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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과거와는 다른 속도전…까닭은?

등록 2018-03-29 06:53:00   최종수정 2018-04-02 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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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 정부가 28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했고, 방문기간동안 시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는 부인인 리설주도 동행했다. 2018.03.28. (출처=CCTV) photo@newsis.com
北뿐 아니라 주변국 이해관계에 의해 빨라진 측면도
 핵완성 선포北, 정상국가 위한 주변국 관계회복 몰두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밝혀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육성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이후, 4월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 합의하는 등 급속도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상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여러 단계로 세분화해 협상을 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로 정상 외교를 펼쳐왔다.

 물론 필요한 경우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에 합의를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3월 북중 정상회담→4월말 남북 정상회담→5월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빠르고 급격한 행보를 보인 적은 없다.

 이같은 북한의 '이례적인' 속도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의지도 있겠지만,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을 강조했다.

 먼저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이벤트는 김 위원장으로서 호재였다. 올림픽이라는 행사는 '시점'이 고정돼 있는 행사인 만큼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전략적인 고민을 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또 올림픽이 주는 '평화' 메시지를 이용해 김 위원장의 국제전 '데뷔'를 위한 발판을 차곡차곡 쌓음과 동시에, 올림픽을 계기로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대표단을 보내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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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 정부가 28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했고, 방문기간동안 시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2018.03.28. (출처=CCTV) photo@newsis.com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조기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정례화하고 싶어하는 의지도 함께 맞물렸다. 특히 4월 말 정상회담을 하게 될 경우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 연쇄적인 정상회담을 기대해볼 수 있는 만큼 정부 입장에서도 김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좋은 조건이었다.

 아울러 과거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발표하면서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역풍을 맞긴 했지만, 6·13 지방선거라는 이벤트 역시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스캔들을 잠재우는 동시에 지지율을 끌어올릴 교두보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충동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 등을 속도전으로 처리할 경우 돌아오는 이득이 많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경우에도 그동안 내부적으로 장기집권의 기틀을 닦는 시기였기 때문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로 북중 회담 시점을 잡았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은 예정된 것 아니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의 방중과 북중 정상회담은 이미 오래전에 계획된 것이고 심지어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결정이전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김정은과 시진핑의 만남은 장기집권을 위한 제도적 틀과 기반을 마무리한 역내의 두 최고지도자 간에 안정적인 대내외 환경요구라는 이해관계의 일치한 당연한 결과라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내부적인 문제도 속도전에 한 축을 담당했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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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CTV·AP/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베이징에서 차를 타고 가면서 창문을 내리고 밖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중국 관영 CCTV가 28일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이 영상은 26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만나고 난 후 숙소인 댜오위타이로 돌아가면서 시 주석 부부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모습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8.03.28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 식량사정이 너무 위태해서 민란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전제한 뒤, "무연탄수출, 철광수출이 안되면서 군 부대의 식량 공급도 제대로 안되는 상황이기에 중국에게 손벌려야만 할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국제사회 대북제재 압박으로 경제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량난이 심각해 국경 일대 북한 군인들에게조차 식량배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매년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동계군사훈련의 규모를 축소했을 거라는 전망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북·중관계 회복과 북·미관계 회복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경제지수를 끌어 올리면서 당과 군대의 통제를 강화할 시급한 필요성도 있었다는 해석이다.

 한편 이같은 북한의 정상외교 행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핵 무력 완성 이후 핵 무기를 상당한 수단으로 이용해 정상국가 경제발전 목표로 나가기 위한 행보로 해석해 볼 수 있다"며 "북한이 과거처럼 비대칭적으로, 수세적으로 협상에 임해서 단순히 경제적 보상 받는 방식의 행보는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확실하게 정상국가의 위상 가지겠다는 목표와 북·미수교를 목표 정하고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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