외진출유공 부문의 대통령표창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한 방시혁은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이번을 계기로 K팝이 고유한 장르로 새롭게 진화하는 음악으로 인정받고 글로벌 시장에서 생동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방시혁은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습생 시절부터 멤버들에게 팀으로서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시혁은 "방탄소년단은 팀으로서 성장이 기본적인 콘셉트"라면서 "그래서 제가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곱 명이 함께 하며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고 봤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팀 서사의 중심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다. 콘셉트를 먼저 기획하고 멤버들이 들어가는 방식은 옳지 않다. 멤버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성장, 고민, 행복 등에 대해 유의해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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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2017.12.10. (사진 = 빅히트 제공)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멤버들에게 '무엇을 보완하라'는 주문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방시혁은 "원칙적일 수 있지만 팀의 가치와 음악, 무대, 팬을 항상 소중하게 여기는 아티스트가 되라고 한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와 함께 SM, YG, JYP 등 이른바 대형기획사가 아닌 중소형 기획사의 출신 팀이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다.

방시혁은 팬들과 여러 군데에서 분석한 것을 토대로 방탄소년단이 2015년 4월 발표한 '쩔어'로 해외 팬들이 결집됐고 지난해 5월 공개한 '불타오르네'로 팬덤이 폭발했으며 작년 10월 선보인 '피 땀 눈물'로 대중성과 보편성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봤다.
 
특기할 만한 점은 방탄소년단이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진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방시혁은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킨 것"이 유효했다고 봤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90년대 중반부터 K팝 음악은 비주얼적으로 아름답고 음악이 총체적으로 작용하고 퍼포먼스가 멋있었다"면서 "이말 자체가 언어적인 경계를 넘어 한 수단으로 작용했는데 이 고유의 가치를 지키되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한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두고 멤버들의 자신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한 것이 서구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게 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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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2017.12.10. (사진 = 빅히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구 음악시장은 송라이터가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멤버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한 점도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라고 부연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방시혁은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팀의 가치관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시혁은 이를 공개하기보다 팬들의 해석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방시혁은 "아티스트가 콘텐츠를 만들고 전달할 때 뒷면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만드는 사람들의 입으로 들려주는 게 재미있지는 않다"면서 "그걸 말하는 것이 콘텐츠를 접하는 분들이 시원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반드시 그 부분은 접하는 분들의 즐거움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방시혁은 작곡 능력은 물론 다양한 콘셉트 등을 아우를 수 있는 프로듀싱 능력도 갖췄다. 그는 또 자부심이 강한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2011년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 임재범이 방시혁이 작곡하고 백지영 2PM 택연이 부른 '내귀에 캔디' 리메이크를 요청했지만 '한번도 곡의 리메이크 승인을 해준 전례가 없다'며 거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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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해외진출 유공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이사가 웃음 짓고 있다. 2017.12.05.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테크노뮤지션 가재발이 속한 미디어 아트팀 '태싯그룹'을 빅히트 소속에 두는 등 IT와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다. 음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다.

방탄소년단의 미래 역시 이와 연결지어 추측해볼 수 있지만 그러나 방시혁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음악 자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시혁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먼저 중점을 두려고 한다"면서 "IT와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은 제 취미이기도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떨어지지 않으면서 도움을 받는 선에서 머무르려 한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특기할 만한 점은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를 통해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시혁은 "아직은 설익은 고민인데 바로 의미 전달이 안 되어도 해외 팬들이 재미있게 따라 부르는 단어들이 뭐가 있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방시혁은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국가에 대한 큰 관심은 없었다고 했다. "국가대표 경기에도 관심이 없었다. 국가라는 실체가 과연 대단한 것인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간 뒤 "태극기를 가슴에 자수로 박은 것 같더라"고 웃었다. "굉장히 감격적이고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표창을 받으면서 '제2의 방탄소년단'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부분은 약간의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방시혁은 "아티스트에 '제2의' '제3의' 수식을 붙이면 안 된다"면서 "팀마다 고유의 정체성이 있다. 방탄소년단만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방탄소년단처럼 되라는 것이 아니고, 제가 방탄소녀단의 후계 가수를 내겠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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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해외진출 유공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이사가 웃음 짓고 있다. 2017.12.05. [email protected]
"K팝 신에서 우리 회사가 아니어도 좋고 제가 프로듀서가 아니어도 되고 앞으로 해외에서 활약하는 더 많은 K팝 가수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가 방탄소년단을 마치 끼워팔기처럼 한다는 시선도 있는데 절대 그런 종루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시혁은 자신을 '방탄 아빠'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웃으며 주문하기도 했다. "우선 아티스트라는 것이 누군가가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아버지,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방탄소년단이 객체가 된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냈다는 불편함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아직 미혼이다. 이미 결혼한 걸로 아는 분들도 있다. 한 총각을 살려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아빠, 아버지는 안 써줬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이어서 이어진 방탄소년단 간담회에서 멤버 슈가는 "방시혁 PD님을 대표님 또는 사장님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런 단어를 굉장히 불편해하신다"면서 "아버지라고 불러본 적도 없다. 항상 느끼는 점은 멋진 프로듀서, 멋진 선배, 멋진 형을 만났다는 천운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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