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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D-30일②]중견기업 비상 "가동 중단해야 할 처지"

등록 2018-06-03 06:00:00   최종수정 2018-06-11 09: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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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은 선택근로제 등 순차적 대비
300인 갓넘는 독립중견기업 여력 부족 호소
업종 고려않고 일률적용…소득줄면 3D업종 이직 우려
고용부 "3000개 기업 일일이 방문해 고충 파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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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DB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300인 이상 기업의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시행일이 한달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는 오는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먼저 도입되고 2021년 7월부터는 5인 이상의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유연근무제 도입 등 자체 방안을 내놓으면서 적응해 나가고 있다. 주로 선택근로제와 탄력근로제, 재량근로제 등을 선택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300인을 갓 넘는 중견기업들이다. 300인 이상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같은 기준이 적용돼 오는 7월1일부터 시행해야 하지만 당장 필요한 인력 채용과 인건비를 확보하는데 여력이 부족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300인 이상 기업을 보면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대기업 계열사들은 이전부터 준비해 왔고 여력도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 독립기업중 300인을 갓 넘은 중견기업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는 호소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의 한 임원은 "대기업은 자금과 인력운용에 여유가 있지만 우리 같은 중견기업들은 사실상 여력이 많지 않고 설사 여력이 있다해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한달 남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며 "회사 운영의 의욕을 상실해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동시간 단축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2월28일 통과된 것을 감안하면 대비 기간이 약 4개월에 불과한데 중견기업들 입장에선 준비시간이 충분치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사업주들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근로시간 단축제 적용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일률적 기준 보다는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사업주들의 생각이다.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는 연우의 기중현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게 되면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 타업종 대량이직이 우려된다"며 "사출업은 3D업무로 인식돼 일자리를 늘린다 해도 희망자를 구하기 어렵고 중소기업이 아니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불가해 설비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증설 투자를 한다고 해도 공장부지 확보, 설비 추가구입, 금형제작 등 준비기간만 2년 가량 소요되는데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 정부에서 시행시기를 연기해 줬으면 좋겠다"며 "또 내국인을 고용하고자 노력했음에도 결원이 생기는 경우 중견기업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장 상당수가 공사비와 공기(工期)가 확보되지 않아 근로시간 단축이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공사 규모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을 차등 적용하게 해달라고 공개 요구하기로 했다.

 또 제도 시행을 불과 1개월 앞둔 상황에서 노동시간 단축의 세부 기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업체의 한 임원은 "프로그램 기획 업무는 다른 게임도 해보고 야외 활동이나 취미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 때문에 업무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는게 어려운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업무로 인정해야 할지도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7일 노동시간 단축의 현장 안착을 위한 보완대책을 내놨다. 300인 이상 기업에도 신규 채용 인건비와 재직자 임금 보전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허용 등 중견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대책들은 포함되지 않아 산업 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3000여개 있다"며 "근로감독관이 일일이 방문해 준비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해서 7월 시행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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