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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시코노믹스' 시대 공식진입

등록 2017-12-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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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20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18일부터 이날까지 개최된 회의는 성장보다는 개혁에 방점을 둔 내년 경제정책을 결정했다. 2017.12.21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새 지도부가 지난 12월 18~20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경제사상’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중국이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 : 시 주석의 경제정책)'를 공식화한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중앙경제공작회의 폐막 후 발표한 공보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경제사상(이하 시진핑 신경제사상)’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정치경제학적인 최신성과로서, 당과 국가의 귀중한 정신 자산이라고 자평하고 반드시 장기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코노믹스를 향후 5년간의 시진핑 집권 2기를 넘어 중장기적인 경제노선으로 끌고 갈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시코노믹스의 유래

 중국 지도부가 시진핑 신 경제사상으로 정의를 내린 시코노믹스의 시작과 그 발전과정은 시 주석의 권력집중과 연관이 매우 크다.

 시코노믹스는 시 주석이 지난 2015년 11월부터 '공급측 개혁'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두각을 드러냈다. 당시 당기관지인 런민르바오는 "공급측 개혁은 '신창타이(新常態)의 새로운 성장엔진"이라는 말로 시코노믹스를 표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코노믹스의 정확한 의미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작년 2월께 “중국 경제의 최근 화두는 시코노믹스”라면서 “시코노믹스가 리코노믹스(Likonomics·리커창 경제학)를 밀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3년 전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리코노믹스란 용어를 지어낸 뒤 한때 유행했지만 지금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지적했다.

 1990년대 장쩌민(江澤民) 시대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는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경제 정책을 주도했듯이 중국 경제 조타수는 전통적으로 국무원 총리였다. 이에 따라 2012년 시작된 시진핑 집권1기 시절 시진핑-리커창 양강구도로 세계는 리 총리가 주도할 ‘리코노믹스’에 주목했었다.

 리코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기에 리커창 총리과 그 경제팀이 일부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일부 정책을 주관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반면 시 주석이 공산당 산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인 중앙재경영도소조 ‘소장’을 맡고 있고 여러 경제정책 회의를 주최하는 등 경제적 실권을 놓은 적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시코노믹스의 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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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위안(중 후난성)=AP/뉴시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11월3일 중국 후난(湖南)성 샹시투자-먀오족 자치주의 후위안(花垣)에서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중국에선 시진핑에 대한 신격화가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최대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 우상화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살린다며 중국에 결국 화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2017.11.22
시 주석의 당내 1인 핵심 절대권력 강화에 따라 시코노믹스는 결국 전면에 나섰다.

 시코노믹스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집권 2기를 시작하는 지난 10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와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공식화됐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꽤 오래동안 분명한 사실을 공식화한 것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19차 당대회와 19기 1중전회에서 “이제는 경제성장률 수치에 집착하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서 국민의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는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해 갈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현재 기업부채, 금융리스크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시급한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향후 경제정책을 담은 19대 보고가 양적 성장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질적 성장을 외친 것도 시코노믹스의 영향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어 중국 지도부는 지난 20일 중앙경제공작회의 폐막식에서 시코노믹스를 시진핑 신경제사상으로 공식 정의했고 그 내용도 처음 윤곽이 드러났다. 중국 지도부는 향후 3년간 주력할 3대 과제로 ▲금융리스크 억제▲빈곤퇴치▲환경보호를 꼽았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성장 둔화마저 감내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시코노믹스 향방

 시 주석의 이름을 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올라가면서 그는 마오쩌둥(毛澤東)에 비견되는 위상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집권 1기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시코노믹스’ 정책들의 실행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아울러 경제라인에 포진한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은 시코노믹스의 전면 실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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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중국 정부가 1일 베이징에서 가까운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이로써 중국 경제특구는 광둥성 선전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 상하이 푸둥(浦东)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 그리고 베이징을 끼고 있는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 등 '삼두마차 체제'로 개편됐다. 1일 촬영된 슝안지역 항공사진. 2017.04.02
반면 시코노믹스의 실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시 주석이 집권 2기와 그 이후 펴겠다고 강조한 정책은 대부분 집권 1기 때도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사태 등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이 불거지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세계 중국 경제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내부와 외부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을 때 시코노믹스 관련 시 주석의 약속들이 그대로 이행될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방 언론은 또 “시진핑 지도부는 지금까지 중국 경제문제의 근저에 있는 ‘국가 개입’을 줄이려는 의지가 없었다”면서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시코노믹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중국 국책연구소인 사회과학원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은 내년을 포함한 중국 중장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유지한 가운데 시코노믹스가 앞으로 직면할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중국 공산당 관례상 한 지도부의 경제정책은 전체 당대회 개최 다음 연도 가을에 개최되는 3중전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때문에 시코노믹스는 내년 가을께 열리는 19기 3중전회나 그 이전에 구체적으로 파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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