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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한류①][르포]"세부서 'KEPCO' 새긴 작업복 선망의 대상"

등록 2018-03-28 06:00:00   최종수정 2018-04-09 0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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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전력공사 세부화력발전소 전경.


 세계 각국이 에너지 수출 확대에 본격 나서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경제 효과가 큰 에너지 시장을 놓고, 세계 각국의 에너지기업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에너지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KEPCO). 에너지 한류의 교두보인 필리핀에서 한전이 일으킨 '에너지 한류' 바람이 거세다. 한전은 세부발전소를 포함해 말라야 중유화력발전소, 일리한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등을 운영 중이다. 한전이 필리핀 전체 발전량의 약 10%를 공급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한전이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과 경쟁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기준으로 필리핀에서 약 2조1000억원(일리한 발전소)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명실상부한 KEPCO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와 마이크로그리드, 스마트그리드와 같은 에너지 신산업까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新남방 에너지 실크로드'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한류가 한창인 필리핀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에너지 한류를 일구는 현장의 생생한 풍경과 목소리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편집자주>

【세부=뉴시스】박성환 기자 =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 보안 검색대 앞에 서 있던 공항 관계자가 기자와 눈을 맞추더니 수줍게 '코리안'이라고 물었다. 기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공항 관계자가 환하게 웃었다. 출국 전 조창룡 한국전력공사 세부 현지법인장으로부터 들은 말이 떠올랐다. 

 "세부에서 한국 이미지가 좋아요. 한국전력공사(KEPCO)가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세부 현지인들이 매우 많습니다. 또 한전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성실함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요."

 공항 관계자에게 "한전 세부화력발전소로 가는데,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굿(good)'이라고 말하면서 엄지를 세웠다. 이내 "엔지니어로 일하느냐"고 물었다. 눈인사로 답을 대신했다.

 한전 세부화력발전소는 필리핀에서 '에너지' '발전소' '전기'의 대명사 격이다. 세부발전소가 자리한 비사야스 지역은 정전이 당연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서 세부지역 정전이 사라졌다. 특히 이 발전소는 한전 최초의 상업발전소이자 연료(석탄) 조달에서 생산, 판매 등 전 과정을 모두 총괄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공항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내달리자 원통형의 커다란 굴뚝이 선명했다. 세부발전소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환영한다는 인사와 함께 한전 로고(KEPCO)가 새겨진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의아했다. 발전소는 넓고 청결했다. 검은 석탄재와 분진이 날려 발전소 전체가 회색빛일 거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석탄발전소가 '친환경 방식'을 추구할 수 있을까. 조 세부법인장의 답변은 간단했다.

 "외국기업들은 필리핀에서 이윤만 추구하다가 현지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종종 있어요. 한전은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필리핀 내 법령 수준을 뛰어넘는 친환경 기술을 적극 도입해 정부와 현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어요. 더 나아가 현지인들과 상생과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훨씬 많습니다. 단순히 필리핀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한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실제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는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지붕 덮개가 설치돼 있었고, 석탄 야적장도 실내에 갖추는 등 비산먼지와 분진을 최소화하기 위한 흔적들이 발전소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뿐만 아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전 파견 직원들의 열의였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쉴 새 없이 각종 부품을 점검하고, 수치를 확인하는 젊은 직원들은 활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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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필리핀 전원별 설비용량. 자료=한국전력공사


 "안전모를 착용하십시오."

 보안절차를 마치고 발전소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2층 터빈실에 들어서자 굉음이 들려 귀가 먹먹했다. 터빈실에는 거대한 거북이 등껍질은 연상케 하는 반원 모양의 발전기가 시선을 붙잡았다. 발전기에 다가가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웅장한 기계음과 열기 탓에 안전모 사이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박희영 세부발전소장은 "발전소 운영은 늘 긴장의 연속"이라며 "불시에 찾아오는 긴장감이 익숙하더라도, 평소에 세심하게 관리하고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의 목소리가 터빈실에서 쩌렁쩌렁 울렸다.

 이어 들어선 주제어실에는 파견 직원들과 현지 직원들이 빼곡히 들어선 스크린과 각종 조정 장치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주제어실에서 근무하는 파견직원과 현지 직원 모두 매일 오전 8시30분 다 같이 모여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박 세부발전소장은 "발전소 운영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파견 직원들과 현지 직원들 모두 한 마음 한 뜻이 돼야 안전하고 꾸준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MW급 유동층 화력발전소인 세부발전소의 누적 가동률은 91%에 달한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발전소로 꼽히는 이유다. 

 또 국내 전력산업 관련 업체와 동반진출로 1억5000만 달러의 수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아울러 현지에서 2000여명을 고용하는 등 경제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래서일까. 'KEPCO'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현지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한전 직원들은 세계 최고 휴양지인 필리핀 세부에서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변함없이 불을 밝힌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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